어린 시절 내 어머니에게는

어떤 경우에도 다 통하는

암행어사 마패 같은 게 있었다.

‘나, 교회 가야 해요’ 하면

아무리 집안 일이 바빠도 열외였다.

늦게까지 친구들과 놀다 돌아와도

‘교회 갔다 왔어요’하면 만사 오케이였다.

어릴 적부터 교회는 엄청난 존재임을 어머니께 무언으로 배웠다.

자녀손들이 교회에 잘 나오지 않는 가정들이 있다.

어른들은 신앙생활 잘하는 분들인데,

그 자녀들은 아니올시다 이다.

그렇게 좋은 어른들이 돌아가시면 그 집안의 아름다움은

더 이상 존속하지 않고 그냥 매정하게 뚝 끊어진다.

왜 그럴까?

어느 목사님이 그러시더라.

아마도 집에서 그 부모가 교회에 대해 흉을 많이 봤을 거라고,

늘 자녀들이 그걸 듣고 자랐으니

교회가 대단한 존재가 아니라고 여겼을 것이고,

그런 교회라면 안 가는 게 낫다고,

가도 자기가 원하는 다른 교회 가는 게 낫다고 여겼을 거라고.

어릴 적부터 들은 이야기,

아이들 앞에서 선생님 흉보지 마라, 교회 흉보지 마라,

남 욕하지 마라, ...

그런 흉을 듣고 자란 자녀들은 그 대상에 대해

건강하거나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생각을 평생 갖는다고 한다.

집안에서부터 덕이 되는 말에 힘을 쓰자.

내 자녀손이 듣고 있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