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퐁퐁’하면 주방세제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러나 원래는 수많은 주방세제 중에 특정 상품 이름이 ‘퐁퐁’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덧 주방세제의 대명사처럼 사용하는 말이 되었습니다. 여러 조미료 상품 이름 중에 하나였던 ‘미원’이나 ‘다시다’는 조미료를 대표하는 이름이 되었습니다. 겨울철 대표 간식거리인 호빵도 ‘호호 불어먹는 빵’이라는 뜻으로 이름 지어진 삼립식품의 제품에서 비롯됐습니다. 보다 일반적인 명칭으로는 찐빵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흔히 가벼운 상처에 붙이는 일회용 반창고를 대일밴드라고 부르지만, 이 역시 대일화학공업이 국내에 처음 선보인 제품명에서 시작됐습니다. 축하의 자리에 빠질 수 없는 샴페인도 정확히는 스파클링 와인으로 불러야 합니다. 샴페인은 사실 프랑스 샹파뉴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에만 붙는 이름입니다. 현장에서 바로 사진을 뽑아 볼 수 있는 폴라로이드 카메라는 미국 광학기기 제조업체 ‘폴라로이드’에서 나온 즉석 카메라를 이르는 말입니다. 아이들이 그림을 그릴 때 많이 쓰는 크레파스도 일본의 문구제조 회사인 사쿠라 상회에서 처음 생산했던 제품에 붙여진 상표입니다. 지금은 오일 파스텔 종류의 색칠 도구를 대표하는 이름이 됐습니다. 깎지 않아도 되는 연필의 일종인 샤프도 국내에 처음으로 일본 기업 ‘샤프’의 제품이 들어오면서 이후 같은 방식의 필기도구에 일반적으로 쓰이는 외래어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외에도 포스트잇(접착 메모지), 딱풀(고체 풀), 폴로셔츠(피케셔츠), 바바리코트(트렌치코트), 제록스(복사기) 등 평소에 흔히 쓰는 말이지만 알고 보면 상표에서 유래한 것들이 상당합니다.

 

그리스도인이라는 호칭은 사도행전 11장 26절에 처음 나타납니다. 이 호칭은 처음에는 신자들이 아닌 다른 사람들로부터 불리기 시작하였다가 차츰 일반화되었으며, 나중에는 신자들 스스로도 이 호칭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유대인들은 신자들을 “나사렛 이단”(행24:5)이라고 불렀는데 안디옥에서는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린 것입니다. 헤롯의 군사들이나 집안 사람들과 추종자들을 가리켜 헤로디안(Herodian), 가이사의 군사들이나 그의 충성스러운 추종자들을 가리켜 가이사리안(Caesarian)이라고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리스도를 추종하는, 그리스도에게 속한 무리들을 그리스도인이라고 부르며 그리스도의 군사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이 말은 안디옥교회의 신자들을 향한 조롱의 말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안디옥교회의 성도들에게는 명예로운 호칭이 되었습니다.

 

어떤 이름으로 불리는가도 중요하지만 그 이름에 합당하게 사는 것은 더더욱 중요합니다. 그리스도인이라는 말이 처음에는 조롱하는 뜻이었다가 나중에는 영광스러운 이름이 되었듯, 이름의 뜻은 시대에 따라 긍정적일 수도 부정적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답게 살아가는 것은 어느 시대나 환경과 상관없이 한결같은 길이 되어야 합니다.

 

 

누구든지 나와 내 말을 부끄러워하면

인자도 자기와 아버지와

거룩한 천사들의 영광으로 올 때에

그 사람을 부끄러워하리라

(눅 9:26)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