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단 제103회 총회가 막을 내린지 두 달이 되어 온다. 지난 총회는 누가 보더라도 딱하고 피곤했다. 어느 한 교회의 문제를 놓고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 소위 법꾼(?)들이 파놓은 법의 함정을 메우는데 그만큼 힘이 들었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와중에서도 103회 총회는 분명하고 생산적인 총회였다.

 

제98회 총회에서 결의한 세습금지를 재확인 했고. 총회 총대 수를 과감하게 5백 명이나 줄이는 결의를 했다. 처음 있는 일은 아니지만 재판국원 전원을 교체하기도 했다. 불신임을 한 것이다. 그랬다고 재판국원보다 심각할 정도로 개입을 하고 있는 법꾼 등을 솎아내지는 못했다.

 

법조문에 밝은 몇몇 사람들이 헌법위원회, 규칙부, 재판국을 전전하거나 혹 타부서 또는 비총대일 경우에는 전문위원으로 눌러앉아 법의 제정. 해석 또는 판결하는 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세습 금지에 관한 것만 보더라도 소위 법꾼들이 함정을 파놓았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입법 과정에서 헌의 내용과 헌의 정신에 벗어난 입법을 하고 해석을 하여 8:7 재판국 판결에 빌미를 제공한 것이다. 지난 총회에선 재판국원을 불신임한 것처럼 전원 교체하고 그 재판국원은 104회 총회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하여 떨리는 마음으로 재판에 임하도록 했어야 했다.

 

본교단 목사나 장로들에게 우리 교단의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재판문제를 꼽는데 인색하지 않다. 그것은 국원의 자질, 로비를 부추기는 행동, 지난 국원들 중 일부는 관계
자를 불러 함께 술파티를 했다는 뒷말이 무성하지 않은가. 그리고 판결의 오류와 함께 공권력이 있는 세속재판으로 옮겨가 교회에 먹물을 뿌리는 일에 대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어야 했다.

 

규칙을 포함한 모든 법은 사회나 단체가 질서 있고 아름답게 운영되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저울추가 정확해야 하듯 입법하고 해석하고 판결하는 분들은 권력이나 물질이 있는 곳에 기울어져서는 아니 된다. 아마도 문제의 교회가 힘이 없고 재정 규모가 약했더라면 그렇게 해석하고 판결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세습은 악으로 볼 수는 없겠으나 물론 선도 아니다. 다만 법만은 지켜져야 하는 것이다. 103 회 재판국의 지혜롭고 정확한 재심이 요청된다. 총대 수를 그 3분의 1이나 감축한 것은 놀라운 결단이다. 1천5백 명의 총대를 목사 장로 각2백50명을 감축하여 1천 명으로 하자는 것인데 제104회 총회에서 법을 개정하고 노회수의를 거치면 그 다음 총회부터 이루어질 것이다.

 

총대 1천5백 명과 관계자 2백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4일간이나 총회의 가장 중요한 회의를 갖는다는 것은 효율적일 수가 없다. 게다가 모일 장소도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이고 숙박문제도 쉽지는 않다. 반면 노회에 총대를 선출하는 문제도 쉽지는 않겠으나 총회가 필요로 하는 분들을 잘 선출해 보내야 할 것이다.

 

총회가 효율적으로 진행된다면 권징이 회복될 것이고 사회적 영향력도 신장될 것이다. 대내적인 질서가 바로 서지 않고는 대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다. 그래야 만이 동성애나 이단에의 대처가 탄력을 받지 않겠는가?

 

/홍익교회 장로, 전 서울노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