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탄생하시던 날을 묘사하는 기록은 마태복음2장과 누가복음2장에 나옵니다. 마태복음2장도 감격스럽지만, 누가복음2장은 또 다른 관점에서 그 때의 상황을 감격스럽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오늘 말씀 1절을 보겠습니다. “그 때에 가이사 아구스도가 영을 내려 천하로 다 호적하라 하였으니 이 호적은 구레뇨가 수리아 총독이 되었을 때에 처음 한 것이라”했습니다. 여기에서 가이사 아구스도는 로마 초대 황제였던 옥타비아누스를 말합니다. 로마는 2번에 걸쳐서 3두 정치를 했습니다. 한 사람이 모든 권력을 독점한 것이 아니라 3사람이 나눠서 집단지도체제로 나라를 다스렸던 것입니다. 첫번째 삼두정치는 케사르, 폼페이우스, 크라수스였고, 이 첫번째 삼두정치가 끝난 후에 두번째 삼두정치가 이어졌는데, 그 때는 옥타비아누스, 안토니우스, 레피투스라는 사람들이 주인공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옥타비아누스가 이집트 클레오파트라의 연인이었던 안토니우스 연합 함대를 무찌르고 결국 로마의 권력을 독점하게 되었습니다. 그 해전이 기원전 31년에 이오니아해에서 벌어진 그 유명한 악티움 해전이었습니다. 이 전쟁을 승리로 장식한 옥타비아누스가 초대 황제로 등극한 다음에 자신의 이름을 ‘가이사 아구스도’라고 부르게 한 것입니다. ‘가이사’라는 말은 원래 가이사라는 사람을 지칭하는 고유명사였지만 나중에는 ‘황제’라는 뜻의 보통명사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리고 ‘아구스도’는 ‘지존자, 존엄자’라는 말입니다. 다시 말해 가이사 아구스도라는 말은 ‘존엄하신 황제’라는 말인데, 옥타비아누스가 스스로 이렇게 자신을 부르게 한 것입니다. 이 옥타비아누스가 황제가 된 후에 처음 한 일이 전 국민들에게 호적하라고 명령을 내렸습니다. 여기에는 2가지 목적이 있었습니다. 첫째는 세금을 걷기 위함이었고, 둘째는 징병을 용이하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요셉과 마리아도 갈릴리에서 고향인 베들레헴으로 가게 되었던 것입니다. 3절입니다. “모든 사람이 호적하러 각각 고향으로 돌아가매 요셉도 다윗의 집 족속이므로 갈릴리 나사렛 동네에서 유대를 향하여 베들레헴이라 하는 다윗의 동네로 그 약혼한 마리아와 함께 호적하러 올라가니 마리아가 이미 잉태하였더라” 이렇게 아기 예수께서 이 땅에 오실 때의 상황을 살펴보면 참으로 놀라운 하나님의 섭리를 발견하게 됩니다. 하나님은 때가 되면 메시야를 보내겠다고 예언자들을 통해 약속하셨습니다. 미가서에서 그 메시야가 유다지파에서 나올 것이고 유다고을 중에서 가장 작은 베들레헴이라는 동네에서 나실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미5:2) 그러므로 메시야는 유다지파에서 나와야 했고 베들레헴에서 나셔야 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부모였던 요셉과 마리아는 유다지파이긴 했습니다만, 사는 동네는 갈릴리 나사렛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이 갈릴리 나사렛에서 태어날 가능성이 많았습니다. 만약 그랬더라면 메시야로 인정받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섭리는 놀랍습니다. 마리아의 출산이 다가오니까 하나님이 로마 황제 가이사 아구스도를 동원하셔서, 마리아를 베들레헴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이끌어 가셨던 것입니다.

 

하나님은 뜻을 이루기 위해서 로마 황제까지도 사용하시는 것입니다. 로마 황제가 대단한 존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한 도구일 뿐입니다. 모든 세상의 권력자들이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권력자는 겸손하게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면서 자신의 누리는 권력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이루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권력자들은 인류역사를 통틀어 찾아보기 힘듭니다. 대부분의 권력자들은 권력을 손에 쥐면 교만해 집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교만하다가 자신의 인생을 망치고, 나라까지 망치는 자들이 대부분입니다.

 

어찌되었든 구약성경의 예언을 성취하려는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요셉과 마리아는 고향 베들레헴으로 갔습니다. 6절입니다. “거기 있을 그 때에 해산할 날이 차서 첫아들을 낳아 강보로 싸서 구유에 뉘었으니 이는 여관에 있을 곳이 없음이러라” 했습니다. 왜 첫아들을 낳아 강보로 싸서 구유에 뉘였다구요? 그 어디에도 있을 곳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만민을 구원하시려고 하늘 보좌를 버리고 이 땅에 오셨는데 아무도 환영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모두들 예수님의 존재는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그저 먹고 마시고 즐기느라고 정신없었습니다.

 

갈릴리에서 베들레헴까지의 거리는 직선거리로 약 140키로미터 정도 됩니다. 광양에서 대전 정도의 거리입니다. 지금부터 2000년 전이니까 그 먼 거리를 걷거나 아니면 나귀를 타고 왔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요셉과 마리아가 얼마나 피로했겠습니까? 게다가 마리아는 출산이 임박했었으니까, 잔뜩 부른 배를 움켜쥐고 그 먼 길을 왔으니 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요셉이 종종걸음으로 이곳저곳 다니면서 “출산이 임박한 임산부가 있습니다. 누추한 곳이라도 좋으니 좀 들어가게 해 주십시오.” 가는 곳마다 통사정을 해 보았지만 전부 거절당했습니다. 있을 곳이 없었습니다. 결국 간신히 지친 몸을 쉴 수 있었던 곳은 말들의 울음소리만이 가득한 마구간이었습니다. 결국 유다 고을 중 가장 작은 마을 베들레헴 말구유에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탄생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높고 높은 별을 넘어 낮고 천한 이 땅에 오셨건만, 그 어디에도 있을 곳이 없었습니다. 마굿간에서 탄생하신 아기는 만민을 구원하기 위해 오신 만왕의 왕이신데, 그 분이 누우실 곳이 없으셨습니다. 말구유에 뉘면 안되는 아기인데.. 아기 예수께서 있을 곳은 그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할 수 없이 마리아는 마구간에서 겨우 만삭된 몸을 뉘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만왕의 왕, 평화의 왕이 탄생하신 것입니다.

 

‘있을 곳이 없음이러라!’ 오늘 이 말씀은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로마 황제의 궁전과 헤롯왕의 저택은 만왕의 왕이신 아기 예수께 있을 곳을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은 평화의 왕이십니다. 그러나 세상의 군왕들은 전쟁을 즐깁니다. 아기 예수님은 칼과 창을 녹여 쟁기를 만드십니다. 그러나 세상의 군왕들은 쟁기를 녹여 칼과 창을 만듭니다. 예수님은 평화를 만드는데 헌신하시고 세상의 군왕들은 전쟁을 만드는데 골몰합니다. 그러니 어떻게 세상의 군왕들이 아기 예수의 있을 곳을 마련해 줄 수 있겠습니까? 또 세상의 군왕들은 세상의 부귀영화를 좋아합니다. 별 다섯 개짜리도 모자라 별 7개짜리 최고급 호텔 연회장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아기 예수님은 목수의 아들로 태어나셔서 늘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 소외된 사람들에게 나아가서 그들의 친구가 되어 주셨습니다. 그러니 어떻게 세상의 군왕들이 아기 예수님 있을 곳을 마련해 줄 수 있겠습니까? 예수님은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고 가르쳐주셨습니다. 그런데 세상 군왕들은 높임을 받으려고만 합니다. 그러니 어떻게 저들이 아기 예수의 있을 곳을 마련해 줄 수 있겠습니까? 아니 있을 곳을 마련해 주지 않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저들은 아기 예수를 증오하면서 죽이려고 덤벼들었습니다. 헤롯왕은 두 살 난 아이를 다 죽이라는 끔찍한 명령을 내렸습니다. 세상 부귀영화와 쾌락에 빠져 있는 세상의 군왕들이 이 땅에 평화의 왕으로 오신 아기 예수님을 거부하고 대적하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시편2편에서는 이렇게 세상의 군왕들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군왕들이 나서며 관원들이 서로 꾀하며 기름 받은 자를 대적하는도다” 그들은 아기 예수님이 있을 곳을 제공하지 않을 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예수님을 대적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세상군왕들은 메시야를 모셔들이지 않습니다. 세상 군왕들이 다스리는 곳에는 아기 예수께서 있을 곳이 없습니다. 그래도 있을 곳으로 기대되는 곳이 있습니다. 아니 다른 곳은 몰라도 거기만큼은 예수님이 계실 곳이 있어야 했습니다. 바로 예루살렘 공의회였습니다. 거기에는 하나님을 잘 믿는다는 제사장들과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통탄스럽게도 거기에도 아기 예수님이 거하실 곳이 없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예수님 생전에 예수님을 가장 많이 핍박한 곳이 바로 예루살렘 공의회였습니다. 제사장들과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은 틈만 있으면 적의의 이빨을 들이대고 예수님을 죽이려고 달려들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말구유에 누우신 예수님을 찾아와 영접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양떼를 치던 목자들이었습니다. 8절에 “그 지역에 목자들이 밤에 밖에서 자기 양 떼를 지키더니 주의 사자가 곁에 서고 주의 영광이 그들을 두루 비추매 크게 무서워하는지라 천사가 이르되 무서워하지 말라 보라 내가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너희에게 전하노라” 천사가 목자들에게 찾아와 예수님의 탄생을 알려 주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목자들은 서민을 대표하는 사람들입니다. 오늘날로 하면 3D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입니다. 천사가 그 목자들에게 찾아와 말하기를 “예수님의 탄생이 온 백성에게 미치는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이라”고 했습니다. 예수님의 탄생은 세상의 군왕들에게는 불행한 소식이지만, 온 세상 모든 민족 모든 백성들에게는 기쁜 소식이 됩니다. 왭니까? 11절에 “오늘 다윗의 동네에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으니 곧 그리스도 주시니라 너희가 강보에 싸여 구유에 뉘어 있는 아기를 보리니 이것이 너희에게 표적이니라 하더니 홀연히 수많은 천군이 그 천사들과 함께 하나님을 찬송하여 이르되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했습니다. 여기보면, 그 천사가 “하나님이 보내주시겠다고 약속한 진정한 통치자, 메시야, 그리스도께서 탄생하셨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이 놀랍습니다. “베들레헴 말구유에 뉘어 있는 아기가 바로 그 메사야이심을 증거해 주는 표적이라”고 했습니다. 이 말에는 굉장한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요한계시록12장에 보면 마귀는 어떡하든지 메시야가 탄생하지 못하도록 온갖 수단방법을 써서 방해했다는 것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탄생하셨을 때 있을 곳이 없었던 것입니다. 다시 말해 세상 군왕들, 타락한 종교지도자들의 배후에는 마귀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마귀의 하수인들이었습니다. 그래서 메시야가 탄생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을 곳이 없도록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 말구유는 아무리 마귀라 할지라도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말구유에서 탄생하신 예수님이야말로 역설적으로 하나님이 보내신 메시야되심을 증거하는 결정적인 증거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마귀의 그 모든 궤계를 뚫고 탄생하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소식은 마귀의 진영에서는 새파랗게 질리게 만드는 최악의 뉴스였습니다만, 반대로 정직하게 성실하게 올곧게 살아가려는 자들에게는 지금까지 인류 역사가 만들어낸 소식 중에서 단연 으뜸가는 최고의 기쁜 소식이었습니다.

 

그래서 수많은 천군천사가 나타나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면서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이렇게 찬양했습니다. 예수님의 탄생은 이렇게 천군천사도 찬양할 만한 기쁜 소식이었던 것입니다. 사11장에서 하나님은 이사야를 통해 그 예수님이 통치하시는 나라에 대해 말씀해 주셨는데, 그 나라를 살펴보면 정말로 온 마음을 다해 기뻐하고 찬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의 눈에 보이는 대로 심판하지 아니하며 그의 귀에 들리는 대로 판단하지 아니하며 공의로 가난한 자를 심판하며 정직으로 세상의 겸손한 자를 판단할 것이며 그의 입의 막대기로 세상을 치며 그의 입술의 기운으로 악인을 죽일 것이며 공의로 그의 허리띠를 삼으며 성실로 그의 몸의 띠를 삼으리라”예수님은 “눈에 보이는 대로 심판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실제로 예수님은 언제나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만을 보고 절대로 판단하시지 않았습니다. 겉으로 볼 때는 번지르르 하지만 속은 썩어 버린 자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포장은 멋있는데, 알맹이는 말라비틀어진 상품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우리 예수님은 절대로 그런 겉으로 현란하고 화려한 것에 속아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화려하게 포장된 껍질을 뚫고 속을 파고 들어가서 알맹이를 보시고, 본질을 보시고 판단하셨습니다. 간사한 여우 헤롯 앞에서 단 한 마디로 대꾸하시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가난하고 고통받는 서민들에게는 그토록 따스하고 다정다감할 수 없었습니다.

 

또 공의로 가난한 자를 심판하셨습니다. 여러분! 힘없고 빽없는 가난한 자들에게는 “공의로 심판한다.”는 말처럼 기쁜 소식이 없습니다. 세상은 가난한 자들에게는 공정하게 심판하지 않습니다. 없는 죄도 만들어 뒤집어씌우는 것이 세상입니다. 그리고 가진자 힘있는 자들에게는 있는 죄도 없다고 해 버립니다. 공의로 심판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절대로 그런 일이 없습니다. 공의로 가난한 자를 심판하셨습니다. 가난한 자라고 억울하게 하거나, 돈있고 힘있다고 봐주거나 하지 않습니다. 공의로 심판하십니다. 또 예수님은 정직으로 세상의 겸손한 자를 판단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도 겸손한 자들에게는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세상은 겸손하면 바보라고 무시해버립니다. 겸손하면 존경해야 할텐데 바보라고 치부해 버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겸손한 자들을 정직하게 판단하십니다. 겸손한 사람들을 진정으로 존대해 주시고 교만한 자는 물리치십니다. 또 예수님은 악인들을 그 입술의 기운으로 죽이신다고 했습니다. 악인들은 세 치 혀로 온갖 감언이설을 늘어놓고 거짓과 술수로 살아가지만, 예수님에게는 안 통합니다. 그 입술의 기운으로 악인을 죽이십니다. 예수님 앞에 설 자리가 없는 것입니다. 또 예수님은 공의로 허리띠를 삼고 성실로 몸의 띠를 삼으시기 때문에 그 나라에서는 단 한 사람도 억울한 사람이 없고, 차별받는 사람이 없고, 억눌리는 사람도 없습니다.

 

실제로 예수님은 공생애 기간에 정말 이사야의 예언대로 사셨습니다. 예수님은 이사야가 예언한대로 고운 모양도 없었고 풍채도 없었습니다. 마치 마른 땅에서 나온 줄기 같았습니다(사53장). 아마 예수님을 직접 봤더라면 실망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한평생 가난한 서민들과 낙오되고 소외된 자들과 어울려 살았습니다.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던 세리들과 어부들이 예수님의 제자들이 되었습니다. 여우도 굴도 있고 공중의 새도 거처가 있지만 오직 예수님은 머리 둘 곳이 없을 정도로 초라한 인생이었습니다. 겉으로 볼 때 사람의 마음을 끌만한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마음과 그 가르침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 마음은 언제나 5월의 봄날처럼 따스하기 그지없었습니다. 그 눈은 맑고 밝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사람의 중심을 꿰뚫어 보시면서 한 사람 한 사람 일일이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안식일에 배고픈 제자들이 벼이삭을 잘라 먹도록 내버려 두셨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당시의 제사장들은 율법을 어겼다고, 하나님을 모독했다고 이를 갈면서 죽이려고 덤벼들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 어떤 전통이나 율법으로도 얽어맬 수 없었습니다. 너무나 자유로우면서 동시에 철저한 절제로 사셨습니다.

 

또한 예수님은 말씀 한 마디로 풍랑을 잠잠케 하셨습니다. 피고름이 나는 문둥병자를 손수 어루만지시면서 고쳐주시고, 나면서 앉은뱅이 된 자를 고쳐 주셨습니다. 보지 못하는 자들을 보게 하시고, 듣지 못하는 자들을 듣게 해주시고, 말하지 못하는 자들을 말하게 하셨습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을 일으키셨습니다. 심지어 죽은 나사로도 살리셨습니다. 그런 능력이 있음에도 헤롯왕이나 가이사 같은 높은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그들처럼 군림하지도 않으셨습니다. 어떤 사람도 차별하지 않았습니다. 그 앞에서는 주인도 없고 종도 없었습니다. 부자도 없고 가난한 자도 없었습니다. 또 배운자도 없고 못배운자도 없었습니다. 남녀의 차별도 없었습니다. 인종차별도 없었습니다. 또 예수님의 가르침도 단순명료했지만, 바리새인들의 가르침과는 달리 권위가 있었습니다. 또한 예수님의 삶은 복잡하지 않고 아주 단순하셨습니다. 모든 삶의 초점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었고, 이 땅에 하나님나라를 세우는 것에 맞춰져있었습니다. 이런 예수님이 결국 십자가에 달리셨습니다. 손에 못이 박히고 허리에 창이 박혔습니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울부짖으면서도 “주여 저들을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자기를 십자가에 못박는 로마군인을 용서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마침내 죽음의 권세를 깨치시고 부활하셨습니다. 이처럼 예수님은 하나님이 보내신 메시야이셨으면서도 어떤 권위를 내세우는 모습을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죽은 자도 살리시는 엄청난 능력을 가졌으면서도 교만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고, 언제나 겸손하고 온유하고 따스하셨습니다. 한마디로 진정한 통치자이시면서 언제나 겸손하게 섬기는 리더십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동안 온 인류는 이런 메시야가 탄생하기를 얼마나 고대하고 고대했습니까? 이런 분의 통치를 받기를 얼마나 소원했습니까? 이제 그 분이 오신 것입니다. 그러니 예수님의 탄생 소식이 얼마나 큰 기쁨의 소식이었습니까? 하늘에서는 천군천사가 기뻐하고 땅에서는 하나님의 택한 백성들에게 말할 수 없는 기쁨이 됩니다. 어제 우리 교회에서도 예수님 탄생 축하의 밤을 보냈는데, 보니까 정말 여러분 마음속에 기쁨이 가득한 것을 보았습니다. 제가 생각할 때, 어제의 모습이 천국에서의 모습이 아닐까 할 정도로 아름다운 밤이었습니다.

 

이제 이런 기쁨이 예수님을 우리의 중심에 모셔 들이는 것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그리하여 진실로 예수님이 거하실 곳을 마련해 드려야 합니다. 교회란 다름아닌 예수님을 메시야로 인정하고 그 분의 통치를 받겠다고 모인 공동체를 말합니다. 만약 교회마저 예수님을 모셔 들이지 않고 예수님이 있을 곳이 없다면, 그 공동체는 강도의 소굴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보기만 해도 이를 갈고 달려들어 죽이려고 했던 당시의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을 보시고 예수님이 말씀하시기를 “너희가 만민의 기도하는 집을 강도의 소굴로 만들었구나” 하시면서 탄식하셨습니다. 그런 지도자들을 다 내쫓으시면서 “그런 타락한 성전을 헐어버리라 내가 삼 일만에 다시 세우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 다시 세우시겠다는 그 성전이 과연 무엇이었습니까? 그 성전이 저와 여러분들, 바로 교회였습니다. 오늘날 교회가 성전입니다. 그러므로 교회라는 성전에는 반드시 메시야를 모셔야 합니다. 아기 예수님이 있을 곳이 있어야 합니다. 화려한 궁전이나 공회에 아기 예수님께서 있을 곳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저 청와대나 국회에 아기 예수님께서 있을 곳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예수님이 충분히 예상하신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교회에 아기 예수께서 거하실 곳이 없다면 예수님의 충격과 슬픔을 이루 말할 수 없으실 것입니다.

 

오늘 우리 샤론교회는 예수님이 계실 곳을 마련해 드리고, 그 분의 통치를 받는 교회되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어떡해야 오늘날 교회가 예수님에게 있을 곳을 마련해 드릴 수 있겠습니까? 그렇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할 일이 있습니다. 세상 염려와 걱정으로 분주한 마음을 비워야 합니다. 썩어질 세상 욕심으로 가득 차 악취나는 마음과 영혼을 깨끗이 청소해야 합니다. 우리 주님에게 악취가 가득하고 거미줄이 가득한 곳에 모실 수 없습니다. 냄새나고 거미줄이 쳐 있는 곳은 청소를 해야 하고, 세상 것들은 쓰레기통에 쓸어 넣어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 예수님을 교회 공동체 한 가운데에 모셔야 합니다. 모든 교회 교우들이 예수님을 사랑하고 기쁨으로 예수님의 가르침을 마음판에 새기고 순종하기로 새롭게 다짐해야 합니다. 이러할 때 예수님이 기쁨으로 우리에게 오셔서 우리와 함께 있어주실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예수님과 동행하고 다시 오실 주님을 맞이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의 가르침의 핵심이 무엇입니까?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들이 너희가 네 제자인 줄 아리라” 했습니다. 교회가 이웃에게 열려 있어야 합니다. 더욱 소외되고 가난하고 눌린 자들에게 열려 있어야 합니다. 그들과 함께 있어 줘야 합니다. 그들에게 도움을 베풀어야 합니다. 나아가 우리의 시간과 재능과 물질을 평화를 위해 사용하고,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해 헌신해야 합니다. 며칠 전에 인도의 어느 재벌의 결혼식을 언론이 보도한 적이 있었습니다. 결혼 축하 기간이 1주일이었고, 그 기간에 사용한 비용이 1억 달러였다고 합니다. 한화로 환산하면 약 1,130억 원이 들은 것입니다. 인도는 세계에서 빈부격차가 가장 심한 나라 중의 하나입니다. 인도의 부자 0.1%가 하위 50%보다 수입이 더 많은 나라입니다. 그런 나라에서 이렇게 화려한 결혼식을 하는 것을 과연 하나님이 기뻐하시겠습니까? 예수님의 통치를 받는 성도들은 아무리 돈이 많아도 절대로 이렇게 살아갈 수 없는 것입니다.

 

반대로 요즘에 베트남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는 박항서 축구감독은 이번에 우승 포상금 보너스 등을 베트남 축구발전을 위해 기부했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박항서 감독에게 “당신은 이제 수퍼스타”라고 하니까 손사래를 치면서, “아휴, 내가 무슨 슈퍼스타야. 저는 슈퍼스타도 아니고 영웅도 아닙니다. 저는 그저 평범한 축구 지도자일 뿐입니다.”이렇게 대답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참으로 소탈하고 겸손한 모습입니다. 예수님의 통치를 받는 모든 성도들에게는 이런 모습이 있어야 합니다. 정직하고 성실하고 소탈하고 너무나 인간적인 향기가 나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세상의 평화를 위해 헌신해야 합니다. 생명을 시들게 하는 죽음의 문화, 죽임의 문화에 저항하고, 생명의 문화 살림의 문화를 퍼트려 나가야 합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이 그러하시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모인 공동체가 될 때, 그 교회에 예수님이 오셔서 우리와 함께 있어주실 것입니다. 오늘 성탄절을 맞이하면서, 우리 샤론의 교우들 마음속에 성탄의 소식이 참으로 기쁜 소식이 되기를 바랍니다. 기쁨이 충만하기를 바랍니다. 진실로 예수님을 중심에 모시고 예수님의 통치를 받는 삶을 살리라 결단하는 아름다운 공동체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광양들꽃푸른샤론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