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군에는 태안화력발전소가 있습니다. 주로 석탄이나 석유, 천연가스 등을 태운 화력을 이용해 전류를 일으켜 배전하는 발전소입니다. 이 중 운전·정비 부문은 하청업체에 맡겨 관리했습니다. 전문대를 졸업한 김용균 씨(24)는 발전소 경험을 쌓기 위해 지난 9월 17일 한국서부발전㈜ 하청업체인 한국발전기술에 계약직 노동자로 입사했습니다. 김 씨는 태안화력발전소 연료운영팀에 배치돼 석탄설비 운전 업무를 맡았습니다. 지난 12월 10일 오후 8시 40분쯤 홀로 밤샘 근무에 들어갔던 김 씨는 이날도 컨베이어 벨트 안으로 들어가 점검을 하다가 끔직한 사고를 당했습니다.

 

그 후 한국 사회에는 누가 김 씨를 죽음의 낭떠러지로 내몰았던 것인지 엄청난 논란이 발생했으며, 이에 노동계에서는 위험한 일을 하청업체에 맡기는 ‘외주화’에 원인이 있다고 성토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로 근무하던 김용균 씨 사망사고를 계기로 논의에 불이 붙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27일에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개정안, 일명 '김용균법'이 국회 본회를 통과했습니다.

 

이로써 유해·위험 작업에 대해 위험의 외주화 방지를 위한 도급을 제한했습니다. 중대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믿을 합리적 이유가 있다면, 근로자가 작업을 중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근로자 사망 사고 발생과 관련해 법인 사업주에 대한 처벌을 현실화하여 벌금형을 최고 10억 원으로 대폭 올렸습니다. 이와 함께 화학물질을 제조·수입하는 자에게 물질안전보건자료 작성 의무를 부과하고, 유해한 화학물질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근로자에게 제공해 화학 물질에 대한 알권리를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했습니다. 또한 배달종사자 및 가맹사업자 소속 근로자의 산재 예방을 위한 안전 조치 의무도 부여했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되었지만, 그래도 산업현장에서의 약자를 배려하기 위한 작은 한 걸음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사회 곳곳에는 약자가 위험에 노출되어 방치되는 현장이 겹겹이 쌓여 있습니다. 약자의 편에서 긍휼을 베푸시는 하나님의 아버지의 자녀 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러한 문제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기도하며 힘을 모아야 합니다. 작은 자에게 한 것이 곧 나에게 한 것이라고 말씀하셨던 예수님의 뜻을 헤아릴 수 있어야겠습니다.

 

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하시고

(마25:40)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