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가 6:6-8)
[미]6:6 내가 무엇을 가지고 여호와 앞에 나아가며 높으신 하나님께 경배할까 내가 번제물로 일 년 된 송아지를 가지고 그 앞에 나아갈까
[미]6:7 여호와께서 천천의 숫양이나 만만의 강물 같은 기름을 기뻐하실까 내 허물을 위하여 내 맏아들을, 내 영혼의 죄로 말미암아 내 몸의 열매를 드릴까
[미]6:8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나니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은 오직 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  
 
    1.
    늘 성경말씀을 묵상하다 보면 좀 이해가 안 되는 장면이 나옵니다. 좀 의아합니다. 하나님은 창조주이시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피조물입니다. 피조물은 창조주에 절대 복종하게 되어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로봇을 만들었다고 칩시다. 그런데 이 로봇이 세월이 갈수록 우리 인간의 말을 듣지 않습니다. 그러더니 마침내 반역까지 합니다. 종종 SF영화에 나오는 스토리와 비슷하죠?
 
    오늘날도 AI 로봇을 계발해야하나 마냐를 갖고 논의할 때 이러한 로봇의 부작용 문제가 나옵니다. 아무튼 로봇을 만들었는데 인간의 명에 따르지 않는, 순종하지 않는 로봇, 어떻게 해야 하나요? 없애야 합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도 그렇지 않겠습니까? 사실 그랬었습니다. 출애굽기 기록을 보면, 하나님께서 큰 은혜를 베푸셔서 노예로 살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끄집어내어 시내산까지 데리고 왔습니다. 그리곤 그 산 위에서 모세를 부르셔서 노예로 살던 백성들에게 자부심,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하는 뿌듯함을 주기 위해 율법을 주셨습니다.
 
    그런데 그 시간에 이 백성들은 산 밑에서 뭘 하는가 하면, 금송아지를 만들어 우상숭배를 하였습니다. 얼마나 기막힌 일입니까! 그새를 못 참고 애굽에서 노예 생활하던 버릇을, 하나님이 그토록 싫어하시는 것을 그대로 드러낸 것입니다. 하나님의 실망감이 얼마나 컸을까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내려가라. 네가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네 백성이 부패하였도다. 여호와께서 또 모세에게 이르시되 내가 이 백성을 보니 목이 뻣뻣한 백성이로다. 그런즉 내가 하는 대로 두라. 내가 그들에게 진노하여 그들을 진멸하고 너를 큰 나라가 되게 하리라.”(출33“7,9-10)
 
    불순종하는 이들을 다 없애고, 순종하는 모세로부터 다시 시작하시겠다는 말씀입니다. 아마도 이게 맞는 도리일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리 하시지 못했습니다. 왜? 모세의 목숨을 건 중보기도가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을 버리시려면 자기부터 버려달라고 매어달리는 지도자 모세의 중보 기도에 하나님은 감동하셨습니다.
 
    그러나 그게 다는 아닌 것 같습니다. 사실 좀 이상하지 않은가요? 그 위대하신, 엄청나신 창조주 하나님이 이 보잘 것 없는 인간 때문에 그렇게 속앓이를 하신다는 것, 속을 끓으신다는 것, 왜 그러실까요? 나와 하나님을 마주 대하여 그려보면 그 차이는 실로 엄청난 겁니다. 그런 엄청난 분이 이 보잘 것 없는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시며 기뻐하시기도 하고, 슬퍼하시기도 하고 실망하시기도 하고, ... 도대체 왜 그러시는 걸까요?
 
    성경은 이렇게 답해 줍니다.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내가 너희를 사랑하였노라.”(말1:2a) 사랑이 없다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오늘 말씀에도 하나님은 그러십니다. 들으라, 들으라 하시면서 3절, “이르시기를 내 백성아 내가 무엇을 네게 행하였으며 무슨 일로 너를 괴롭게 하였느냐 너는 내게 증언하라.” 속이 탄다는 것입니다. 도대체 내가 너희들에게 무엇을 잘못했기에 너희들은 그토록 쉽게 배반하느냐는 것입니다. 왜 그렇게 말 안 듣느냐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속끓는 심정이 드러납니다.
 
    2.
    이렇게까지 속이 터지게 하나님께서 말씀하시자 백성들은 어떻게 하는가요? 6절, “내가 무엇을 가지고 여호와 앞에 나아가며 높으신 하나님께 경배할까, 내가 번제물로 일 년 된 송아지를 가지고 그 앞에 나아갈까, 여호와께서 천천의 숫양이나 만만의 강물 같은 기름을 기뻐하실까, 내 허물을 위하여 내 맏아들을, 내 영혼의 죄로 말미암아 내 몸의 열매를 드릴까?”
 
    일 년 된 송아지, 좋은 제물입니다. 천천의 숫양이라면, 백만 마리의 숫양입니다. 만만의 기름이라면 1억의 기름입니다. 맏아들 제물이라면 자기나 다를 바 없는, 실은 이건 율법에 어긋나지만 이방종교에서는 최고의 제물이었습니다.
 
    어쨌거나 하나님께서 뭐라고 하시자 이들이 하는 짓은 어떻게 하면 예배를 잘 드릴까, 제사를 멋지게 드릴까? 멋진 제물을 드릴까? ...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마치 전화 한 통 없는 자식에게 서운해 하자, 노모(老母)에게 큰 돈 갖다 주고, 집 사드리고, ... 그러면서 자기 할 도리 다 했다고 하는 자식과 같습니다. 부모가 원하는 것은 그게 아닌데 말이죠.
 
    이들은 하나님 앞에서 어떤 삶을 살고 있느냐에 주목하기보다, 무조건 ‘하나님은 무엇을 갖다 바치면 좋아하겠지’하는 잘못된 신앙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수의 소나 양, 그리고 그것으로도 부족하면 내 자식을 바치면 되겠지 하는 그런 생각만 갖고 있었습니다. 자기들의 삶은 돌아보지도 않으면서 말입니다.
 
    그러나 여러분,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하나님은 우리가 드리는 소나 양 때문에 기뻐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하나님께 물질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그런 물질적인 것이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을 물질을 드리는 것에서 찾고 있습니다. 물론 하나님께 물질을 드리는 일은 아주 귀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 물질을 왜 드리는지에 대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헌금의 기본이라는 십일조를 예로 들어봅시다. 십일조의 시작은 멀리 아브라함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창세기 14장에 보면 아브라함이 조카 롯을 구해 가지고 오다 멜기세덱이라는 대제사장을 만납니다. 그 멜기세덱이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오는 아브라함에게 복을 빌어주자, 축복하자 아브라함은 소유 중에서 십분의 일을 감사함으로 드립니다.(창14:20)
 
    창세기 28장에 보면 야곱이 광야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축복을 받자 감격하여 이런 십일조를 드리겠다는 서원을 스스로 합니다.(창28:22)
 
    레위기 27:30절은 아예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그 땅의 십분의 일 곧 그 땅의 곡식이나 나무의 열매는 그 십분의 일은 여호와의 것이니 여호와의 성물이라.” 장차 너희가 들어갈 살 축복의 땅 가나안에서 얻은 모든 것의 십의 일은 여호와의 것이란 것입니다. 왜? 감사하기에! 하나님의 은혜로 얻은 것이기에!
 
    이후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께 전심을 다해 십일조를 드립니다. 그러니까 십일조를 드림으로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십일조는 출발 자체가 감사와 감격에서 시작하였듯이 내 모든 소유권이 하나님께 있다는 고백의 표시로서 드리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주일을 지키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가 주일을 지키는 것은 우리의 시간의 소유권이 주님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주일을 잘 지키고 십일조를 정직하게 드리는 사람을 하나님이 책임지신다는 의미가 이것입니다. 시간과 물질의 소유권이 하나님께 있음을 인정하니 하나님이 그 인생을 책임지신다는 말입니다!
 
    십일조를 드림으로 무슨 구원이 임하고 특별한 은혜가 임하는 것이 아니라 십일조를 통해서 하나님께 감사하고 내 물질의 소유권이 주께 있음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십일조를 드린 사람은 그 다음도 중요합니다. 십일조를 드린 그 정신대로 살아야 합니다.
 
    '이제 내가 십일조를 드렸으니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내게 복을 주시겠지.’ 이것은 십일조를 드리는 바른 정신이 아닙니다. 쉽게 말해 십일조 냈다고 할 일 다 한 것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이것은 다른 물질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가 시대나 지금이나 ‘내가 많은 물질을 주님께 드리면 하나님이 좋아하시겠지’하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하나님은 많은 물질을 드리매 그 물질을 받으시고 그 물질 때문에 웃는 분이 아니십니다.
 
    “내가 무엇을 가지고 여호와 앞에 나아가며 높으신 하나님께 경배할까, 내가 번제물로 일 년 된 송아지를 가지고 그 앞에 나아갈까, 여호와께서 천천의 숫양이나 만만의 강물 같은 기름을 기뻐하실까 내 허물을 위하여 내 맏아들을, 내 영혼의 죄로 말미암아 내 몸의 열매를 드릴까?”
 
    물질이면 하나님도 기뻐하신다는 생각, 많이 드리면 하나님이 기뻐하신다는 생각에 우리 주님은 No 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에 대한 편견을 버리십시오.
 
    우리가 하나님께 물질을 드리는 첫 번째 이유는 감사입니다. 감사함으로 물질을 드리기에 하나님께서 우리의 마음을 기억하시고 은혜를 주시는 것입니다. 은혜를 주심은 물질 때문이 아니라 우리를 사랑하심 때문입니다. 이 하나님의 사랑을 여러분은 누리고 있는가요?
 
   3.
    이렇게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 그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 기뻐하시는 것이 있습니다. 무엇인가요?
 
    8절,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나니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은 오직 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
 
    하나님께서 정말 원하시는 것을 사람들이 모릅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그런 완벽하고 화려하고 엄청난 예배, 제사, 제물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미가 선지자를 통해 원하시는 것은 아주 아주 소박하고 진실한 것, 그 누구라도 행할 수 있는 것입니다. 뭔가요?
 
    오직 정의를 행하며! 옳게 사는 것입니다. 삶의 현장에서 불의와 짝하고 부정부패와 함께 지내면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다구요? 천만에! 정의는 사회 운동하는 이들, 개혁가들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그건 우리 하나님의 백성들, 성도들의 일반적인 삶입니다. 부정, 불의를 멀리하십시오.
 
    인자(仁慈)를 사랑하며! ‘인자’는 어질고 남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히브리어 ‘헤세드’인데 ‘친절을 베풀다’ ‘자비함을 나타내다’는 의미입니다.
 
    쌀쌀맞게 살지 마십시오. 이기적으로 살지 마십시오. 약자를 당연시하며 살지 마십시오. 도우며 사십시오. 어질게 사십시오. 친절하십시오. 좀 따뜻하십시오. 냉기가 도는 삶의 태도, 얼굴을 자랑하지 마십시오. 따뜻함, 누구나 다 가까이 다가올 수 있고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인자함을 갖으십시오. 똑소리 나게 반듯이 사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따뜻하게 사는 것, 인자함입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십니다.
 
    그리고 겸손하게 하나님과 함께 행하십시오! ‘겸손’은 히브리어 ‘아나바’인데, 그 뜻은 ‘낮아짐, 겸손, 유순함’을 말하는 것으로 이것은 신앙인의 가장 기본적인 덕 중의 하나입니다.
 
    겸손만큼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단어도 없습니다. 첫째도 겸손이요, 둘째도 겸손이요, 세째도 겸손이라고 믿음의 선배들은 늘 말했습니다. 인정해주면 교만해 지는 이들이 있습니다. 높여주면 허세를 떠는 이들이 있습니다. 아니다, 그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모습이 아닙니다. 늘 스스로 낮아지고 겸허해야 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사실은 오늘 본문이 말하는 이 겸손은 사람에게 향한 게 아니더라구요. 본문을 가만 들여다보니 ‘겸손하게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 겸손은 하나님을 향한 것입니다.
 
    어처구니없게도 하나님 앞에서 교만을 떠는 이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믿음, 신앙 운운하면서 하나님을 무시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겸손하게 하나님과 함께 하십시오.
 
    왜 겸손하게 하나님과 함께 하지 못하는가요? 자기 생각이 더 옳다고 여기기에 그러합니다. 자기 감정이 더 중요하다고 느끼기에 그러합니다. 다 내려놓으십시오. 그저 겸손함으로 하나님 앞에 서고 겸손함으로 하나님과 함께 행하십시오. 늘 하나님이 우선입니다.
 
    어느 목사님 글에 보니 ‘하나님은 3등’이란 말이 있더라. “내게 하나님은 3등입니다. 1등은 내가 하고 싶은 일, 2등은 내가 해야 하는 일, 3등은 하나님 만나는 일. 하고 싶은 일 다 하고, 해야 하는 일도 다 마치고, 그 후에 여유가 있으면 나는 하나님을 만납니다. 하나님은 내게 늘 3등입니다.”
 
    이런 교만 버리고 하나님 우선으로 하십시오. 그게 겸손히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입니다. 자기 생각, 감정, 이익, 다 뒤로 하고 하나님을 우선으로 하는 삶의 자세,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이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입니다.
 
    4.
    하나님이 내게 원하시는 것이 뭘까요? 어떻게 해야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까요?
 
    나의 생각과 언어와 행동과 믿음을 통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여 하나님께서 나를 책임지시는 삶을 살아봅시다. 하나님은 마음이 담긴 물질을 기뻐하십니다. 하나님의 뜻을 생각하며 사는 사람을 기뻐하십니다.
 
    빌립보 교회를 향한 축복의 말씀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이는 받으실 만한 향기로운 제물이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 것이라. 나의 하나님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영광 가운데 그 풍성한 대로 너희 모든 쓸 것을 채우시리라.”(빌4:18b)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 것이라 하며 이어서 이런 축복을 선포한다. “나의 하나님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영광 가운데 그 풍성한 대로 너희 모든 쓸 것을 채우시리라.”(빌4:19)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 사람들에게 이런 축복이 있답니다!
 
    올 해 우리,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 드리는 가운데 하나님께서 예수 안에서 영광 가운데 그 풍성한 대로 우리들의 모든 쓸 것을 채워주시는 은혜와 복을 누리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