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픔을 해결하고자 하는 욕구는 수면욕 등과 함께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굶주림은 먹을 것이 부족하고 영양분이 부족한 상태를 말합니다. 굶주림의 고통은 산소가 부족해서 숨쉬기가 어려울 때, 물이 없어서 목이 마를 때, 심각한 질병이나 깊은 상처를 입었을 때의 고통과 같은 고통입니다.사람은 누구나 이러한 고통에 직면하게 되면 그 고통을 벗어나려고 몸부림을 치게 됩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현실 속 자화상을 잘 표현한 것으로 유명한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Burning)'에서 나오는 등장인물 '해미(전종서)'가 이렇게 말합니다. "아프리카 칼라하리 사막의 부시맨들에게는 두 종류의 굶주린 자가 있대. 리틀 헝거(Little Hunger)와 그레이트 헝거(Great Hunger). 리틀 헝거는 물질적으로 굶주린 사람이고, 그레이트 헝거는 삶의 의미에 굶주린 사람이래."  사람들의 굶주림에는 두 종류의 굶주림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단순히 육체적으로 먹을 것이 없어서 고통받는 굶주림(리틀 헝거)과 인생의 목적과 의미를 몰라 고통받는 굶주림(그레이트 헝거)이 있습니다.

 

너무나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청년들은 물질적인 굶주림을 염려하는 리틀헝거가 되고 있습니다. 그들의 거창한 꿈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가난이 개인부채의 문제를 넘어 사회문제로 비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작년 7월 취업포털 커리어가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37.8%가 학자금 대출을 안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것에 심각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지난해 기준 대졸 청년 2576명이 장기연체자가 돼 급여 압류등 강제집행 절차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무한경쟁 속에 바늘 구멍 찾기같은 취업난, 학자금 대출이나 농어촌 대출을 받았다가 갚지 못해 연체자 심지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청년 부채, 부모 잘 만나 이런 저런 기회를 너무나 쉽게 얻어 장대높이뛰기 하듯이 훌쩍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금수저들을 바라보며 느껴지는 열등감과 상대적 박탈감...... 이런 저런 꿈을 안고 학교를 졸업했지만 거대한 현실 앞에 연이은 실패로 인해 좌초한체 길을 잃은 청년들.......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은 리틀 헝거인가요? 그레이트 헝거인가요? 사회에 첫 진출하는 청년들이 그레이트 헝거가 되지 못하고 리틀 헝거로 전락하게 된 것은 다분히 기성 어른들의 책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니체라는 철학자는 '살아가야 할 이유를 아는 사람은 어떤 조건에서도 견딜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의 의미, 삶의 의미, 인생의 목적을 찾는 일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합니다. 먹을 것에 대한 리틀 헝거보다 삶의 의미와 목적에 대한 그레이트 헝거가 더 우선적인 문제가 되어갈 때 리틀 헝거의 문제는 의외로 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나는 길이요 진리"라고 말씀하시며 그레이트 헝거들에게 희망이 되셨습니다. 동시에 예수님은 '너희는 일용할 양식을 위해 기도하라"고 하시며 리틀 헝거들에게도 적극 관심을 가지셨습니다. 무엇보다 염려하지 않고 하나님 나라와 그 의를 먼저 구할 때 이 모든 것을 채워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6:33)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