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꼭 필요한 여러 가지 기능을 합니다. 첫째는 음식물을 썩지 않고 오래 보관하는 역할입니다. 두 번 째는 음식의 맛을 내는 조미료 기능입니다. 인류가 소금을 사용하면서부터 음식의 맛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셋째는 사람의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필수 영양성분이 되는 것입니다. 소금의 과다한 섭취는 나트륨을 증가시켜 건강에 좋지 않다고 하지만, 극단적인 저염식 이나 무염식 또한 올바른 건강식이 아니라고 합니다. 저염식과 무염식은 어지러움과 두통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부족한 짠맛을 단맛에서 찾는 경향이 심해지기 때문에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합니다.

동서양을 불문하고 소금은 매우 고귀한 존재였습니다. 이집트에서는 미라를 제작하는데 소금이 사용되었으며, 유럽에서는 손님이 오면 식탁에 소금을 두고 ‘덜어가게’했던 귀한 재료이자 부의 상징이었습니다. 지역에 따라 소금은 화폐를 대신하기도 하고, 세금이나 통행세도 소금으로 계산하기도 했습니다. 전쟁에서도 소금은 귀하게 사용되었습니다. 고대 전쟁 특징상 장기간 동안 전쟁이 계속되기에 생선이나 고기 등 식량을 상하지 않게 오래 보관하려면 소금이 필수였습니다. 전쟁에 동원하는 소나 말 등의 가축도 소금을 많이 먹여야 했고, 병사들이 다쳤을 때도 소금물로 치료하기도 했습니다. 고대 로마제국 시절, 병사들은 월급을 소금으로 받았습니다. 소금을 뜻하는 ‘살(Sal)’, 소금을 지급하다는 뜻의 ‘살라리움(Salarium)’이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오늘날의 월급을 뜻하는 ‘샐러리(Salary)’라는 단어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월급을 영어로 샐러리(Salary)라고 해서 흔히 월급 받는 직장인들을 ‘샐러리맨’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옛날 우리나라에서는 생존을 위해 반드시 먹어야 하는 소금을 구황염(救荒鹽)이라 불렀습니다. 조선시대에는 흉년이 들었을 때 나라에서 구호물자를 백성에게 풀곤 했는데, 이때 굶주리던 백성들에게 가장 요긴한 물자는 쌀이나 보리 같은 곡식이 아니라 소금이었다는 기록이 전해져 내려올 정도입니다. 굶주림 그 자체는 하다못해 나무껍질이나 풀뿌리라도 먹어 가면서 견뎌낼 수 있었지만, 소금은 대체할 수가 없기 때문에 부족하면 그냥 죽음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일제치하 독립군이 봉오동 전투 및 청산리 전투에서 일본군을 상대로 나쁘지 않은 성과를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한반도를 떠나야 했던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일본군에 의한 소금 보급의 차단이었다고 합니다. 즉, 그만큼 염분 과다도 위험하지만 염분 부족은 훨씬 더 위험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소금은 인류 역사와 함께 소중하고, 고귀하고, 꼭 필요한 것을 상징하는 표현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을 향해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라고 하셨고, 우리의 착한 행실이 소금의 짠맛이라고 하셨습니다. 교회는 물론, 가정에서, 지역사회에서, 직장에서, 나라와 열방 가운데 소금처럼 귀하고 존귀하게 쓰임받는 인생이 되어야겠습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 데

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

(마5:13)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