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세계에 자랑할 만한 피아니스트로는 백건우를 가장 먼저 손꼽을 수 있습니다. 어린 나이부터 피아노 신동으로 주목받은 백건우는, 10세에 불과한 나이로 국립 관현악단과 함께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을 협연하며 천재적 재능을 인정받았습니다. 주변의 권유로 1961년에 도미하여 줄리어드 음악원에 유학, 로지나 레빈을 사사하였습니다.

 

백건우는 그후 세계적인 각종 콩쿠르에서 연이어 입상하여 국제적인 인지도를 쌓았습니다. 그는 음악에 대한 진지한 자세와 끊임없이 연구하는 태도로 인하여 ‘건반 위의 구도자’라는 별명을 가졌습니다. 풍부한 레퍼토리와 서정적인 피아니즘으로 많은 팬을 보유한 세계적인 연주자입니다.

 

그는 최근 한국에서 피아노 연주 여행을 하면서 어느 기자와 인터뷰를 하게 되었습니다. 인터뷰 내용 중에 중요한 주제 중의 하나는 ‘실수’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최근 연주회에서 논란이 되었던 백건우의 실수에 관해 기자가 질문하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사람이기 때문에 ‘미스터치(실수)’ 없는 연주는 없습니다. 우리는 사람이기 때문에 건반을 잘못 누르는 일이 있기 마련입니다.”라고 대답하며 자신의 실수를 순순히 인정했습니다. 이 기자는 ‘건반 위의 구도자’로 불리는 거장 반열의 피아니스트가 자기 실수를 순순히 인정하는 것이 적잖이 놀라웠다고 합니다.

 

백건우는 이어서 미국 줄리아드 음대 재학 시절의 은사 로지나 레빈과의 일화를 소개했습니다. “스승은 누군가의 연주를 평가할 때 어떤 미스 터치를 들었다고 하면 이렇게 말했습니다. ‘넌 연주를 들은 게 아니라 미스터치만 들었구나’라고. 전체 연주에서 미스터치는 중요한 게 아닐 수 있습니다. 미스터치 없는 연주는 없습니다.”

 

아무리 세계적인 대가라 할지라도 미스터치가 없는 연주가 없듯이 실수 없는 인생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무엇을 하든지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담대히 살아가야겠습니다. 혹 실수를 하더라도 담담하게 인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실수에 대해서 눈에 쌍심지를 켜고 흥분할 필요도 없습니다.

 

참으로 기쁘고 감사한 사실은 우리 하나님은 절대로 실수가 없으시다는 사실입니다. 그분은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거나, 우리의 삶을 인도하시거나, 우리를 도와주시는 일에 절대로 실수가 없으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무엇이든지 완전히 맡기고 의지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사람이 아니시니 거짓말을 하지 않으시고 인생이 아니시니 후회가 없으시도다 어찌 그 말씀하신 바를 행하지 않으시며 하신 말씀을 실행하지 않으시랴(민23:19)

 

그가 친히 말씀하시기를 내가

결코 너희를 버리지 아니하고

너희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셨느니라(히13:5)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