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서 10:5-10)
[히]10:5 그러므로 주께서 세상에 임하실 때에 이르시되 하나님이 제사와 예물을 원하지 아니하시고 오직 나를 위하여 한 몸을 예비하셨도다
[히]10:6 번제와 속죄제는 기뻐하지 아니하시나니
[히]10:7 이에 내가 말하기를 하나님이여 보시옵소서 두루마리 책에 나를 가리켜 기록된 것과 같이 하나님의 뜻을 행하러 왔나이다 하셨느니라
[히]10:8 위에 말씀하시기를 주께서는 제사와 예물과 번제와 속죄제는 원하지도 아니하고 기뻐하지도 아니하신다 하셨고 (이는 다 율법을 따라 드리는 것이라)
[히]10:9 그 후에 말씀하시기를 보시옵소서 내가 하나님의 뜻을 행하러 왔나이다 하셨으니 그 첫째 것을 폐하심은 둘째 것을 세우려 하심이라
[히]10:10 이 뜻을 따라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단번에 드리심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거룩함을 얻었노라 
 

Ⅰ
어느 주일날 한 성도가
예배 후 자기 교회 담임 목사님을 찾아가
“목사님, 생일 선물 입니다.”하면서
포장된 조그만 선물을 내어놓았습니다.
뜻밖의 선물에
목사님은 잠시 당황하며,
“아직 내 생일은 멀었는데요”합니다.
그러자 그 성도가 그럽니다.
“목사님, 제 생일입니다.”
이에
“아니, 성도님 생일이면 제가 선물을 드려야지
어떻게 제가 선물을 받습니까?” 하며
목사님은 사양하였습니다.
 
그러자 그 분이 이렇게 말하였답니다.
“목사님, 오늘이 제가 예수님을 영접하고
구원 받은 지 꼭 1년이 되는 날입니다.
그 동안 저에게 귀한 말씀으로
먹여주시고 신앙을 자라게 해 주신 것을
감사합니다.
그래서 작은 선물을 마련했습니다.
받아주십시오.”
 
내가 선물 받고 파서
이런 예화로 말씀을 시작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런 선물을 받아든
목사님은 기가 막힐 겁니다.
어처구니없어서가 아니라
예상치 못한 아름다운 마음이기에 그럴 겁니다.
 
이웃의 어느 교회에는
이런 분이 실제로 있답니다.
예수 믿고 구원 받은 날,
즉 거듭난 날을 생일날로 지켜
이날만 되면
목사님들과 가까운 교우들을 청하여
잔치를 벌이는 이가 있답니다.
 
구원 받은 것이,
하나님의 자녀가 된 것이
너무나도 귀하기에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오늘날 많은 이들은
구원의 은혜를 너무나도 당연한 것처럼,
아니 어떤 이는 너무도 값없는 것처럼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만
사실 구원의 역사를 생각해 보면
그건 너무 기가 막힌 하나님의 역사입니다.
 
 
Ⅱ
주님 앞에 서 있는 나를
그려볼 때
내가 늘 기가 막힌 것은
그 분의 엉뚱하심입니다.
 
나는 분명 죄를 지었습니다.
남들은 모르지만
나는 내 죄를 압니다.
더군다나 그 죄로 인해
세월이 가면 갈수록
진실과 거룩 그 자체이신
그 분 앞에 선다는 것이 두렵다는 것,
누구보다도 뼈저리게 느낍니다.
 
때로는,
까만 피부로 태어난 아이가
자기의 까만 피부색을 지우려고
허옇게 비누질을 하고,
그것도 모자라 피가 날 정도로
수세미로 박박 문지름 같은
그런 애달음이 나에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면 그럴수록
더욱 선명하게 내게 드러나는 것은
감추어졌던 죄악들뿐입니다.
 
이런 내가 무엇보다 기가 막힌 것은
일생 고행을 하고,
평생 선행을 해도
이 죗값을 다 치룰 수 없는데
그 끈질기고 모진 죄의 값을
너무나도 쉽게
그리고 깨끗이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입니다.
 
 
Ⅲ
하나님의 말씀, 고후 5:21입니다.
“하나님이 죄를 알지도 못하신 이를
우리를 대신하여 죄로 삼으신 것은
우리로 하여금 그 안에서
하나님의 의가 되게 하려 하심이라.”
 
죄를 알지도 못하신 분이 있답니다.
누구인가요?
바로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님이십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이 예수님을 죄인으로 삼으셨답니다.
왜?
우리의 죄 때문에!
우리의 죄를
그 예수님께 다 넘겨버렸다는 것입니다.
 
이사야서는 이 사실을 더욱 분명하게 증언합니다.
“우리는 다 양 같아서
그릇 행하여 각기 제 길로 갔거늘
여호와께서는
우리 모두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시키셨도다.”(사53:6)
하나님께서 우리 모두의 죄악을
예수님에게 담당시키셨답니다.
내 죄악이 예수님에게로 넘어갔답니다!
 
그래서 성경은 이렇게 증언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
그의 피로 말미암아
속량 곧 죄 사함을 받았느니라”(엡 1:7)
예수의 피로, 즉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속량, 나의 죄의 값을 치루었답니다!
 
그 결과, 어떻게 되었는가요?
“그러므로 우리가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았으니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화평을 누리자”(롬 5:1)
 
우리가 어떻게 의인이 되었다고요?
믿음으로!
어떤 믿음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의 모든 죄악을
예수님께 다 전가시키셨고
그래서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나의 죄 때문에
죽으셨음을 굳게 믿는다면,
그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바라보며
하나님이 그렇게 하셨음을
‘예, 나는 그걸 믿습니다.’라고
고백하는 이를
의로운 인생,
즉 하나님과 교제할 수 있는 인생으로,
하나님 앞에 설 수 있는
의로운 삶으로 여겨주신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더 이상 죄인이 아니라는 겁니다.
믿습니까?
 
그런데 이게 정말일까요?
여전히 나에겐 죄가 있고,
그 죄의 냄새가 나에게 나는데
날 보고 죄인이 아니라니
이게 도대체 무슨 조화인가요?
 
롬 4:5이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일을 아니할지라도
경건하지 아니한 자를
의롭다 하시는 이를 믿는 자에게는
그의 믿음을 의로 여기시나니”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는데
의롭다고 하나님께서 불러주신답니다.
일도 하지 않았는데,
경건하지도 않은데,
그럼에도 그를 의롭다 하시는 이를,
액면 그대로 그 말을 믿는 이를
하나님께서 의인으로 여겨주신답니다.
그저 그런 하나님이 너무 고마워 순박하게 믿는 이를
하나님께서 괜찮은 인생이라고,
의로운 인생으로 칭하여 주신답니다.
그리고 그런 인생은 정말 복이 있는 사람이랍니다.
 
그러니까 이런 말도 안 되는 역사,
죄인임에도
그저 십자가의 예수님 희생을 믿는 이를
하나님의 자녀로 삼아주시겠다는,
그 하나님의 말씀을 그대로 믿는 이를
하나님께서는
그가 어떤 인생을 살아왔던지 상관치 않고
그를 괜찮은 인생으로 불러주신답니다.
그리고 당신과 영원히 교제할 수 있도록 하신답니다.
 
그러니까 우리에게
여전히 죄가 있다는 건가요, 없다는 건가요?
있다는 거죠!
그럼에도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죄인이라고 부르신다는 건가요,
의인이라고 부르신다는 건가요?
의인으로 불러주신다는 겁니다!
 
기가 막힌 일입니다.
히브리서 8:12절,
“내가 그들의 불의를 긍휼히 여기고
그들의 죄를 다시 기억하지 아니하리라 하셨느니라.”
불의가 그대로 있고, 죄가 여전합니다.
그런데 그 불의를 긍휼히 여기시고
죄를 기억하지 않겠다고 하십니다.
 
사실 나는 죄인입니다.
죄인 중에 괴수입니다.
내가 더 잘 압니다.
내 안에서 냄새가 나거든요.
그럼에도 하나님께서 다른 것들은 다 제쳐두고,
내가 예수님을 영접하고 믿었다는 것,
하나님께서 나를 위해
그런 구원의 역사를 이루셨다는 것을
‘아멘’하였다고 해서
나를 의인으로 여겨주십니다.
내 죄를 내가 아는데,
하나님께서는 그걸 기억도 하지 않으시겠답니다.
이런 은혜가 ... !
이게 정말 기가 막힌 겁니다.
 
그래서 나는 십자가를 볼 때마다
기가 막힙니다.
그 분의 사랑에 기가 막힙니다.
‘나 십자가 대할 때에 그 일이 고마와
내 얼굴 감히 못 들고 눈물 흘리도다.’
 
 
Ⅳ
그런데
내가 정말
기가 막힌 것은
그것뿐이 아닙니다.
 
오늘 읽은 성경 본문 중
히브리서 10장 10절,
“이 뜻을 따라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단번에 드리심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거룩함을 얻었노라.”

이 뜻은 누구의 뜻인지 아는가요?
하늘 아버지, 하나님의 뜻입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요3:16)
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신
하나님 아버지의 뜻입니다.
그 분의 뜻을 따라
성자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는
단번에 자기 몸을 드리셨습니다.
 
단번에 자기 몸을 드렸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요?
그건 십자가에서
희생 제물로 단번에 죽으셨다는 뜻입니다.
성자 하나님이신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우리에겐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요?
‘단번에 드리심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거룩함을 얻었노라.’
우리는 거룩함을 어떻게 얻었다고요?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예수님이 십자가에 죽으심의 결과,
그 희생의 열매가 뭐라고?
우리가 거룩함을 얻었노라!
 
생각해 보십시오.
이 역시 얼마나 기가 막힌 일인가요?
우리는,
그런대로 우리가 착하게 살아서
하나님 앞에 거룩함을 이룬 줄 압니다.
우리가 정직하고 성실해서,
법과 규칙을 잘 지켜서,
공의롭고 깨끗해서,
아니 평생을 교회에서 도 닦으며 살아서
하나님 앞에서 거룩함을 이룬 줄 압니다.
 
구약 성경에 보면 그런 말씀이 있지 않습니까?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레11:45)
그래서 기를 쓰고
안 먹고 안 자고 안 보고 안 가고 안 쓰고
.....
그래서 우리는 마침내 하나님 앞에서
거룩함을 이루는 줄 알지만,
성경은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거룩함을 이룬 것이 아니라
얻었다고 합니다.
능동태가 아니라 수동태입니다.
내가 이룬 게 아니라
나에게 주어진 것입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우리에겐 거룩함이 주어진 것입니다.
 
내가 거룩함을 얻었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여전히 더러움이 내 안에 있는데
나에게 또 뭐가 있다고요?
거룩함!
분명히 밝히지만
이건 내가 이룬 게 아닙니다.
이건 내가 거저 얻은 것입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나는 그걸 믿을 때,
하늘로부터 나에게 주어지는 것,
그게 바로 성경이 말하는 거룩함입니다.
 
 
Ⅴ
그런데 이 사실을 아는가요?
‘거룩’이란 단어는
구별되다, 구분되다 는 뜻입니다.
많은 이들 중에서 눈에 띈다는 뜻입니다.
 
누구 눈에 띈다는 건가요?
하나님 눈에 띈다는 겁니다.
우리가 얻은 거룩함은
사람들의 눈에 띄는 거룩함이 아닙니다.
그 거룩함은 하나님의 눈에 띄는 거룩함입니다.
 
나는 나 스스로를 이미 잘 압나다.
내가 얼마나 부족한 존재인지
내가 얼마나 추한 존재인지
내가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내가 얼마나 위선적인 존재인지
나는 스스로 잘 압니다.
겉으로는 그럴 듯해도
입으로는 공자 왈 맹자 왈 해도
내 속은 복잡하기 그지없는 것,
누가 말 하지 않아도
나는 나 스스로를 잘 압니다.
나에겐 사실 하나님 마음에 들 만한
그런 구석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는
이런 나를 괜찮은 인생이라 불러주시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십자가의 예수님을 붙드는 나에게
거룩함을 부여하셨습니다.
즉 구분되었다는 것인데,
누구 보기에 구분되었다는 건가요?
하나님 보시기에!
 
그러기에
내가 어느 곳에 있어도
하나님은 나를 찾아내십니다.
하나님의 마음에, 그 시야에
나는 늘 구분되어 있다는 겁니다.
내가 어디에, 어느 곳에 있어도
하나님은 정확하게 나를 찾아내시고
그윽한 사랑의 눈길로 나를 바라보십니다.
나는 이 분의 그 사랑의 눈길을
결코 피할 수 없습니다.
 
“여호와여
주께서 나를 살펴보셨으므로
나를 아시나이다.
주께서
내가 앉고 일어섬을 아시고
멀리서도 나의 생각을 밝히 아시오며
나의 모든 길과
내가 눕는 것을 살펴보셨으므로
나의 모든 행위를 익히 아시오니
여호와여
내 혀의 말을 알지 못하시는 것이
하나도 없으시니이다.
...
내가
주의 영을 떠나 어디로 가며
주의 앞에서 어디로 피하리이까?
내가
하늘에 올라갈지라도 거기 계시며
스올에 내 자리를 펼지라도 거기 계시니이다.
내가
새벽 날개를 치며 바다 끝에 가서 거주할지라도
거기서도 주의 손이 나를 인도하시며
주의 오른손이 나를 붙드시리이다.”
(시 139:1-10)
 
내가 기가 막히는 것은
이 하나님의 사랑이
결코 나를 떠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요13:1b)
 
하나님께선
마치 사랑으로
나에게 눈이 머신 것 같습니다.
 
 
Ⅵ
사랑은 받을만한 가치가 있는 이에게
주어야 빛을 발하는 법인데
나는 그 가치도 제대로 모르는
철부지 죄인인데
어찌 하나님은 그 거룩한 사랑을
그 가치도 모르는
선과 악의 기준도 애매모호한
제 혈기대로, 제 이익대로,
제 감정대로 고집부리는
이런 이를 사랑하신단 말인가요?
 
그래서 그럴까요,
내가 정말 기가 막힌 것은
죄가 더하면 더할수록
그 분의 사랑은 내게 더 깊어만 간다는 것,
아, 그건 정말 맛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기가 막힌 사랑입니다.
 
그러기에
나는 결코 그 사랑을 다 표현할 수 없어
그저 감격과 감사로 평생을
빚진 마음으로 살아갈 뿐입니다.
 
“늘 울어도 눈물로써 못 갚을 줄 알아
몸 밖에 드릴 것 없어 이 몸 바칩니다.”
 
 
Ⅶ
빚진 마음으로 삽시다.
이해할 수 없는 그 큰 하나님의 사랑에,
정말 기가 막힌 큰 사랑에
빚진 마음으로 삽시다.
 
조금 서운하다고 토라진 삶을 살지 말고
조금 억울하다고 분한 마음으로 살지 말고
빚진 마음으로 그리 삽시다.
하나님께 충성하고,
이웃들에게 따뜻함을 보내고,
세상을 향하여
진실함과 성실함을 나누는 것도
대가를 바라는 것이 아닌
빚을 갚는 심정으로 그리 삽시다.
 
사순절 넷째 주일입니다.
빚진 마음으로 십자가를 바라보며
예수님을 더욱 더 깊이 묵상하며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라갑시다.
기가 막힌 하나님의 큰 사랑이
십자가를 지고 가는 성도들에게 충만하기를!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