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 신경하)는 17일 서울 태평로 본부회의실에서 제28회 총회 준비를 위한 임시 실행부위원회를 개최하고 오는 30∼31일 안산제일대학 강당에서 총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감리교 최대 현안인 감독회장 당선자 문제를 놓고 9시간에 걸친 상호공방 끝에 밤 11시쯤 산회했다. 이날 임시회의는 회원 73명 중 66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지난 파행 사태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회원들은 최대한 자숙하는 모습이었다.

회순 채택 순서에서 감독회장 당선자 문제를 첫번째 안건으로 다루자는 제안과 총회 날짜와 장소를 먼저 결정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신 감독회장은 어느 것을 먼저 채택할 것인지를 물었고, 먼저 총회 날짜와 장소를 결정하기로 해 신 감독회장 제안대로 총회를 30∼31일 안산제일대학 강당에서 열기로 결의했다.

다음은 최대 현안인 감독회장 당선자 문제가 다뤄졌다. 신 감독회장은 먼저 발언권을 요청하고 "대한민국에 사는 한 국민으로서 사법부의 명을 거역할 수 없었다. 내가 이 명을 거역하면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사이비 집단이나 문제 있는 집단으로 전락한다"며 "가처분 결정이 나기 전(9월12일) 선거관리위원장을 만나 가처분 결정에 따를 것을 권고하고 문서로도 남겼으며, 결정이 나자 원칙대로 법을 따르기로 한 것"이라고 김국도 목사의 후보자격정지가 정당했음을 밝혔다. 장동주 선거관리위원장의 직무정지와 관련해서는 "가처분 결정을 따를 것을 명했는 데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선거당일 혼란이 계속돼 불가피하게 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내는 곧 소란스러워졌다. 서울남연회 한정석 감독은 "감독회장 직권으로 선관위원장의 직무를 정지한다든가 감독회장 후보 자격을 사회법을 근거로 박탈하는 것은 불법적인 요소가 다분히 있다"며 "교단법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있더라도 교단법으로 처리를 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같은 연회 최동한 장로는 "감리교법 교리와 장정에 따라 선거와 관련한 모든 사항은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진행해야 한다"며 "그런 선관위에서 선출한 선관위원장을 감독회장이 직무 정지할 수 없으며 이는 불법"이라고 말했다.

신 감독회장은 이에 대해 "교리와 장정에 위원장 다음에 서기, 분과위원장 순으로 나와 있기 때문에 그 기준에 따라 선임자로 김문철 서기를 뽑은 것"이라고 해명하고 "기독교대한감리회는 감독정치로 감독회장이 모든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거듭 이해를 촉구했다. 회의는 갑론을박으로 속회와 정회를 거듭했고 회의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자 신 감독회장은 감독회의를 별도로 열었다. 여기서 11개 연회 감독만 총회 때 취임하고 감독회장은 법적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취임을 유보한다는 안과, 목회자 5명과 평신도 5명 고수철 감독과 김국도 목사가 추천한 2명 등 총 14명으로 수습위원회를 꾸려 당선자를 확정짓자는 안이 대안으로 제시됐으나, 회원들의 반발로 결론짓지 못했다. 결국 9시간여의 마라톤회의는 신 감독회장의 산회로 막을 내렸다.

한편 신 감독회장의 산회 선언 뒤 김국도 목사를 지지하는 목회자와 임마누엘교회 관계자들은 출입구를 막았고 이를 취재하는 기자들에게 폭언과 폭력적 행동을 해 장내 분위기가 한때 아수라장이 됐다.

글·사진= 이경선 기자 boky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