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10:1-8)
[행]10:1 가이사랴에 고넬료라 하는 사람이 있으니 이달리야 부대라 하는 군대의 백부장이라
[행]10:2 그가 경건하여 온 집안과 더불어 하나님을 경외하며 백성을 많이 구제하고 하나님께 항상 기도하더니
[행]10:3 하루는 제 구 시쯤 되어 환상 중에 밝히 보매 하나님의 사자가 들어와 이르되 고넬료야 하니
[행]10:4 고넬료가 주목하여 보고 두려워 이르되 주여 무슨 일이니이까 천사가 이르되 네 기도와 구제가 하나님 앞에 상달되어 기억하신 바가 되었으니
[행]10:5 네가 지금 사람들을 욥바에 보내어 베드로라 하는 시몬을 청하라
[행]10:6 그는 무두장이 시몬의 집에 유숙하니 그 집은 해변에 있다 하더라
[행]10:7 마침 말하던 천사가 떠나매 고넬료가 집안 하인 둘과 부하 가운데 경건한 사람 하나를 불러
[행]10:8 이 일을 다 이르고 욥바로 보내니라 
 
 
    1.
    태풍에 피해는 없으신지 모르겠습니다. 나는 한 주간 내내 이 태풍과 싸우느라고 정신없었습니다. 추석합동추도예배가 교회 동산에서 있는데 주일에 태풍이 온다니 이걸 취소해야 하나, 그냥 해야 하나, 일 년에 한 번 합동추도예배에 찾아오는 옛 교우들도 있는데, ... 별의 별 생각을 다하며 한 주간 기도하며 보냈습니다. 결론은 이왕 올 거라면 빨리 지나가게 해 주세요 라고 기도했는데 주님께서 태풍의 진행 속도를 빨리 해 주셨습니다. 처음 예보엔 주일 오전이 최고조라고 했는데 빨리 진행되게 하시어 하루 먼저, 어제 지나가게 하셨습니다.
 
    예전에 어느 교회 장로님이 그러더라구요. 세계 모든 기상대 예보 중에 제일 안 맞는 데가 우리나라 기상대랍니다. 기상 장비가 낙후되어서 그런 게 아니고, 기상대원들의 실력이 없어서도 아니랍니다. 그럼 왜 그러느냐 했더니 그럽니다.
 
    비가 올 것입니다 라고 기상 예보를 하면 교회에서 성도들이 ‘하나님, 그날 우리 소풍 갑니다. 우리 수련회 갑니다. 비가 안 올 줄로 밋씁니다. 확신합니다. 아멘, 할렐루야!’ 하는 통에 기상대 예보가 늘 빗나간답니다.
 
    우스개 이야기인데, 뼈가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평생 예수 믿고 사는데, 적어도 내 기도에 하나님께서 응답해 주신다는 확신, 자부심, 그런 증거는 몇 개 갖고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네 마음의 소원대로 허락하시고 네 모든 계획을 이루어 주시기를 원하노라. 우리가 너의 승리로 말미암아 개가를 부르며 우리 하나님의 이름으로 우리의 깃발을 세우리니 여호와께서 네 모든 기도를 이루어 주시기를 원하노라.”(시20:405)
 
    여호와께서 네 모든 기도를 이루어지시기를 원하노라! 교회와 성도들의 기도에 우리 하나님께서 응답하시어 여러분의 마음의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축원합니다.
 
    2.
    오늘 본문의 주인공은 고넬료입니다. 그는 로마 사람입니다.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그는 주전 8년에 1만 명의 노예를 해방시킨 유명한 장군 퍼블리우스 코넬리우스 슐라 (Publius Cornelius Sulla)의 후손으로, 뼈대 있는 명문 집안이라고 합니다.
 
    그는 로마 군인으로 백 명의 부하를 거느린 백부장, 로마군 장교였습니다. 가이사랴에 주둔하고 있는 로마 군대의 핵심 장교였습니다. 그가 가이사랴에 와 있는 것은 정복자로서, 통치자로서 였습니다. 가이사랴에는 당시 팔레스틴을 통치하는 로마 군대가 주둔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고넬료는 당시 평범한 로마 군인들과는 조금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경건하였습니다. 오늘날 우리들에겐 경건이란 단어가 무척 존경스러운 단어이지만 로마 사회, 특별히 로마 군인들에겐 ‘경건’, ‘겸손’이란 단어는 주인에게 복종해야 하는 노예들의 단어였습니다. 자유민이며 지배자인 로마 시민의 단어가 아니었습니다. 오만하고 불손한 것이 힘있는 자들의 생활이었습니다. 더욱이 정복자로 와 있는 자들에게 있어선 더욱 그러하였습니다. 그럼에도 고넬료는 경건하였습니다. 동료들이 비웃고, 무시하여도 그는 경건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런데 무얼 보고 그가 경건했다고 말하는 건가요? 젊잖게 걸어 다니면 경건한가요? 성경 찬송가를 들고 다니면 경건하다구요? 경건의 요소는 무엇인가요? 고넬료가 경건의 3요소를 보여줍니다.
 
    먼저 그는 하나님을 경외하였습니다. 경외하였다는 것은 하나님을 정확히 알고 섬겼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이방인으로 율법을 제대로 모릅니다. 그저 창조주, 조물주가 하나님인 것을 알고 그를 두려워하여 섬겼음을 말합니다. 즉 종교심이 깊다는 것입니다.
 
    자기보다 나은 존재, 이 세상의 역사를 한 손에 쥐고 이끌며 심판하실 존재, 정의와 선을 보장하고 지켜주는 존재, 이 세상을 만드신 무한하신 존재, 그 하나님을 인정하고 두려워 경배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하늘이 두렵지 않느냐 할 때 정말 하늘을 두려워할 줄 아는 종교성이 그에게 있었습니다.
 
    요즘엔 하늘을, 하나님을 두려워할 줄 모르는 이들이 많습니다. 천하에 자기가 최고인 줄 알고 안하무인격으로 교만한 이들이 많습니다. 무서운 하나님의 공의를 두려워할 줄 모르고 제 멋대로 사는 이들이 많습니다. 고넬료는 당시 천하에 두려울 게 없다는 막강의 로마 군대 백부장이었지만, 그는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경외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백성을 많이 구제하였습니다. 구제하였다는 것은 어려운 이들을 도와주었다는 것이다. 사랑을 베풀고, 물질을 베풀며 인자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는 가이사랴에 정복자로 와 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탈취하는 것이 정복자의 자연스러운 모습일진데, 그는 도리어 유대인들을 돕고 구제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항상 기도하였습니다. 그가 기도 생활한 것은 당시 유대인들이 하던 기도 습관대로 하루 3차례 9시, 12시, 3시였습니다. 철저하게 시간에 맞춰 세상을 향하던 자신을 하나님께로 돌려놓는, 하나님께 향하는 기도 생활에 열심이었습니다.
 
    이상과 같이 하나님을 경외하고, 구제하며, 기도하는 것이 경건의 3요소입니다. 경건하다는 것은 방언을 하고, 능력을 행하고, 예언을 하며, 신비한 힘이 있다는 게 아닙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며, 어려운 이들을 돌아보고 돕는 구제 생활, 그리고 기도 생활로 삶이 이루어진 이들을 경건하다 합니다.
 
    경건한 삶을 원하십니까? 경건한 사람이란 평을 듣고 싶으십니까? 이 3가지 요소를 자기의 삶 속에 채우십시오. 그리하면 사람들은 여러분을 경건한 사람으로 존경할 것입니다.
 
    그런데 본문을 자세히 보면 고넬료 혼자 이렇게 경건하게 산 것이 아니었다. “온 집안과 더불어” 그렇게 살았다고 합니다. 가장인 고넬료 혼자 그렇게 산 것이 아니고 식구들 모두가 그렇게 살았습니다. 나중에 베드로가 왔을 때의 모습을 보아도 식구들 모두가 베드로를 기다렸고 말씀을 듣고 성령을 받고 세례를 받았습니다.
 
    요즘엔 심방가면 아이들은 모두 내보내고 어른만 예배드리는데 내 어릴 때까지만 해도 이런 고넬료 가정의 모습들이 있었습니다. 밤에 심방을 오시면 자던 아이들까지 다 깨워서 어른들과 함께 목사님을 모시고 예배드리던 기억이 있습니다.
 
    고넬료 가정이 그랬습니다. 가장과 어른만이 천국 가려고 경건한 생활을 한 것이 아니라 온 식구가 다함께 경건한 하나님의 백성의 생활을 하였습니다. 장로님만 경건한 것이 아니라 장로님 가정이! 권사님만 경건한 것이 아니라 권사님 온 가족이 경건하였습니다. 세상 풍조를 따르지 않고, 온 가족이 한 마음으로 경건하게 하나님을 경외하며, 구제하며, 늘 기도하는 그런 가정이었습니다.
 
    3.
    이런 경건한 가정에 하나님의 은총이 임합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경건되이 기도하는 고넬료에게 천사가 찾아 왔습니다. 그리곤 베드로를 청하라고 일러주는데 그 말 중에 이 세상에서 복된 가정이 어떤 가정인가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천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네 기도와 구제가 하나님 앞에 상달되어”
 
    말씀에 의하면 기도하고 구제한다고 무조건 하나님 앞에 이르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리 기도하고 아무리 많은 구제를 하여도 하나님 앞에 상달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우린 그저 내가 기도만 하면, 구제만 베풀면 하나님은 싫든 좋든 무조건 받아야 하고 들어야 하는지 아는데, 오늘 천사의 말에 의하면 하나님께 이르지 아니하는 기도와 구제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가인의 제사였습니다. 그는 아벨과 함께 제사를 드렸지만 하나님께선 그 제사를 받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으로 하나님께서 받지 않는, 하나님께 열납되지 않는 예배를 드린다는 것이 얼마나 괴로운 일인지 아는가요? 이 고통 속에 가인은 급기야 아벨을 시기하여 살인까지 하게 됩니다.
 
    요즘 우리들의 생활은 어떤가요? 뭔가 안정되지 않고 하나님의 인정을 받지 못한다고 느껴지지 않는가요? 분명한 이유 없이 불안하고 짜증나고 하지 않는가요? 우리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관계인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가 잘못 되었을 경우 우리들의 생활은 불안해 집니다. 그러기에 다윗은 시19:14절에서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구속자이신 여호와여, 내 입의 말과 마음의 묵상이 주님 앞에 열납되기를 원하나이다”하고 기도하였습니다.
 
    “제자입니까?”란 책을 써서 유명해진 남미의 후안 까를로스 오르띠즈란 목사님이 쓴 또 다른 책이 있는데, 그 책의 이름이 매우 긴 데 이러했습니다. “우리 기도의 대부분은 하늘나라에서 잡동사니 우편물처럼 취급당합니다.”
 
    하나님께 드려진 기도와 구제가 하나님 존전에 이르지도 못하고 휴지 취급을 받을 수도 있답니다. 진실과 정성, 겸손, 참된 사랑이 결여된 기도와 구제는 하나님께서 받지 않으십니다. 그것은 단지 우리들의 종교적 만족을 위한 행위일 뿐입니다.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으실 구제와 기도를 합시다. 고넬료의 가정은 기도와 구제가 늘 하나님 앞에 상달되는,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으시는 복된 가정이었습니다.
 
    4.
    그러나 어디 그뿐인가요, 천사는 그들의 기도와 구제가 상달됨으로 하나님께서 “기억하신 바가 되었다”고 합니다.
 
    하나님의 기억 속에 늘 남는 사람은 복된 사람입니다. 어떤 사람을 만났을 때 나는 반가워서 아는 체를 하며, 나의 이름까지 밝혔는데 상대방이 ‘잘 모르겠는데요?’ 하면 얼마나 자존심 상하는가요?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고넬료 가정을 늘 기억하셨다고 합니다.
 
    늘 기억 속에 남는다는 것은 그만큼 관심이 간다는 말입니다. 고넬료의 가정은 하나님의 기억 속에 복 받는 가정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기억하신바 됐다는 것이 왜 축복인가요?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천사는 “네 기도와 구제가 하나님 앞에 상달되어 기억하신 바가 되었으니” 하면서 이어서 가르쳐 준 것이 있는데 그것은 욥바에 있는 베드로를 불러 오라는 것이었습니다.
 
    여러분, 하나 물을까요? 이 경건한 고넬료가 구원받았을까요? 그는 언제 구원 받았는가요? 구제할 때요? 기도할 때요? 경건하다고 자동으로 다 구원을 받는 건가요? 아닙니다. 구원은 예수를 통하여 주어집니다!
 
    “다른 이로써는 구원을 받을 수 없나니 천하 사람 중에 구원을 받을 만한 다른 이름을 우리에게 주신 일이 없음이라.”(행4:12)
 
    아무리 착하게 살아도, 아무리 선하게 살아도, 많은 구제를 하여도, 법 없이 살 사람이라고 사람들이 인정해 주어도 예수를 통하지 않으면 구원받지 못합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고넬료는 아직 예수를 모릅니다.
 
    그러기에 늘 고넬료의 기도와 구제를 받으시며 그를 기억하시는 하나님께서 고넬료의 가정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그 좋은 고넬료 가정이 아직 예수를 모릅니다. 인간적으로 대단히 괜찮은 경건한 가정이었는데 그는 아직 예수를 몰랐고, 그랬기에 아직 구원의 반열에 서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선 천사를 통하여 신비한 방법으로라도 고넬료의 가족 구원을 챙기시며 역사하신 것입니다. ‘그냥 내버려 두면 그 착한 고넬료 가정이 구원받지 못 하겠다’ 싶어 안타까워서 신비한 방법, 천사를 동원해서라도 구원시키는 하나님의 의지가 오늘 내용입니다.
 
    사도행전에 보면 천사가 등장하는 것이 5번 나옵니다. 그 중에 3번은 위기에 빠진 주님의 사도들을 구원하기 위한 것입니다. 승천하시는 예수님을 사도들이 멍하니 바라 볼 때 천사가 나타나 갈 길을, 행할 것을 지시합니다. 그리고 베드로와 요한이 오순절 성령 강림 이후 전도하다 감옥에 갇혔을 때 건져주시고, 또 다시 베드로가 헤롯에게 붙들려 감옥에 갇혀 다음날 사형집행을 당하기 직전에 극적으로 천사를 보내어 구원해 내십니다.
 
    다른 한번은 집사 빌립에게 예루살렘 순례를 마치고 귀국하는 유대교 신자인 에디오피아 내시에게 복음을 전하라고 나타나 말씀하십니다. 이는 내시 한 사람을 구원하기 위한 게 아니라 에디오피아 한 나라를 구원하기 위한 것으로, 에디오피아는 일찍 기독교 국가가 되어 오늘까지 내려오고 있습니다. 천사로 인한 사역의 위대한 결과였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한번은 누구를 건지려고 천사를 보내셨다구요? 바로 고넬료 가정을 위해서 천사가 등장합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고넬료는 유대인도 아니고, 더더구나 사도도 아니고, 한 국가도 아닙니다. 그저 이방인 한 사람, 한 가정일 뿐입니다. 이 이방인을 위해 천사를 동원하시면서 까지 그 가정을 챙기시고 구원하시는 하나님!
 
    하나님께서 늘 들여다보시며 챙겨주시는 가정은 복된 가정입니다. 우리가 일일이 다 기도한다 하지만 이 복잡한 세상에서 어찌 우리가 모든 것을 완벽하게 다 스스로 챙길 수 있겠습니까?
 
    한번은 아침에 일어나 안경을 찾는데 찾지 못하겠습니다. 찾다찾다 못 찾아 아내에게 물었더니 ‘지금 그 얼굴에 걸치고 있는 것은 뭐예요?’합니다. 안경 쓰고 안경을 찾고 있었습니다. 나만 그런 거 아닙니다. 뭔가를 열심히 찾습니다. 뭘 그리 찾어 하고 물었더니 ‘핸드폰을 못 찾겠어요. 어디 뒀는지 기억이 안 나요.’합니다. 그래서 내가 그랬죠... ‘손에 들고 있는 것은 뭔 데?’ 서로 챙겨줘야 합니다.
 
    고넬료의 가정, 하나님께서 챙기시기 시작하였습니다. 고넬료의 가정의 앞길을 챙기는 비서는, secretary는 하나님이셨습니다. 복 받은 가정이 아닌가요? 하나님께서 챙겨 주시는 가정!
 
    5.
    이번 추석에 모이는 여러분의 가정이 모두 이러한 하나님이 챙겨주시는 복 받는 가정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 여러분 가정이 온 집으로 더불어 경건되이 생활하기 바랍니다. 믿음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이 어두워가는 세상을 쫓지 않고 경건된 밝은 생활을, 빛과 소금의 생활을 하기 바랍니다. 또한 그것을 자녀들에게 가르치기 바랍니다.
 
    그래서 여러분의 정성과 기도, 구제가 늘 하나님께 열납되는 가정이 되기를 축원합니다. 하나님께서 언제나 여러분의 가정을 기억하셔서 들여다보시는 가정이 되기를 축원합니다. 늘 주님께서 부족한 것을 챙겨주시는 그러한 가정이 되기를 축원합니다.
 
    온 집안과 더불어 예수 잘 믿고 하나님 잘 섬겨 하나님의 챙겨주심과 축복이 가득한 복된 가정이 되기를 복의 근원되시는 우리 구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