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공항에서 핸드폰을 잃어버렸던 적이 있습니다. 수많은 연락처가 모두 핸드폰에 들어 있었기에 분실하고 나니 어디에도 연락을 할 수 없었습니다. 각종 일정과 수백 가지 메모 자료도 제게 너무나 중요한 정보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직불카드와 신용카드도 들어 있었습니다. 앞이 캄캄해지면서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난감해졌습니다. 다행히 공항 검색대 요원이 핸드폰을 발견하여 그 다음 비행기로 안전하게 보내줬을 때 얼마나 기쁘던지 담당직원에게 큰 절을 하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어느 집사님이 키우시던 강아지를 잃어버렸습니다. 환기를 위해 잠시 출입문을 열어두었는데, 그만 강아지가 그 틈으로 세상 구경하러 나가버렸습니다. 집사님은 휴가를 내고 며칠 동안 온 동네를 찾아 뒤졌습니다. 얼마나 마음이 힘들고 괴로우셨는지 크게 낙심하여 우울증이 찾아왔습니다. 누군가 손을 이끌고 혹시나 하며 유기견 보호센터에 데려갔더니 안락사 직전에 있던 강아지를 발견했습니다. 그때의 기쁨은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저는 이 사건을 통해 강아지를 위해 보험을 들고, 옷을 입히고, 유산을 물려주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희 둘째 딸 가림이가 아프리카의 전쟁피해 여성들을 상담치료하고 직업교육을 시켜서 독립하도록 도와주는 NGO 선교단체에 가려고 우간다로 떠났습니다. 그곳은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핸드폰이나 인터넷도 사용할 수 없는 시골이라고 했습니다. 이디오피아를 거쳐 우간다까지 비행기를 갈아타고, 우간다 엔테베 공항 근처에서 하루 숙박한 다음 날 다시 자동차로 5시간 이동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비행기를 잘 갈아탔는지, 숙박은 잘 했는지, 자동차 이동은 순조로웠는지, 캠프에는 무사히 도착했는지, 밤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랜턴을 켜면 개구리와 쥐와 벌레가 들어온다는 숙소에는 잘 적응했는지, 주변의 치안은 안전한지... 전화가 올 때까지 며칠 동안 기도하면서도 애를 태우며 기다렸습니다. 어느 날 새벽기도 때 주님이 불쑥 말씀하셨습니다. “잃어버린 영혼을 향한 내 마음이 그러하단다!”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와 같이 죄인 한 사람이 회개하면 하나님의 사자들 앞에 기쁨이 되느니라(눅1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