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27:1-5)
[시]127:1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 있음이 헛되도다
[시]127:2 너희가 일찍이 일어나고 늦게 누우며 수고의 떡을 먹음이 헛되도다 그러므로 여호와께서 그의 사랑하시는 자에게는 잠을 주시는도다
[시]127:3 보라 자식들은 여호와의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로다
[시]127:4 젊은 자의 자식은 장사의 수중의 화살 같으니
[시]127:5 이것이 그의 화살통에 가득한 자는 복되도다 그들이 성문에서 그들의 원수와 담판할 때에 수치를 당하지 아니하리로다
 
 
    1.
    어느 책에서 본 글입니다.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아침, 일어나 보니 담장을 타고 나팔꽃이 예쁘게 피어있었다. 한동안 그 꽃을 바라보고 싶었지만 아침부터 급하게 처리할 일이 있어서, ‘이따 저녁에 들어와서 보지 뭐’하고는 집을 나섰다. 일을 마치고 저녁에 들어와 보니 그렇게 예뻤던 나팔꽃은 보기 싫게 오그라져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역시 나가려고 하는데, 이번에는 예쁜 새들이 앞마당 나무에 앉아서 지저귀고 있었다. 그 소리가 얼마나 고운지 조용히 듣고 싶었지만, 그 날도 역시 급한 업무가 있어서 저녁에 와서 듣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새들은 그 나무 위에 있지 않았다.’
 
    이 이야기 끝에 이런 글이 실려 있었습니다. “꽃은 때를 놓치면 내일 아침을 기다리면 되고, 새소리는 새가 찾아오기를 다시 기다리면 되지만, 사람은 놓치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맞습니다. 어느 집사님이 직장에서 일하다 갑자기 심근경색으로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장례식장에서 부인 집사님이 엉엉 울며 그럽니다. “그날따라 출근하는 모습이 유난히 외로워 보여 꼬옥 안아 주고 싶었는데, 아침부터 남세스러운 것 같아 퇴근하고 돌아오면 안아주어야지 했는데 ...”
 
    때가 있습니다. 모든 것은 그 때가 있습니다. 그 때란 바로 그렇게 느낄 때입니다. 그 때 해야 합니다.
 
    때가 되었습니다. 무슨 때?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감싸 안고 돌아볼 때가 되었습니다. 더군다나 그것도 아주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때, 바로 설 명절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이번 설은 서로의 마음 깊숙이 묻어두었던 따뜻한 사랑함과 애틋한 그리움을 표현해내는 축복의 명절이 되기 바랍니다.
 
    2.
    가족끼리, 집안끼리 모이는 명절, 왜 이렇게 모이는가요? 왜 그렇게 힘든 길임에도 구만리를 멀다 않고 찾아가는가요? 늘 바쁘다 바뻐 하던 그 바쁜 일정을 다 멈추어 세우고, 왜 모든 백성들이 다 쉬는가요?
 
    전통적으로 표현한다면 ‘집안을 세우기 위한 역사’이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휴가 기간이 아니라 자녀손에게 집안의 뿌리를 가르쳐 주고, 집안을 지켜가는 관계와 훈련을 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힘들고 많은 시간과 재정을 투자해야 하지만 이건 매우 중요한 집안의 역사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집안이 어떤 집안인데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우리 집이 어떤 집인데 하기도 합니다. 맞습니다, 우리가 어떤 집안인가요? 우리는 예수님을 가정의 주인으로, 호주로 모신 믿음의 집안입니다. “예수만 섬기는 우리 집...”
 
    그러기에 우리는 모두 신앙의 명문 집안을 세워야 합니다. 몇 대 째 믿음 집안이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제로 믿음의 세계, 신앙의 세계 안에서 존경받을 만한 그런 신앙의 덕목들이 풍성한, 겸허함과 은혜로움과 이해함과 따뜻함, 이른바 예수의 심장으로 사는 그런 겸손한 믿음의 집안을 세워야 합니다.
 
    어떻게 세울까요? 행복한 믿음의 가정, 어떻게 세울까요? 오늘 성경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 있음이 헛되도다.”
 
    대개의 경우,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며 성공한 사람을 일컬어 ‘자수성가했다’고 합니다. 이 말의 문자적인 의미는 자신의 손으로 스스로 무언가를 해서 가정을 이루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은 이런 말을 뒤집어 놓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자신이 노력해서 가정을 세우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그 이면에는 하나님이 역사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이 하시지 않으면 ‘자수성가’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말씀은 아주 단정적으로 이렇게 선언합니다.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 집을 세우는 주체는 바로 여호와 우리 하나님이십니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라면 이 점에 대해서 분명해야 합니다. 집을 세우는 것, 내 능력으로 되는 게 아닙니다. 내가 밤잠 안자고 일하며 산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여호와께서 집을 세워주시지 않으면 아무리 애쓰고 수고해도 안 되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의 수고가 있습니다. 우리의 깨어 있음, 두 눈을 부릅뜨고 바라보고 지켜봅니다. 그런데 그런다고 우리가 다 성공한다구요? 우리가 우리의 집을 세우고 지킨다구요? 아닙니다! 성경은 말씀하시길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즉 하나님께서 세우시고 지키셔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집을 세우고자 하는 간절함이 있다면 여호와를 의지해야 합니다. 여호와가 세우시지 않으면 설 수 없기에 여호와를 의지해야만 합니다. 여호와를 의지하고 맡길 때 그의 능력으로 집은 세워집니다.
 
    3.
    그러면 여호와를 의지하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인가요? 그냥 가만있으면 되는가요? 세월이 흘러가는 대로 그냥 놔두면 되는가요?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는 하나님을 의지하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분명한 방법입니다. 기도하는 사람이 하나님을 믿는 사람입니다. 여러분, 여러분의 가정이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건강하게 세워지기 위해서는 가정이 올바르게, 강건하게 세워지는 것을 소망하며 항상 기도해야 합니다. 하나님을 의지하는 가정은 하나님께 기도가 풍부한 집안입니다.
 
    특별히 부모님을 향한 기도가 있어야 합니다. 더욱이 불신의 부모님을 위한 기도가 있어야 합니다.
 
    한 어린 소녀가 희귀병에 걸려 고통을 받고 있었습니다. 이 소녀는 병원의 간호사를 통해서 복음을 받았습니다. 이때부터 이 소녀는 질병의 고통이 없는 하나님 나라를 사모하였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들은 그 복음을 부모님에게도 전하였습니다.
 
    그러나 부모님은 완고했습니다. ‘네 말대로 하나님이, 천국이 있다고 하자. 그리고 그 하나님이 사랑이 많으신 분이라고 하자. 그렇다면 아무 죄도 없는 너를 이렇게 고통 받게 하는 이유가 뭐냐? 정말 그 분이 살아있고 너를 사랑한다면 너를 고쳐 주어야 맞지 않겠니?’
 
    부모님은 도리어 그 복음을 듣고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이 부모님의 심정을 이해할만 하지 않습니까? 그러나 소녀는 낙심하지 않고 부모님을 설득해 나갔습니다. 딸의 마지막 소원이라는 말에 어머니는 마침내 복음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완고했습니다. 임종의 순간, 이 소녀가 아버지를 향해 말합니다. “아버지, 이 땅에서는 늘 병원에 있느라 아버지와 행복하게 살지 못했지만 천국에서는 아버지와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제가 진실로 사랑하는 아버지를 천국에서 다시 만날 수는 없을까요? 예수님이 너의 아버지는 이 천국에 왜 안 오시니 라고 물으시면 저는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까요?”
 
    숨을 헐떡이며 하는 이 말에 아버지는 눈물을 흘리며 가녀린 딸의 손에 손가락을 걸며 약속을 하였습니다. “그래, 천국에서 만나 함께 살자.” 그리곤 행복한 얼굴로 세상을 떠나는 딸을 보았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지성인 이어령 선생이 그런 분 중에 한 분이십니다. 불가지론자였던 냉철한 지식인이었는데, 암으로 사경을 헤매면서도 아버지에게 예수를 전하며 기도하는 딸의 신앙에 복음을 받아들였습니다. 죽음 앞에 있는 딸에게 소망과 기쁨을 주는 예수가 누군지 자신도 믿어보겠노라고 예수를 영접한 것입니다.
 
    오늘 본문 1절은 ‘여호와께서 집을, 가정을 세우신다’고 말씀합니다. 이 집, 가정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부모가 바로 서야 합니다. 부모가 바로 서야 가정이 바로 섭니다.
 
    그러기에 자녀 여러분, 부모님의 영혼과 믿음을 위해 기도하십시오. 부모님이 하나님의 백성으로 끝까지 온전히 살아가시도록 기도하십시오. 오늘의 부모는 어제의 그 강한 부모가 아닙니다. 부모는 순간순간 세월에 의해 부서져가고 있습니다. 부모님의 몸과 마음, 영혼을 위해 늘 기도하십시오.
 
    4.
    아울러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녀를 위한 기도도 있어야 합니다. 자녀를 위해 기도하라면 부모들 중에 ‘자녀를 위해 기도하지 않는 부모도 있나요?’라고 반문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럴 겁니다. 자식을 위해 기도하지 않는 부모가 어디 있습니까? 자나 깨나 자녀들을 위해 부모는 염려하며 기도합니다. 그런데 자녀의 무엇을 위해 기도하는가요?
 
    오늘 본문 3절 “보라, 자식들은 여호와의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로다.”
 
    ‘자식은 하나님이 주신 기업’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자식의 궁극적인 소유권은 누구에게 있다는 말인가요? 하나님께 있다는 말씀입니다. 자식은 내 욕망의 성취 대상이 아닙니다. 자식은 자기 꿈을 이루어주는 대상이 아닙니다. 자식은 내 것이 아닙니다. 성경은 분명히 말합니다. 자식은 여호와의 기업, 하나님의 것입니다.
 
    우스갯소리로 공부 잘 하는 아들은 국가의 아들, 머리 좋은 아들은 회사의 아들, 돈 잘 버는 아들은 장모의 아들, 백수건달은 영원한 내 아들이라고 하지만, 아닙니다. 모든 자식은 다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하나님의 것입니다.
 
    사무엘상 1장에 보면 아이를 낳지 못해 고통 받던 여인 한나가 나옵니다. 이 여인이 아이를 낳지 못하자 하나님께 이런 기도를 드립니다. “서원하여 이르되 만군의 여호와여 만일 주의 여종의 고통을 돌보시고 나를 기억하사 주의 여종을 잊지 아니하시고 주의 여종에게 아들을 주시면 내가 그의 평생에 그를 여호와께 드리고 삭도를 그의 머리에 대지 아니하겠나이다.”(삼상 1:11)
 
    한나는 이 서원 기도에 따라 아이를 낳고 젖을 떼자 실로에 있는 여호와의 성막으로 아이를 데리고 갔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아이를 맡겼습니다. 이것은 말씀으로 아이를 양육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입니다. 이 아이의 소유권은 하나님께 있다는 신앙고백적인 행동입니다.
 
    하나님은 이 여인의 고백을, 믿음을 받으셨습니다. 그리고 그를 키우시는데 이스라엘의 가장 탁월한 지도자 중의 한 사람으로 키우셨습니다.
 
    우리의 기도는 대부분 자녀의 건강과 축복을 위해서 비는 기도입니다. 그런데 정작 우리가 힘써 기도해 주어야 할 것은 내 자녀가 하나님의 뜻대로 사는 것 아니겠습니까? 나보다 더 하나님의 사랑을 받고, 나보다 더 하나님께 충성하고, 나보다 더 하나님의 축복 속에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나보다 더 하나님의 사람으로 의젓하게 살아야하지 않겠습니까? 이를 위해 부모는 기도해 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자녀들을 위해, 그들의 영혼과 믿음을 위해 기도하십시오. 부모의 기도를 통해 자녀들의 장래는 제대로 세워질 것입니다. 부모의 기도대로 자녀들의 앞길이 펼쳐질 것입니다. 부모의 기도 도움을 받지 못하는 자녀,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5.
    행복한 가정은 우연히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정말 가치있고 소중한 것들은 나름대로 노력할 때 얻어지는 것입니다. 행복한 가정도, 결혼하면 세월이 가며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 아닙니다. 가족 간에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어떤 노력? 각자 자기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야 합니다. 부모는 부모대로, 자녀는 자녀대로 자기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러면 다 되는가요?
 
    아닙니다. 가족 간에 기도가 있어야 합니다. 왜? 그렇게 최선을 다한다고 가정의 행복이 이루어지고 지켜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세우시고 지켜주셔야 행복한 가정은 이루어집니다.
 
    그러기에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가정을 위한 기도의 파수꾼이 가정마다 있어야 합니다.
 
    어느 교회 목사님께 들은 이야기입니다. 아주 괴팍한 남편을 둔 한 여 집사님이 있었습니다. 남편은 하나도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습니다. 담배를 끊으라니까 더 피우고, 술 좀 조금 마시라면 아주 고주망태가 되고, 내일 교회 좀 가자 그러면 아예 이부자리에서 일어나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생각 같아서는 딱 이혼해 버렸으면 좋겠는데, 예수님께서 허락지 않으니 그럴 수는 없고 .... 고민 고민 하다가 기도 중에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새벽 기도 나올 때마다 남편의 고치고 싶은 부분을 들고 나와서 기도했습니다. 담배 끊을 때까지 남편의 담배와 라이터를 들고 나왔습니다. 술을 끊을 때까지 술병을 들고 나와서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가정을 지키기 위해 기도하는 이 집사님의 기도를 하나님이 들으시더라는 것입니다. 정말 유치하기 짝이 없는 행동이었는데 그래도 하나님께서 세워주신 가정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치니, 하나님께서 도와주시더랍니다.
 
    내일부터 여러분의 물건 중 하나가 새벽에 없어지면 그거 남편이나 아내가, 또는 자녀가 들고 교회에 나와 있는 겁니다. 그렇게 되기를 또한 바랍니다. 그러면 분명히 여러분이나 여러분의 가정이 변화될 줄로 믿습니다.
 
    6.
    누군가 가정을 지키기 위해 기도의 파수꾼이 되어야 합니다. 부모를 위한 파수꾼, 자녀를 위한 파수꾼, 부부를 지키고 가정을 지키기 위한 기도의 파수꾼, 정말 가정을 위해 부르짖는 파수꾼이 있음으로 우리 가정의 행복은 보장이 됩니다.
 
    보십시오, 마지막 말씀, 하나님을 의지하며, 하나님께 기도하는, 그래서 하나님께서 세우시는 집안에 주시는 하나님의 약속과 비전, 이렇게 선포되어 있습니다.
 
    “보라 자식들은 여호와의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로다. 젊은 자의 자식은 장사의 수중의 화살 같으니 이것이 그의 화살통에 가득한 자는 복되도다.”
 
    하나님께서 세우시는 집안, 자식들의 축복과 번영이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 가족 간에 더욱 더 기도해 주십시오. 행복한 가정은 가족 간에 서로 기도가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 중심으로 사는, 말씀 중심으로 사는 그런 가정이 되기 위한 기도가 있어야 합니다.
 
    기도가 여러분의 가정을 살립니다. 그냥 바라보는 가정이 아니라 마음 깊이 서로를 위해 기도해 주는 가정, 그 가정을 하나님께서 이루시고 지키십니다. 기도로 더욱 행복한, 더욱 사랑이 넘치는 복된 가정을 이루기를!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