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16:1-16)
[롬]16:1 내가 겐그레아 교회의 일꾼으로 있는 우리 자매 뵈뵈를 너희에게 추천하노니
[롬]16:2 너희는 주 안에서 성도들의 합당한 예절로 그를 영접하고 무엇이든지 그에게 소용되는 바를 도와 줄지니 이는 그가 여러 사람과 나의 보호자가 되었음이라
[롬]16:3 너희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나의 동역자들인 브리스가와 아굴라에게 문안하라
[롬]16:4 그들은 내 목숨을 위하여 자기들의 목까지도 내놓았나니 나뿐 아니라 이방인의 모든 교회도 그들에게 감사하느니라
[롬]16:5 또 저의 집에 있는 교회에도 문안하라 내가 사랑하는 에배네도에게 문안하라 그는 아시아에서 그리스도께 처음 맺은 열매니라
[롬]16:6 너희를 위하여 많이 수고한 마리아에게 문안하라
[롬]16:7 내 친척이요 나와 함께 갇혔던 안드로니고와 유니아에게 문안하라 그들은 사도들에게 존중히 여겨지고 또한 나보다 먼저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라
[롬]16:8 또 주 안에서 내 사랑하는 암블리아에게 문안하라
[롬]16:9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동역자인 우르바노와 나의 사랑하는 스다구에게 문안하라
[롬]16:10 그리스도 안에서 인정함을 받은 아벨레에게 문안하라 아리스도불로의 권속에게 문안하라
[롬]16:11 내 친척 헤로디온에게 문안하라 나깃수의 가족 중 주 안에 있는 자들에게 문안하라
[롬]16:12 주 안에서 수고한 드루배나와 드루보사에게 문안하라 주 안에서 많이 수고하고 사랑하는 버시에게 문안하라
[롬]16:13 주 안에서 택하심을 입은 루포와 그의 어머니에게 문안하라 그의 어머니는 곧 내 어머니니라
[롬]16:14 아순그리도와 블레곤과 허메와 바드로바와 허마와 및 그들과 함께 있는 형제들에게 문안하라
[롬]16:15 빌롤로고와 율리아와 또 네레오와 그의 자매와 올름바와 그들과 함께 있는 모든 성도에게 문안하라
[롬]16:16 너희가 거룩하게 입맞춤으로 서로 문안하라 그리스도의 모든 교회가 다 너희에게 문안하느니라
 

    1.
    이게 뭔지 아십니까?
    ........ (사진 영상)
 
    11년 전, 149 성전을 떠날 때 머릿돌을 캐서 공개한 것입니다. 60여 년 전에 성전을 지으며 넣었던 머릿돌, 그 안에 간직되어 있던 교회 약사와 제직 명부입니다. 당시 교회의 상황과 교인들, 건축연월일과 건축 헌금자 명단, 당시 주보 등등을 기록 보관하여 밀봉하여 머릿돌에 보관했던 것입니다. 이걸 보니 그 어렵던 당시에 교회당을 짓던 분들의 얼굴이 쭈욱 떠오릅니다.
 
    현재 교회당도 새로 신축하고 머릿돌을 그리하였습니다. 수십 년 후에 혹시 교회를 새로 짓게 되면 그 때 머릿돌을 꺼낼 것인데, 그 때 보면 이 성전을 지을 때의 상황이 그대로 보관되어 있는 것이 드러날 것입니다.
 
    그 때, 머릿돌에 있는 자료들을 보면 당시 누가 교회를 위해 어떻게 봉사하고 헌신했는지를 알 게 될 것입니다. 누가 말만 했는지, 누가 정말 헌신적이었는지 알게 될 것입니다.
 
    우리 세대는 이미 틀렸지만, 젊은 세대들 여러분, 여러분은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교회의 머릿돌에 여러분의 이름 석 자가 충실한 그리스도인으로 기록되기 바랍니다. 하늘나라에서도 확인할게 될 것입니다.
 
    2.
    오늘 읽은 본문엔 머릿돌의 이름들처럼 이름이 참으로 많이 나옵니다. 아마 여러분은 오늘 같은 수많은 이름이 나열된 성경 본문으로 하는 설교를 별로 못 들어 봤을 것입니다. 신학교에서도 사람 이름 많이 나오는 본문으로 설교하지 말랍니다. 왜? 은혜가 안 된답니다.
 
    아니 은혜가 안 되는 것은 둘째 치고, 이건 뜻도 모르겠고, 혀도 잘 돌아가지 않습니다. 오늘 성경 봉독자는 고생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말씀은 사모하는 이에겐 은혜로 찾아옵니다.
 
    오늘 말씀은 사도 바울이 로마 교회에 써서 보낸 편지 마지막 부분입니다. 바울은 아주 심오한 로마서를 기록하고는 로마 교회에 있는 교인들을 하나씩 추억하며 이름을 부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로마 교회의 교인들을 거론하기 전에 한 사람을 특별히 추천하며, 잘 살펴 줄 것을 부탁합니다. 누구? 겐그레아 교회의 뵈뵈입니다.
 
    1절, “내가 겐그레아 교회의 일군으로 있는 우리 자매 뵈뵈를 너희에게 추천하노니, 너희가 주 안에서 성도들의 합당한 예절로 그를 영접하고 무엇이든지 그에게 소용되는 바를 도와줄지니 이는 그가 여러 사람과 나의 보호자가 되었음이라.”
 
    바울은 자신이 로마 교회로 가기 전에 먼저 겐그레아 교회의 일꾼으로 있는 뵈뵈를 추천하고 있습니다. ‘일군’으로 번역된 단어는 헬라어 ‘디아코노스’로 보통 집사로 번역됩니다. 여 집사 뵈뵈를 로마 교회에 일꾼으로 추천한 것입니다.
 
    어쩌면 로마 교회는 실망했을 지도 모릅니다. 사도 바울이 오기를 기대했는데, 바울 대신에 여 집사 뵈뵈가 왔으니 기대감에 어긋난 것입니다. 여 집사 뵈뵈는 이미 대형교회였던 로마교회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함이 많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바울은 그를 세워 자신의 동역자로 삼고 파송하였습니다. 그리곤 로마 교회 성도들에게 “성도들의 합당한 예절로 그를 영접하고, 무엇이든지 그에게 소용되는 바를 도와주라”고 세심한 부탁을 합니다.
 
    자기만 못하다고, 자기 마음에 차지 않는다고, 자기가 다하면 일이 잘 되고, 부족한 사람에게 일을 맡기면 일이 안될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똑똑한 사람 혼자서 일하는 것보다는 부족한 사람을 세워서 부족한 점을 채워주며, 함께 협력해 가는 곳이 바로 교회입니다. 교회는 완벽한 이들이 오는 곳이 아닙니다. 부족한 이들이 서로 서로 의지하며 함께 주님의 몸을 이루어가는 곳입니다.
 
    바울은 이것을 참 잘했습니다. 그래서 그에게는 많은 동역자가 있었습니다. 우리 교회도 좀 실수가 있더라도 그것을 덮어주고 격려해 주는 분위기가 더욱 커져야 합니다. 실수하면 큰 일 나는 것 같이 여겨지는 분위기가 예전에 있었습니다. 잘못하면 괜히 어른들 한데 찍힌다고 여겨 조심스럽게 신앙 생활하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아닙니다. 이제 우리는 서로 격려하며 부족한 일군들을 온전한 일군으로 세워가는 그런 교회가 되어 가야 합니다.
 
    그런데 바울은 왜 이 여 집사 뵈뵈를 그렇게까지 적극 추천하는 것일까요? 그녀는 어떤 일꾼이었는가요?
 
    이렇게 말합니다. ‘그가 여러 사람과 나의 보호자가 되었음이라’ 바울과 여러 사람의 보호자라고 합니다. 뵈뵈 집사는 한 마디로 사람들을 위로하고, 감싸주고, 사랑해 주는 그런 집사였습니다. 똑 소리 나는 집사가 아닙니다. 한 마디 한 마디 비틀며 말하는 집사가 아닙니다. 가시 돋친 말을 하는 집사가 아닙니다. 사람들을 보호해 주는 어머니 같은 집사입니다.
 
    교회에서 제일 좋은 일군, 주의 종에게 있어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일군은 어떤 이? 어머니 같은 이, 허물과 실수를 감싸주고 덮어주며 위로 격려해 주는 어머니 같은 일군들입니다. 이런 일군들이 교회를 세워갑니다. 왜 그런가요? 교회는 부족한 이들이 서로 서로 의지하며 온전한 성도로 커 가는 곳이기에 이런 푸근한 일군들이 있어야 교회는 제대로 성장해 갑니다.
 
    3.
    이렇게 로마 교회에 일꾼 여 집사 뵈뵈를 추천하고는 이후 바울은 로마 교회 일꾼들의 이름을 부르며 그들을 추억합니다. 오늘 본문에만 무려 26명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브리스가와 아굴라 부부가 제일 먼저 등장합니다. 이들은 어떤 이들인가요? “그들은 내 목숨을 위하여 자기들의 목까지도 내놓았나니 나뿐 아니라 이방인의 모든 교회도 그들에게 감사하느니라.”
 
    주의 종과 교회를 위해 자기들의 목까지 내놓았답니다. 이렇게 충성스러운 일군이 있기에 바울은 성공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바울을 위하여 자기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는 이들이 있다면 뭐가 두려울 것인가요? 뭔들 못하겠습니까? 그러기에 모든 교회가 이들 부부의 이름만 들어도 마음에 감동이 일어나며 감사하였답니다. 이런 이들이 교회를 든든히 세워갑니다.
 
    내 어릴 때, 정말 못 먹고 못 살던 때, 우리 집에 이상한 게 하나 있었습니다. 쌀이 떨어져 굶는데, 부엌 한 구석의 작은 주머니에는 쌀이 들어 있었습니다. 자식들이 다 굶고 있는데도 어머니는 그 쌀은 건드리지도 못하게 했습니다. 왜? 성미였습니다. 하나님께 드리는, 교회에 드리는 성미였습니다.
 
    당시엔 밤에 심방을 주로 다녔는데, 목사님과 교회 어른들이 심방오시면 언제나 정성껏 저녁상이 준비되었습니다. 그 때마다 문 밖에서 나는 빨리 끝나기를 내내 기다렸습니다. 왜? 없는 살림에 정성껏 차린 저녁상이 심방대원들과 목사님께 나가는데, 그분들이 가시면 남은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었기에 끝나기를 학수고대했습니다.
 
    그런데 장로님의 기도 소리가 들리면 절망적이었습니다. 난, 장로님들이 기도를 아주 싫어했습니다. 왜? 너무 길었습니다. 백두산에서 한라산까지 모든 것을 다 훑으며 기도하시는데 정말 싫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식사 기도는 짧게 합니다.
 
    못 살던 시절, 우리 믿음의 부모님들은 아무리 없어도 교회와 목사님께 우선적으로 드렸습니다. 그래서 그 후손들, 우리나라가 이만큼 잘 살게 된 것일 겁니다. 감동을 받으신 하나님께서 어찌 그 후손들에게 복을 주시지 않겠습니까? 브리스가와 아굴라같은 믿음의 부부, 충성된 일군들이 예전엔 한국 교회에 참으로 많았습니다.
 
    5절, “... 내가 사랑하는 에배네도에게 문안하라. 그는 아시아에서 그리스도께 처음 맺은 열매니라.” 에배네도, 아시아에서 처음 얻은 열매, 전도의 열매란 뜻입니다. 얼마나 귀하게 여겼겠습니까! 첫 열매! 바라볼 때마다 주의 종은 흐뭇했을 것입니다. 바라볼 때마다 감사했을 것입니다.
 
    6절, “너희를 위하여 많이 수고한 마리아에게 문안하라” 마리아, 너희를 위하여 많이 수고한 마리아! 많이 수고했다고 말할 정도로 정말 많이 수고한 일군입니다. 더욱이 마리아는 유대인에겐 흔한 이름인데, 이 흔한 이름을 가진 평범한 여인이 교회를 위하여, 성도들을 위하여 온갖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7절, “내 친척이요 나와 함께 갇혔던 안드로니고와 유니아에게 문안하라 그들은 사도들에게 존중히 여겨지고 또한 나보다 먼저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라” 안드로니고와 유니아! 어떤 이들인가요? 그들은 사도들에게 존중히 여겨지고, 신앙이 존경받을 만했답니다. 사도들이 존경할 정도로 신실했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바울보다 먼저 그리스도를 영접한 이들입니다. 함께 감옥에 갇힐 정도로 바울과 함께 하며 교회를 세워간 일군들입니다.
 
    8절, “또 주안에서 내 사랑하는 암블리아에게 문안하라” 사랑하는 암블리아! 9절,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동역자인 우르바노와 나의 사랑하는 스다구에게 문안하라” 동역자인 우르바노, 그리고 사랑하는 스다구!
 
    10절, “그리스도 안에서 인정함을 받은 아벨레에게 문안하라 아리스도불로의 권속에게 문안하라” 인정받은 아벨레!
 
    11절, “내 친척 헤로디온에게 문안하라 나깃수의 가족 중 주 안에 있는 자들에게 문안하라.” 바울의 친척 헤로디온, 나깃수의 가족 중 주안에 있는 자들!
 
    12절, “주 안에서 수고한 드루배나와 드루보사에게 문안하라 주 안에서 많이 수고하고 사랑하는 버시에게 문안하라” 수고하는 드루배나, 드루보사! 많이 수고하고 사랑하는 버시!
 
    13절, “주 안에서 택하심을 입은 루포와 그의 어머니에게 문안하라 그의 어머니는 곧 내 어머니니라” 택하심을 입은 루포와 그의 어머니! 그 어머니는 자기의 어머니라고 할 정도입니다.
 
    14-15절, “아순그리도와 블레곤과 허메와 바드로바와 허마와 및 그들과 함께 있는 형제들에게 문안하라 빌롤로고와 율리아와 또 네레오와 그의 자매와 올름바와 그들과 함께 있는 모든 성도에게 문안하라”
 
    많이 수고하고, 많이 사랑하고, 많이 애를 쓰고, ... 누구를 위해? 그리스도를 위해! 교회를 위해! 참 좋은 성도들, 참 존경받을 만한 일군들입니다.
 
    주의 종으로부터 ‘사랑하는’, ‘많이 수고하는’, ‘인정함을 받은’, ‘동역자’, ‘수고하고 사랑하는 자’, ... 참 좋은 이들입니다. 나에게도 이런 분들이 왕중에서 26년의 목회 생활에 있습니다. 참으로 그리운 충성스러운 분들이 많습니다. 이름만 불러봐도 눈시울이 따뜻해지는 분들입니다.
 
    4.
    그런데 8절부터 보면 좀 독특한 표현이 등장합니다. “또 주 안에서 내 사랑하는 암볼리아에게 문안하라.” 앞 절에는 없던 ‘주 안에서’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 이후 계속해서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동역자인 우르바노’, ‘그리스도 안에서 인정함을 받은 아벨레에게’, ‘나깃수의 가족 중 주 안에 있는 자들에게’, ‘주 안에서 수고한 드루배나와 드루보사에게, 주 안에서 많이 수고하고 사랑하는 버시에게.’ ‘주 안에서 택하심을 입은 루포와 그의 어머니에게.’
 
    그리곤 계속하여 아순그리도, 블레곤, 허메, 바드로바, 허마, 그의 형제들, 빌롤로고, 율리아, 네레요, 그의 자매, 올름바, 모든 성도들을 부르고 있습니다.
 
    왜 어떤 이들에겐 ‘주 안에서’ 또는 ‘그리스도 안에서’가 그 앞에 붙어 있을까요?
 
    성서학자들에 의하면 오늘 본문의 이름들 중에 상당수가 노예의 이름이랍니다. 그럴 겁니다. 로마, 그 대도시엔 노예들이 더 많았으니 교회에도 그랬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 이름 사이사이에 등장하는 이름, ‘아리스도블로’는 헤롯대왕의 손자요 로마 황제 글라우디오의 친구로 고위권력층입니다. 또 ‘헤로디온’은 바울의 친척으로 유대인이며, 아마도 헤롯 집안의 사람으로 양반중에 양반입니다.
 
    ‘드루배나’와 ‘드루보사’는 ‘사치하다’는 뜻의 이름으로 돈 많은 부유한 자매로 보입니다. 그리고 ‘버시’, ‘블레곤’ 등은 평민의 이름이랍니다. 그 외 대부분은 노예들의 이름입니다.
 
    왜 이런 다양한 계층, 다양한 신분의 이름들을 거론하며 특별히 어떤 사람들 앞에는 ‘주 안에서’, ‘그리스도 안에서’를 붙인 것일까요?
 
    신분의 차이가 있었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로마 교회는 위대한 교회로, 이미 교회 안에서 사회적 신분의 차별을 극복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무엇으로? ‘주 안에서!’ ‘그리스도 안에서!’ 당시는 엄연히 귀족과 천민, 자유인과 노예, 상전과 하인이 존재하던 신분 사회입니다. 그럼에도 교회는 이것을 그리스도의 이름과 사랑으로 극복하였다는 것입니다. 이게 교회의 힘이요, 세상을 이길 수 있는 힘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삽시시오! 그래야 우리의 한계, 신분의 한계, 감정의 한계, 직업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 안에 거하지 못하면 우리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주 안에서, 그리스도 안에서 살아야 합니다!
 
    사회적 신분과 차별이 분명한데, 주 밖에선 내가 저이와 같이 앉아 있을 수 없습니다. 저렇게 미운 이를 어떻게 사랑한단 말인가요? 결코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주 안에서, 그리스도 안에서는 사랑할 수 있고, 용서할 수 있고 끌어안을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 그리 하셨기에.
 
    5.
    그런데 이들은 대체 무엇 때문에 그렇게들 살았는가요? 이들은 대체 누구인가요? 왜 그래야 했는가요?
 
    교회를 세우기 위해서! 그들은 모두 그 어려운 때 바울과 함께 교회를 세운 이들입니다. 사도 바울이 얼마나 이들이 자랑스러우면 로마 교회에 첫 편지를 쓰면서 그들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자기의 동역자였노라고, 자기의 보호자요, 형제자매라고, 인정받은 자라고, 사랑하는 자라고, 많이 수고했다고, 택함 받은 이라고, 심지어 나의 믿음의 어머니라고 소개하고 있겠습니까!
 
    나도 이러고 싶습니다. 때가 되면 내가 어렵고 힘들 때 힘이 되어 주었고, 충실한 일군이 되어 주었던 이들을 새삼 찾으며 온 교회와 세상 앞에 자랑스럽게 소개하고 싶습니다. 마침내 주님 앞에 갔을 때, 우리 주님 앞에서 자랑스럽게 이런 주의 일꾼들의 이름을 주님 앞에서 부르며 소개하고 싶습니다.
 
    교회를 무너뜨리고 어렵게 하고, 부끄럽게 하고, 분열시킨 이들이 아니라, 교회를 세운 이름들이라고! ‘하나님이 자기 피로 사신 교회를 치라’(행20:28)하신 그 교회를 지키고 세운 이들이라고 말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장차 여러분의 이름도 우리 교회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교회를 세우는 사람들의 이름으로 자리 잡기 바랍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알고, 겸손하고, 충성스러운 일군으로 여러분의 이름 석 자 불릴 때마다 사람들의 머릿속에 그렇게 이미지화되기를 바랍니다. 부족한 주의 종, 목사를 돕고, 성도들을 돕는 가운데 하나님께서 복 주시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그런 복된 이름 석 자 가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 교회 창립 115주년 주일입니다. 우리 역사에 얼마나 존경스러운 이름들이 많은가요? 이름 석 자 불릴 때 마음에 따뜻함이 전해져 오는, 그리운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요? 어렵고 힘든 시기에 교회를 세운 충실한 이들이 그립습니다.
 
    부디 우리도 교회를 어지럽힌 이름으로 남지 말고, 교회를 세운 축복 받을 이름으로 남읍시다. 교회를 당신의 몸으로 여기시는 예수님께서 그 왕중교회를 세워가는 충실한 이들에게 복에 복을 더하여 주시기를!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