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5:24-34)

[막]5:24 이에 그와 함께 가실새 큰 무리가 따라가며 에워싸 밀더라
[막]5:25 열두 해를 혈루증으로 앓아 온 한 여자가 있어
[막]5:26 많은 의사에게 많은 괴로움을 받았고 가진 것도 다 허비하였으되 아무 효험이 없고 도리어 더 중하여졌던 차에
[막]5:27 예수의 소문을 듣고 무리 가운데 끼어 뒤로 와서 그의 옷에 손을 대니
[막]5:28 이는 내가 그의 옷에만 손을 대어도 구원을 받으리라 생각함일러라
[막]5:29 이에 그의 혈루 근원이 곧 마르매 병이 나은 줄을 몸에 깨달으니라
[막]5:30 예수께서 그 능력이 자기에게서 나간 줄을 곧 스스로 아시고 무리 가운데서 돌이켜 말씀하시되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 하시니
[막]5:31 제자들이 여짜오되 무리가 에워싸 미는 것을 보시며 누가 내게 손을 대었느냐 물으시나이까 하되
[막]5:32 예수께서 이 일 행한 여자를 보려고 둘러 보시니
[막]5:33 여자가 자기에게 이루어진 일을 알고 두려워하여 떨며 와서 그 앞에 엎드려 모든 사실을 여쭈니
[막]5:34 예수께서 이르시되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으니 평안히 가라 네 병에서 놓여 건강할지어다 
 
 
    1.
    어느 집에 밤늦게 장난 전화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한 밤중에 갑자기 전화벨이 울려서 받으면, “거기 화장터지요?”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밤중에 재수 없게 어떤 녀석이야?”하고 화를 냈는데 그게 며칠 밤 계속되다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이거 뭔가 내게 암시하는 거 아닌가? 이러다 내가 갑자기 화장터 가게 되는 건 아닌가?”
 
    그러던 중, 어느 날 또 이런 장난 전화가 오자 이번엔 오기가 생겨 이렇게 말해줬답니다. “네, 화장터 맞는데요. 잘 해 드릴 테니 빨리 오세요. 바싹 구워드릴게요.”
 
    2.
    요 며칠 새 내 마음이 바싹 타들어갔습니다. 어디 나뿐이겠습니까?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의 마음이 다 타들어갔을 것입니다.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을 보며 바싹 타들어갔습니다. 아니 목사가 교인들에게 예배드리러 오지 말라고 해야 만 하는 이런 상황이 교회 역사에 또 언제 있었겠습니까?
 
   그런데 오늘 성경에도 이렇게 마음이 바싹 타들어간 한 여인이 등장합니다. 12년 동안 혈루병으로 고생하던 여인입니다. 혈루병, 부인병입니다. 드러내놓고 치료받을 수도 없고, 동정 얻을 수도 없는 부인병으로 혼자 고생하던 여인입니다. 더군다나 혈루병은 율법에 의해 부정한 병으로 치부되었기에 떳떳하게 치료받을 수도 없었습니다.
 
    나름대로 은밀하게 용하다는 의사는 다 찾아다녀 보았지만, 재물만 허비했을 뿐 병은 더욱 중하여졌습니다. 그것도 12년 동안 고생했다고 하니, 12년, 하늘의 수 3과 땅의 수 4가 곱한 숫자가 의미하듯 고생할 데로 다 했다는 뜻입니다. 지긋지긋하게 고생했다는 뜻입니다.
 
    이런 여인에게 무슨 인생 사는 재미가 있었겠습니까! 그야말로 바싹 타버린 인생, 인생이 하나도 즐겁지 않은 그런 여인입니다.
 
    이 여인이 어느 날, 소문을 하나 듣습니다. 예수라는 분이 계시는데, 그 분은 누구나 다 만나 주시고, 치료해 주신다는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그 분은 못 고치는 병이 없을 정도로 대단한 능력의 소유자라는 것입니다. 아직까지 그 분이 고치지 못했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소문을 들은 이 여인, 어떠했겠습니까? 더군다나 그 예수님이 자기 동네에 오셨답니다!
 
    마음이 뛰었습니다. ‘아, 나도 그 분을 만났으면 좋겠다’ 하는 열망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처지는 혈루병, 부인병으로 남들 앞에 나서기 창피한 병이었습니다. 어떻게 많은 사람들 앞에 공개적으로 나서서 고쳐달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창피한 마음에 주저앉곤 했습니다.
 
    그러다 여인은 한 가지 지혜를 생각해내었습니다. 소문을 들으니 언제나 예수님 주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밀려다닌다고 합니다. 그러니 그 군중들 틈에 끼어서 예수님께 접근하여, 슬쩍 예수님 옷자락에 손을 대면 되지 않을까요? 예수님은 워낙 능력이 대단한 분이니 그 분의 공력이 옷에도 배어있지 않겠는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자기 동네에 찾아오신 예수님께 용기를 내어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아니나 다를 까, 그 날도 큰 무리가 예수님을 에워싸며 가고 있었습니다. 이 여인은 기회다 싶어 그 무리 속에 끼었고, 그리곤 밀리는 척 하면서 예수님의 옷자락에 손을 슬쩍 대었습니다. 그것도 예수님 뒤에서 말입니다.
 
    그 순간, 여인은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자신의 몸에 이상한 기운이 흐르며, 자신이 치유 받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그날, 예수님의 옷자락에 손을 댄 사람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예수님과 몸이 부딪힌, 예수님 몸에 닿은 사람은 이 여인 밖에 없었을까요? 천만에!
 
    30절입니다. “예수께서 그 능력이 자기에게서 나간 줄을 곧 스스로 아시고 무리 가운데서 돌이켜 말씀하시되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 하시니 제자들이 여짜오되 무리가 에워싸 미는 것을 보시며 누가 내게 손을 대었느냐 물으시나이까 하되”
 
    예수님께서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 물으시니 제자들의 대답, ‘아니, 예수님,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에워싸고 밀고 당기고 있는데, 누가 내게 손을 대었느냐 물으십니까?’라고 대답했다는 것입니다. 한 두 사람이 아니란 뜻입니다.
 
    그런데 어째서 예수님은 이 여인의 터치만 느끼셨습니까?
 
    3.
    종종, 예배 중에 하나님의 은총을 입었다고 눈물짓는 사람들을 봅니다. 종종, 치유기도 시간에 하나님께서 자신을 치료해 주셨다고 고백하는 사람들을 봅니다. 주의 성전에 들어서기만 하면 마음이 평안해지며, 하나님의 크신 은혜와 은총을 느낀다고 하는 이들을 봅니다. 기도하기 위해, 예배하기 위해 마음을 정결하게 하고 앉기만 해도 그윽한 평강이 밀려온다는 이들을 봅니다.
 
    그럼에도 어떤 이들은 도무지 여기가 성전인지, 하나님의 성령께서 정말 살아 운행, 역사하시는 곳인지 감도 못 잡는 이들이 있습니다. 교회 성전에 들어서서 어떤 이는 눈물로 주님께 감격하는데, 어떤 이는 도리어 떠들고 두리번거립니다. 아무런 변화도 은혜도 받지 못합니다.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것일까요?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옷자락에 손을 대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예수님이 느낀 것은 단 한 명입니다. 어째서? 여인에겐 간절함이, 열망이, 순수한 믿음이 있었습니다. 열렬히 사모하는 심령이 그녀에게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그녀의 이 믿음이 믿음의 주인 예수님께 찡하고 통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말하길, “예수께서 그 능력이 자기에게서 나간 줄을 곧 스스로 아시고”합니다. 뭔가 자기와 통하여 자기 능력이 흘러나갔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은 무슨 힘으로 교회를 섬기는가요? 무슨 힘으로 세상을 이기는가요? 자기 건강? 자기 돈? 자기 권력? 어림도 없습니다. 예수님께 힘을 얻어 예수님의 교회를 섬겨야 합니다. 그게 건강한 성도의 비법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 힘을 얻으려면, 예수님과 통해야 하는데, 여러분은 예배 중에, 기도 중에 과연 예수님과 통하십니까? 과연 예배 중에 예수님은 그 수많은 사람들 중에 여러분을 알아보십니까? 예배당 한 구석에서 훌쩍 거리는 자신을 예수님이 알아보시던가요? 가족들 몰래 집 골방에서 기도하는 자신을 예수님은 느끼시던가요?
 
    오래 전에 여의도에서 빌리그래함 전도 대회로 100만명이 모였었습니다. 그 속에서 하나님께 기도를 올리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여기에 모인 이들만 100만명, 그들의 눈동자가 한 명당 2개씩이니 200만개! 우와 200만개 눈동자 속에서 과연 하나님은 나를 알아보실 수 있을까?”
 
    있습니다. 이곳에 얼마나 많은 전파가 들어와 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 전파를 잡을 수 있는, 통할 수 있는 주파수만 맞추면 얼마든지 알아볼 수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있어도 하나님과 통할 수 있는 사람, 따로 분명히 있습니다!
 
    어떤 이가 통할 수 있는가요?
 
    순박한 믿음, 열렬한 믿음, 반석 같은 믿음, 사모하는 심령! “믿음이 없이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지 못하나니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는 반드시 그가 계신 것과 자기를 찾는 자들에게 상주시는 이심을 믿어야 할지니라.”(히11:6) 이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늘 예수님~~~ 하고 간절한 심령으로 주 앞에 서십시오. 그때마다 주님께서 여러분을 느끼실 줄 믿습니다. 그 때마다 주님께서 여러분에게 은혜를 주실 줄 믿습니다. 그 때마다 예수님으로부터 힘과 능력을 공급받아 세상을 이기는 당당한 주의 백성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4.
    예수님이 느끼셔야 합니다. 불안하고 답답한 마음에 교회 나와 한 구석에서 고개도 들지 못하고, 마스크 쓰고 타는 심령으로 예배드리는 나를 주님이 느끼셔야 합니다. 그래야 주님과 통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내 사정이 주님께로 쑥 올라가고, 주님의 사랑과 능력, 치유의 손길이 따뜻하게 내게 임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이왕이면, 우리 주님께 예배하기 위해 이곳에 나오셨다면 예수님과 통하고 돌아가는 것이 훨씬 복스럽지 않겠습니까? 모두가 불안해하며 주님 앞에 나아가기 주저주저 함에도 결심하고 나왔는데 예수님과 통하지도 못하고 의미 없이 그냥 돌아간다면 얼마나 억울한 일인가요! 이렇게까지 나왔는데 주님께서 나를 느끼시지도 못한다면 그 얼마나 슬픈 일인가요!
 
    아니 집에서,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 때문에 교회도 못가고, 집에서 예배드리는데, 주님께서 자기를 돌아보시지도 않는다면, 주님께서 자기를 느끼지도 못하신다면 얼마나 슬픈 일인가요?
 
    통해야 행복한 것입니다. 서로를 느낄 수 있어야 행복한 것입니다. 성령의 교통하심이 활발해야 행복한 것입니다. 불통은 불행입니다.
 
    어느 목사님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부부세미나에서 어느 권사님에게 남편은 권사님에게 어떤 존재냐고 물었더니 서슴지 않고 ‘로또’라고 대답하더랍니다. 모두가 부러워서 ‘우와’하자, 그러더랍니다. “안 맞아요, 한 번도 안 맞아요.”
 
    사람들과는 설령 안 맞아도 하나님과는 맞아야 합니다. 하나님과는 통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느끼실 수 있는 그런 간절한, 그런 사모하는 영의, 그런 믿음의 코드로 마음의 손을 드는 가운데, 하나님과 찡하게 통하는 은혜와 축복이 늘 넘치기를 바랍니다.
 
    “이는 나 여호와 너의 하나님이 네 오른손을 붙잡고 네게 이르기를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를 도우리라 할 것임이니라.”(사41;13)
 
    주님이 내 손을 느끼실 때, 주님과 내가 통할 때, 주님께서 내 손을 꼬옥 잡아 주실 것입니다. 그 능력의 예수님께서 뻗은 내 오른손을 붙들어 주실 것이며, ‘내가 너를 도우리라’ 축복하실 것입니다.
 
    5.
    말씀을 마치기 전에 한 가지 확인할 것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왜 이 여인을 굳이 찾으셨을까요? 아, 부끄러운 혈루병으로 앓던 여인이 믿음으로 고침 받았구나 하면 그냥 가게 내버려두시지 왜 굳이 그 여인을 찾으실까요? 인사 받으려고 그러신 것도 아닌 것 같은데 ...
 
    33절, “여자가 자기에게 이루어진 일을 알고 두려워하여 떨며 와서 그 앞에 엎드려 모든 사실을 여쭈니”
 
    여인은 자신이 치료받았다는 사실보다도 옷자락에 슬쩍 손을 댄 그 사실조차 예수님께서 아셨다는 사실에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젠 모든 이가 보는 앞에서 모든 사실을 솔직히 털어놓았습니다.
 
    얼마나 창피했을까요? 여인으로 인내하기 어려운 고백이었을 것입니다. 또 얼마나 두려웠을까요? 율법에 의하면 그런 부정한 여인이 사람들 속에 끼어 있다는 것은 돌에 맞을 일이었습니다.
 
    이 모든 것을 다 아시는 예수님, 그럼에도 예수님은 왜 이 여인에게 창피하고도 두려운 고백을 하도록 했을까요? 예수님이 너무 지나치시지 않은가요? 그저 모른 척 하고 넘어가시면 될 것을 왜 구태여 찾아내어 고백하게 하시는가요?
 
    여인에게 필요한 것은 육체의 치유함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의 내면의 세계, 영혼의 구원도 필요하였습니다. 그날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 주위에 있었고, 예수님의 옷자락에 손을 대었습니다. 이 여인만 손을 댄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 순간, 주님은 느끼셨습니다. 주님의 그 예리한 필링(feeling), 그 감성에 어느 떨리는 손끝이 감지되었습니다. 그냥 보내서는 안 될 그런 떨리는 터치(touch)를 감지하셨습니다. 그래서 찾으셨습니다. 예수님은 온 백성을 사랑하고, 그들을 구원하기 위해 오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이 분이 어찌 그 떨리는, 간절한 손끝을 모르셨겠습니까!
 
    울고불고 아니 해도 주님은 여러분이 성전에 나아와 앉은 모습, 집에서 경건한 자세로 앉아있는 그것만 보아도 여러분을 아십니다. 그저 멍하니 앉아있는 것으로도 주님은 여러분을 아십니다. 한 구석에서 혼자 눈물 짓고, 한탄하는 것, 염려하는 것도 다 아십니다. 아픈 마음, 상한 심령으로 주님께 슬그머니 손을 대기만 해도 주님은 아십니다.
 
    그러기에 주님은 그 터치한 가녀린 여인을 찾으십니다. 모른 체 해 줄 수도 있었는데, 주님은 그래도 찾으십니다. 왜? 주님이 느끼시기에 는 그냥 보내는 것보다 뭔가 그녀에게 챙겨주고, 알려주고, 복을 주심이 더 좋을 것 같아서 그러셨습니다.
 
    특별히 그 여인이 잘못 알고 있는 사실을 반드시 고쳐줄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여인으로 고백하게 하고, 그리곤 이런 복을 확실하게, 그야말로 축복의 잔에 꽉꽉 눌러 담아 주셨습니다.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으니 평안히 가라 네 병에서 놓여 건강할지어다.”
 
    ‘내 옷자락이 너를 구원한 게 아니다. 너의 미신적인 자세, 옷자락에 손만 대어도, 그 옷에 능력이 배어있을 거야 하는 잘못된 생각, 그런 것으로 네가 고침 받고 구원 받은 것이 아니다.’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으니 평안히 가라. 네 병에서 놓여 건강할지어다!” 할렐루야!
 
    오늘도 이 성전에서, 또는 각자의 집에서 아픈 마음으로, 상한 심령으로, 두려운 맘으로 주님께 예배하며 손을 뻗는 이들을 우리 주님께서 붙들어 주시고, ‘아들아,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으니 평안히 가라. 네 병에서 놓여 건강할지어다!’ 축복하실 줄 믿습니다.
 
    6.
    ‘헨리 나우웬’이 캐나다 ‘데이 브레이크’라는 장애우 공동체에서 섬길 때, ‘디’라는 목사가 이곳을 방문하여 설교하기 위해 장애인들 앞에 섰습니다. 순간, 그는 매우 당혹스러웠습니다. 그곳에 수용되어 있는 사람들은 자기 몸 하나 지탱하기 어려운 중증 장애인이었습니다.
 
    이들에게 무슨 말부터 시작해야 할지 ‘디’ 목사는 참으로 난감하였습니다. 무슨 말을 해야 이들이 알아들을 수 있을까요? 설교단에 서서 한참을 망설이고 있는데 한 장애인 남자가 다가오더니 ‘디’ 목사의 손을 꼭 잡아주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에 용기를 얻은 ‘디’ 목사는 비로소 마음 문이 열려 그들에게 말씀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설교를 마친 다음 ‘디’는 자기 손을 잡아준 남자에게 고맙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남자가 온 몸을 쥐어짜면서 겨우겨우 이렇게 말했습니다. “손은… 잡으라고… 있는 겁니다.” ‘디’ 목사는 이 말이 예수님께서 자신에게 하시는 말씀으로 또렷하게 들렸다고 합니다. 손은 잡으라고 있는 것입니다.
 
    왜 하필 손을 잡으라고 하는 줄 아는가요? 그 손에 마음이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그 손을 통해 마음이 뭔가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 경험으로 볼 때 우리 몸에서 손이 제일 민감합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인사를 할 때 손을 잡습니다. 내 손을 뿌리치는 이는 내 마음을 뿌리치는 이입니다. 내 손을 잡기 원치 않는 이는 내 마음을 원치 않는 이입니다.
 
   그런데 요즘에 우리는 손을 잡지 못합니다. 이 얼마나 서운한 일인지 모릅니다. 아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이었는지 모릅니다. 옆 사람에게 약속합시다. ‘이 코로나 사태가 지나가면 진하게 손 잡아 드리겠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이 뒤숭숭하고 불안한 오늘의 현실 속에서도 주님께 진심의 손길, 사모하는 손길, 믿음의 손길을 내밉시다. 마음이 담긴 손길을 내밉싣. 그 손길을 주님께서 느끼실 것이고, 그 가녀린 손길을 꼬옥 붙잡아 주실 것입니다. 주님께서 여러분을 느끼시고, 은혜 베푸시기를!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