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한국장로신문)

중국 우한에서만 끝나는 일이 아니었다. 지금 대구를 포함해서 하루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전국적으로 수백 명씩 늘어나고 있다. 언제까지 이런 불안에 온 국민이 시달려야 할지조차 예측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2월28일 코스피 지수도1990선이 붕괴되고 미국의 다우지수도120년 역사상 최대의 낙폭을 기록했다. 통계청의 소비지표 역시9년 만에 큰 폭으로 감소하며 앞으로 경제적 삶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도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30조원이나 되는 경기 부양책을 추가경정예산과 함께 내놓을 예정이라 한다. 이 모두가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로 인해 파급된 어처구니없는 결과라 생각한다. 어디 이뿐인가. 코로나19가 삼킨 국가경제의 비상 상황은 우리 교회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대구지역 교회들은 급기야 집회를 자진 폐쇄하고 서울의 대형교회들도 이제는 주일예배의 문을 닫아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우리 교회는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인가? 먼저는 우리 교회들이 자신을 새롭게 점검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동안 우리가 놓쳤던 복음 전도에 대한 열심과 이웃에 대한 책임 있는 신앙인의 태도 등을 회복해야 한다. 우리는 교회와 신학의 공공성을 뒷전으로 내몰고 그저 교회의 규모만을 이기적으로 키우며 숫자에 함몰되어 왔다. 아담과 하와처럼 눈에 그럴 듯하게 보이는 것만을 추구하며 그것을 구하고 찾는 신앙의 왜곡된 행태를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 주님이 바르게 복음으로 가르쳤던 하나님 나라의 본질을 회복하는 개혁의 길로 우리는 더 나아가야 한다.

이제 교회 절기로는 재의 수요일(2월26일)을 지나 죄를 고백하며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을 묵상하는 사순절 기간이다. 고난으로 시작하는 사순절기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죽음에서 부활한 부활절이 그 지향점이다. 오늘 우리 국민이 예기치 못하게 겪고 있는 질병의 위험과 어려움을 그저 우리 교회 밖의 이야기로 취급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누가복음10:25-37)를 잘 안다. 예수님께 찾아 나왔던 율법교사는 율법을 잘 지켰다는 당당한 마음으로“내가 무엇을 해야 영생을 얻으리이까?”라고 묻는다. 예수님의 물음에 답하며 그는 다시 자기를 옳게 보이려고 묻는다. “그러면 내 이웃이 누구이니까?”(10:29) 주님은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 제사장과 레위인도 아니라, 도리어 선한 사마리아인이라 답해준다. 그렇다. “누가 내 이웃인가” 보다는“나는 누구의 이웃인가?”를 오늘 다시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그동안 어쩌면 주님이 원하는 때에 열매를 맺지 못하고 그저 잎사귀만 무성했던 무화과 나무였는지 모른다(막11:12-14). 지금 국가적으로 어려운 이 때에 우리 교회는 내 이웃을 바라보며 그냥 지나쳐 버려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 교회는 이 때에 선한 사마리아인이 가졌던 긍휼과 사랑의 마음으로 전염병에 대항하여 힘들어 하는 국민들에게 믿음을 주고 그들의 이웃이 되어야 한다. 만약에 우리가 이런 마음가짐을 갖는다면 우리 교회가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인지는 분명해진다. 교인들이 성수주일을 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 혹 가정에서 예배를 드려야 하느냐 하는 목회적 고민은 사실 문제도 안 된다.지금 우리 교회는 강도 만난 이들의 이웃이 되어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신종 코로나19의 공황 상태에서 모두가 빠르게 벗어나도록 국가의 시책을 돕고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기도해야 한다. 

전 국민이 처한 어려움을 우리 교회들이 함께 나누며 그 일에 동참하는 노력과 수고로 인해, 사순절이 끝나는40일 후에는 기쁨의 부활절을 우리 국민 모두가 맞이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