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예수님이 배를 타고 호수 건너편으로 가자고 하셨습니다. 온 종일 사역으로 너무나 피곤하셨는지 배에 타자마자 주무셨습니다. 그런데 배가 바다 가운데쯤 왔을 때 갑자기 무서운 바람이 미친 듯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커다란 파도가 사방에서 몰려와 배를 때렸습니다. 누군가가 ‘도대체 누가 이리로 가자고 했느냐?’고 소리치기 시작했습니다. 물에 빠진 나뭇잎처럼 배가 이리저리 흔들렸습니다. 배가 금방이라도 뒤집혀질 것 같았습니다. 배가 파도에 부서져서 산산조각이 날 것 같았습니다. 사람들과 물건이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며 쏠려 다녔습니다. 배보다 높은 파도가 부딪히면서 배 안에 물이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꼼짝없이 바다 한 가운데 수장될 것 같았습니다. 모두들 비명을 지르며 대책 없이 배를 꽉 붙잡았습니다.

 

그때 누군가가 예수님을 흔들어 깨웠습니다. 예수님은 너무나 피곤하셨는지 그 상황에서도 계속 주무시고 계셨습니다. “선생님! 선생님! 아직도 주무십니까? 선생님, 어떻게 좀 해보세요! 제발 저희를 좀 살려주세요!”

 

예수님은 아무도 없는 바다와 바람을 향해 말씀하셨습니다. “잠잠하라! 고요하라!” 마치 군대 상관이 부하에게 명령하듯 주인이 개에게 명령하듯 그렇게 명령하셨습니다. 그러자 놀랍게도 갑자기 사나운 바람이 멈추었습니다. 그렇게 미친 듯이 달려들던 파도도 유리바닥처럼 잔잔해졌습니다. 이윽고 예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어찌하여 그렇게 두려워하느냐? 너희 믿음이 어디 있느냐?”

 

예수님 말씀에 순종하며 살아도 광풍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가는 길에도 배보다 큰 파도를 만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이 함께 계셔도 배에 물이 가득하여 금방 가라앉을 것 같이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예수님을 신뢰하는 믿음이 없으면 눈 앞의 환경을 보고 두려움에 사로잡힐 수 있습니다.

 

예수님을 의지하는 믿음이 없으면 예수님께 책망을 받게 됩니다. 우리가 할 일은 두려워하지 않고 예수님을 깨우는 것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절망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하시는 일을 가만히 지켜보는 것입니다. 그분은 선생님이 아니라 온 세상의 주인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우리의 주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라(막5:36)”

 

 

네가 물 가운데로 지날 때에

내가 너와 함께 할 것이라

강을 건널 때에 물이 너를

침몰하지 못할 것이며

네가 불 가운데로 지날 때에

타지도 아니할 것이요

불꽃이 너를 사르지도

못하리니(사43:2)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