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2:23-3:15)
[요]2:23 유월절에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계시니 많은 사람이 그의 행하시는 표적을 보고 그의 이름을 믿었으나
[요]2:24 예수는 그의 몸을 그들에게 의탁하지 아니하셨으니 이는 친히 모든 사람을 아심이요
[요]2:25 또 사람에 대하여 누구의 증언도 받으실 필요가 없었으니 이는 그가 친히 사람의 속에 있는 것을 아셨음이니라
 
[요]3:1 그런데 바리새인 중에 니고데모라 하는 사람이 있으니 유대인의 지도자라
[요]3:2 그가 밤에 예수께 와서 이르되 랍비여 우리가 당신은 하나님께로부터 오신 선생인 줄 아나이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지 아니하시면 당신이 행하시는 이 표적을 아무도 할 수 없음이니이다
[요]3:3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느니라
[요]3:4 니고데모가 이르되 사람이 늙으면 어떻게 날 수 있사옵나이까 두 번째 모태에 들어갔다가 날 수 있사옵나이까
[요]3:5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느니라
[요]3:6 육으로 난 것은 육이요 영으로 난 것은 영이니
[요]3:7 내가 네게 거듭나야 하겠다 하는 말을 놀랍게 여기지 말라
[요]3:8 바람이 임의로 불매 네가 그 소리는 들어도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나니 성령으로 난 사람도 다 그러하니라
[요]3:9 니고데모가 대답하여 이르되 어찌 그러한 일이 있을 수 있나이까
[요]3:10 예수께서 그에게 대답하여 이르시되 너는 이스라엘의 선생으로서 이러한 것들을 알지 못하느냐
[요]3:11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우리는 아는 것을 말하고 본 것을 증언하노라 그러나 너희가 우리의 증언을 받지 아니하는도다
[요]3:12 내가 땅의 일을 말하여도 너희가 믿지 아니하거든 하물며 하늘의 일을 말하면 어떻게 믿겠느냐
[요]3:13 하늘에서 내려온 자 곧 인자 외에는 하늘에 올라간 자가 없느니라
[요]3:14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든 것 같이 인자도 들려야 하리니
[요]3:15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1.
    복음송 가수인 하덕규 집사가 만든 ‘가시나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 내 속엔 헛된 바램들로, 당신의 편할 곳 없네 / 내 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 당신의 쉴 자리를 뺏고 / 내 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시나무 숲 같네.”
 
    연인을 그리는 가사 같지만, 예수님을 영접하고도 여전히 자기 마음속엔 예수님 보다 세속적 욕망들이 더 많음을 아파하며 부르는 노래입니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참 기 막힌 가사입니다. 정말이지 우리 속엔 우리가 너무도 많습니다. 주님께서 거하시기 힘든 그런 곳이 우리 마음 같습니다.
 
    요즘엔 더한 것 같습니다. 모두들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에 마음을 뺏겨 전전긍긍하며 삽니다. 지금이 사순절 임에도 우리 마음 안엔 오로지 바이러스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아닙니다. 이젠 우리 마음을 가다듬어야 합니다. 예수님께 주목해야 합니다. 이 상황은 지나갈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영원하십니다. 예수님을 바라봅시다.
 
    2.
    유월절에 많은 사람들이 예루살렘에서 예수님의 능력 행하심을 보았습니다. 아마도 주님께서 몸이 불편한 많은 이들을 고쳐 주시고, 소경의 눈을 뜨게 하시며, 지체 장애자들을 온전케 해 주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자 2:23절에 “많은 사람이 그의 행하시는 표적을 보고 그의 이름을 믿었으나”라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능력 행함을 보고 예수님을 믿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어지는 24절에 보면 조금 이상한 내용이 나옵니다. “예수는 그의 몸을 그들에게 의탁하지 아니하셨으니” 왜 예수님은 당신의 몸을 그들에게 의탁하지 않으셨을까요? ‘우리는 당신이 하나님으로부터 오신 분임을 믿습니다.’하고 고백한다면, 예수님은 그들과 함께 어울리며, 함께 웃고 울고 했어야 하는데, 예수님은 그들에게 당신을 의탁하지 않으셨답니다. 왜 그러셨을까요? 아니 의탁하지 않으셨다는 게 무슨 뜻일까요?
 
    여기에 주목할 단어가 있습니다. 23절에 “믿었으나”라는 단어와 24절에 “의탁하지”의 단어는 동일한 단어입니다. ‘pisteo’ 스펠 하나 다름이 없는 똑같은 단어입니다. 그런데 23절에서는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었다로 번역하고, 24절에서는 예수님이 당신을 그들에게 의탁하지 않았다로 번역하였습니다.
 
    즉 사람들은 예수님의 능력 행함을 보고 예수님을 믿는다고 몰려나왔습니다. 자신들의 삶을 예수님께 의탁하겠노라고 몰려왔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도리어 그런 이들에게 자신을 의탁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들을 믿지 않으셨다는 것입니다. 왜 그러셨을까요?
 
    많은 경우 이렇게 해석을 합니다. 그들의 신앙은 능력을 체험하고 믿은 것이기에, 차분한 믿음이 아니라 짜릿한 경험에 의한 믿음이기에, 감정에 따라 언제든지 돌아설 수 있기에 그랬다고 해석을 합니다.
 
    그래서 체험을 하고 신앙을 갖게 된 이들을, 즉 눈으로 보고 믿은 이들을 한 수 낮게 봅니다. 말씀을 통해 가진 믿음은 성숙된 깊은 믿음이고, 체험을 통한 믿음은 얕은 믿음이라고 해석을 합니다. 나도 전에 그렇게 설교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사순절 들어서서 요한복음을 묵상하는 가운데 다른 안목이 내게 찾아들었습니다.
 
    3.
    이제 눈길을 3장으로 돌려봅시다. 3장엔 니고데모가 등장합니다. 니고데모는 바리새인이요, 유대인의 관원으로 산헤드린 의원이었고, 부자였으며, 백성의 선생 랍비였습니다. 한 마디로 부유한 지도층의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밤중에 예수님을 찾아와 대화를 하는데, 그 대화를 살펴보면, 뭔가 조금 이상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어떨 때는 동문서답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니고데모가 찾아와 말합니다. “랍비여 우리가 당신은 하나님께로부터 오신 선생인 줄 아나이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지 아니하시면 당신이 행하시는 이 표적을 아무도 할 수 없음이니이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뭐라 하시는가요?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느니라.”
 
    이 대화가 흐름이, 맥이 맞는 대화인가요? 서로 어긋나는 대화입니다. 아니, 니고데모의 말은 인사성의 말이기에 그렇다 쳐도, 예수님의 대답은 아무래도 어울리지 않습니다. 대화의 흐름도 모르는, 동문서답같이 튀어나온 말입니다. 왜 그러셨을까요?
 
    계속 보십시오. 니고데모의 말, “사람이 늙으면 어떻게 날 수 있사옵나이까? 두 번째 모태에 들어갔다가 날 수 있사옵나이까?”
 
    이에 예수님의 말씀,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느니라.”
 
    역시 뭔가 흐름이 껄끄러운 대화입니다. 이에 니고데모의 반응, “어찌 그러한 일이 있을 수 있나이까?” 그러자 예수님의 대답, “너는 이스라엘의 선생으로서 이러한 것들을 알지 못하느냐.” 예수님께서 조금 짜증나신 듯 한 반응이십니다. 왜 그러셨을까요? 왜 짜증을 내셨을까요?
 
    그러면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땅의 일을 말하여도 너희가 믿지 아니하거든 하물며 하늘의 일을 말하면 어떻게 믿겠느냐? 하늘에서 내려온 자 곧 인자 외에는 하늘에 올라간 자가 없느니라.”
 
    ‘나는 살고 싶다’란 영화가 있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인데 이런 장면이 나옵니다. 한 노파의 살해범으로 ‘바바라 그레함’이 체포되었습니다. 그녀는 끝까지 무죄를 주장했지만, 결국 사형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간수 두 사람이 그녀를 붙잡고 가스실로 가면서 말했습니다. “미스 그래함, 의자에 앉은 후 약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면 천천히 하나부터 열까지 세세요. 그러면 고통이 덜할 겁니다.” 그러자 그레함이 말합니다. “죽어본 적도 없는 당신이 그걸 어떻게 압니까?”
 
    죽음 너머의 영원한 세계, 하늘나라에 대해 가장 정확하게 알려줄 수 있는 이는 누구인가요? 이 세상에 예수님 밖에 없습니다. 예수님 당신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하늘에서 내려온 자 곧 인자 외에는 하늘에 올라간 자가 없느니라. 하늘에 있다 내려오신 이 예수님만이 우리에게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 천국이 있음을 증언해 주실 수 있습니다.
 
    이 예수님께서 이렇게 결론 내리십니다.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든 것 같이 인자도 들려야 하리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든 것이란 무엇이냐 하면,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 생활을 할 때, 길이 험하다고 불평을 늘어놓으며 지도자 모세를 공격하고, 불신의 태도를 보이자, 하나님께서 불 뱀들을 보내셨고, 이에 사람들은 불 뱀에게 물려 죽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백성들이 모세에게 나아와 부르짖으며 회개하자, 하나님께서 구리 뱀을 만들어 장대에 높이 달게 하였고, 누구든지 그 구리 뱀을 쳐다보면 죽지 않고 살게 하였습니다.

    그러니까 이 장대에 높이 달린 구리 뱀은 십자가의 상징이었습니다. 죽음의 위기에 빠진 이들 중 누구든지 쳐다만 보면 산다는, 믿음과 순종, 그리고 구원의 상징, 십자가를 믿기만 하면 구원을 얻는다는 바로 그 의미와 같은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은 결론 내리시기를 십자가에 당신이 달릴 것이며, 그것을 바라보는 자, 믿는 자는 구원을 얻어 영생을 얻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4.
    자, 그렇다면 이제 우리 다시 초점을 재조정합시다. 2장 끝에서 표적 행함을 보고 믿겠노라고 몰려온 사람들을 예수님께서 신뢰하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왜 그들을 신뢰하지 않으셨는지 정확한 이유가 드러나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3장에 들어서자마자 니고데모가 등장합니다. 2장 끝에 있었던 사건들도 예루살렘에서 있었던 일이요, 3장의 니고데모도 역시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있을 때의 일입니다. 그러니까 2장과 3장 사이에는 짧은 며칠간의 시간 차이만 있을 것입니다. 아니, 어쩌면 당일밤 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3장에 들어서며 접속사가 1절에 ‘그런데’라고 하여 앞 장의 내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요한복음은 본래 원문에 장, 절 구분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2장 끝 절과 3장 첫 절은 구분 없이 그냥 쭉 이어져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여기서 우리가 추론할 수 있는 것은 2장 끝부분에서 예수님이 사람들을 신뢰하지 않은 이유, 그들을 믿지 않는 마음 상태가 그대로 3장으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지만, 몰려오는 이들을 신뢰하지 않는 예수님, 뭔가 불편한 마음을 품고 계시는데, 밤중에 니고데모가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인사를 하는데, 2장 끝 부분에 몰려왔던 그 사람들과 똑같은 맥락의 인사를 합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지 아니하시면 당신의 행하시는 이 표적을 아무라도 할 수 없음이니이다.’ 역시 표적 운운(云云)입니다.
 
    이에 예수님은 기회다 싶으신지 당신의 속마음을 뜬금없이 내뱉으십니다.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느니라... 이게 예수님의 주관심사였습니다! 표적, 이적, 기적 그 보다 더한 것을 보고 믿는다는 것, 의미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정말 신뢰할 수 있는 이는 거듭난 사람입니다!
 
    어떻게 거듭나는가요? 물과 성령으로! 이것이 정확히 무얼 의미하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물세례가 포함되며, 동시에 성령으로도 세례를 받아야 함을 뜻합니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될 수 있는가요? 물과 성령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방법은 어디에 있는가요?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본문에서 예수님이 이끄신 것이 바로 구리 뱀처럼 높이 들린 십자가입니다. 십자가의 의미를 알고, 그 십자가를 믿고, 십자가를 붙들 때 그는 물과 성령으로, 눈물과 뜨거움으로 거듭납니다. 그 십자가에서 엄청난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고 전의 자기는 죽고 십자가 밑에서 새 인생을 시작합니다. 단순히 기적을 보고 믿습니다 하는 차원이 아니라, 완전히 자신은 죽고 ‘아 하나님의 사랑이 바로 이것이었군요!’ 하며 새로운 차원의 삶을 시작합니다.

    그게 거듭나는 것입니다! 머리로만 믿습니다 하는 것이 아니라 감성, 마음, 자기의 온 삶을 던져 감격하여 주 예수를 영접하고 믿는 것, 주 예수를 위해 사는 것, 그게 거듭나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이 고백한 것처럼, 이제는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는다고 고백할 수 있는 것, 그게 거듭난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예수님은 이런 이들을 신뢰하십니다. 이런 이들에게 당신을 맡깁니다.
 
    보라, 니고데모, 유대인 사회의 지식인인요, 지도층이요, 부자요, 존경받는 그룹의 사람입니다. 이 사람이 예수님을 믿는다고 나왔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은 니고데모에게 자신을 맡기지, 의탁하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성경을 보면 예수님은 겟세마네 동산에서, 그 아프고 괴로운 시간에 그 못난 제자들에게 당신을 의탁하십니다.   ‘나를 위해 기도해 다오, 나와 함께 깨어 기도하자.’ 아니 그러한 위기 때에는 그 잘나고, 대단하고, 위세 있는 이에게 의탁할 일이지, 어째서 그 못난 제자들에게 의탁하시는 걸까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사회적으로는 못난 제자들이지만, 그들은 거듭났고, 사회적으로 대단한 지위이지만, 니고데모는 거듭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니고데모 정도의 수준도 훌륭한 종교인입니다. 그는 예수를 적대시한 것이 아니라 믿었습니다. 부자요, 학자요, 지도자요, 권세자가 예수를 믿으니 얼마나 뿌듯한가요! 아 우리 교회에 국회의원 집사, 재벌 집사가 있다면 얼마나 뿌듯하겠습니까!
 
    그런데 실지 예수님이 요구하시는, 예수님이 당신의 몸을 의탁하기 원하시는 수준, 그런 차원의 성도는 별도로 있습니다! 니고데모 수준으로도 훌륭하지만, 그러나 주님이 원하시는 것은 그게 아닙니다. 다른 차원의 그리스도인이 있습니다. 정말 물과 성령으로 거듭난 차원의 그리스도인이 있습니다. 예수님이 당신을 의탁할 정도의 그리스도인은 따로 있습니다!
 
    모태신앙인 어떤 청년이 미국에 유학을 갔는데, 한 기도 모임에 소개 받아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첫 모임에서 자기가 모태신앙자라고 소개를 하였더니 그 모임의 리더인 자매가 그 청년에게 이렇게 묻는 것이었습니다. “Are you a real christian?” 너 진짜 그리스도인이냐?
 
    거듭나지 않고도 그리스도인이라고 하는 이가 많습니다. 육으로 난 것은 육이요 하는데도 육으로 난 것으로 다 된 줄 아는 이들이 많습니다.
 
    거듭난 사람, 성령의 사람입니다. “바람이 임의로 불매 네가 그 소리는 들어도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나니 성령으로 난 사람도 다 그러하니라!”
 
    이런 자유로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가 하면 저렇고 저런가 하면 이렇고 ... 그러나 그에겐 분명한 예수가 있고, 주를 위한 눈물이 있고, 헌신과 섬김이 있습니다. 주 안에서 참 자유를 누리며,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는 그런 이들이 있습니다. 거듭나셨습니까?
 
    언제 거듭나셨습니까? 잘 모릅니다. 은혜 받고 감격하고 인생의 최대 결단을 하여 거듭난 이들도 많지만,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언제 거듭났는지도 잘 모릅니다. 그래서 이단들이 공격할 때 자기가 태어난 것도, 거듭난 것도 모르냐고 공격을 받습니다. 양 목사, 나는? 나도 언제인지 정확히 모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나는 거듭났습니다!

    성경은 이렇게 말합니다. 바람이 임의로 불어 어디서 어디로 가는지 모르지만 분명히 바람의 역사는 있는 것처럼 성령으로 난 사람도 이와 같답니다.
 
    경건 생활에 충실하십시오. 하나님께 예배드림에 충실하십시오. 기도 생활에 충실하고, 말씀의 묵상과 섬김의 삶에 충실하십시오. 어느 순간에 바람이 자유롭게 불어 역사를 일으키듯이 어느 순간에 성령이 나를 들어 올릴 것이며, 십자가 앞으로 데려갈 것이며, 어느 순간에 자신이 거듭났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어느 순간에 눈물 쏟게 하실 겁니다. 어느 순간에! 
 
    5.
    니고데모, 어떻게 되었을까요? 3장에서 예수님과 니고데모의 대화가 시작되었는데, 이 니고데모가 어떻게 되었는지 이후에 기록이 없습니다. 그냥 니고데모는 사라집니다.
 
    다른 부분들을 보면, 예수님을 찾아와 대화를 시작한 이들은 대개 끝맺음이 분명합니다. 부자 청년, 예수님께 나왔다가 재물이 많음으로 근심하며 돌아갔더라 하며 돌아갔다고 하는데, 니고데모는 집에 갔다는 기록도 없고, 잠이 들었다는 기록도 없습니다. 잘 알겠다는 기록도, 안녕히 계세요 란 기록도 없습니다.
 
    이런 우스개가 있습니다. 어느 목사님이 삭개오를 설교한다고 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예수님이 지나가신다는 말을 듣고 니고데모는 키가 작아서 할 수 없이 나무 위로 올라갔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잘못 되었습니다.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요?
 
    이렇게 이어갔습니다. “그러자 잠시 후, 더 키가 작은 삭개오가 나타나더니 나무 위에 올라간 니고데모를 보고 말했습니다. ‘야, 거긴 내 자리야. 너 내려와.’ 그래서 니고데모는 내려와 창피해서 사라져 버렸습니다.” 니고데모는 어디로 갔을까요?
 
    신자 비스므리하게 출현했던 니고데모, 어디로 갔나요? 시험 들어 아예 떠나버리고 말았나요? 창피해서 그 다음부터 바깥출입을 안했는가요?
 
    니고데모는 그 뒤, 요한복음에 2번 더 나타납니다. 7:50절 이하에 예수님을 체포하려는 동료 바리새인들에게 예수님을 옹호하는 변론을 하고, 19:39절에 예수님의 시신을 장례지내기 위해 몰약과 침향 섞은 것을 백 근 들고 나타납니다.
 
    무슨 메시지인가요? 드디어 예수님께서 니고데모에게 당신의 몸을 의탁하십니다. 다시 말해 니고데모는 그 후, 예수님의 제자로 성장하였다는 겁니다. 언제? 어떻게? 아무도 모릅니다. 바람이 임의로 불되 역사는 분명한 것처럼, 정확한 때와 시기는 모릅니다. 그러나 성령은 분명 그를 거듭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시고 예수님께서 신뢰하는 제자로 만드십니다.
 
    거듭나야 합니다. 머릿속으로만 예수님을 영접하지 말고, 온 마음으로, 삶으로 예수님을 영접하십시오. 경건의 훈련을 합시다. 바람 같은 성령이 언제 불어 나를 변화시킬지 모릅니다. 그러나 의지하는 자, 꾸준히 경건의 훈련을 해 가는 이는 어느 순간, 성령께서 거듭나게 하셨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온통 빼앗겼던 우리의 마음과 정신을 이제는 예수님께로, 십자가의 예수님께로 돌립시다. 묵상하고 묵상하며, 찬송하고 찬송하며, 기도하고 또 기도하며 거듭난 성도의 반열에 우리 모두 굳게 섭시다.
 
    사랑하는 여러분, 예수님이 신뢰할 수 있는, 예수님이 당신의 삶을 의탁할 수 있는 거듭난 그리스도인으로 성장하고, 그리 살아가기를!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