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하늘나라보리가 전합니다

국제/국가정책이 개인의 삶과 이렇게 장단을 맞춰 어우러진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지난 한주안에는 일년 치 분량의 사건들로 빼곡합니다.

코로나 판데믹 선언한지 딱 1주일, 1년 전부터 기대하며 준비해 왔던안식월 길이 턱하고 막혔습니다. 벵국에서의 10년의 사역을 마무리하며, 뉴질랜드에서 6개월간 훈련을 받고자 했는데 뉴질랜드 국가봉쇄령이 떨어진 것입니다. ‘갑자기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함에 적응이 되기도 전 태국에서 급한 소식이 날아 왔습니다. 보리를 기숙사(호스텔)에서 가능하면 빨리 빼내라고 것이었습니다. 보리를 데리러 태국에 가기 위해 예매해 놓았던 항공권을 엿새 뒤로 앞당겼습니다. 3주뒤에 나갈 계획을 엿새 안에 해결하기 위해 정신육신 분주한 때에 또 다른 소식이 도착했습니다. 미국에 있는 나라의 기숙사가 폐쇄되기에 귀국을 권고하는 내용이었습니다.억지로 학교에 남을 수는 있었지만 하루가 다르게 상황이 악화되는 미국에서6개월을 나라 홀로 버티는 것은 무리였습니다. 바로 다음주로 귀국 비행기표를 예약했지만 벌써 가격은 두 배로 뛴 뒤였습니다. 그리고 그 날이 채 저물기도 전 저희부부의 태국행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한 소식이 날아왔습니다. 이어 바꿔놓았던 태국행 항공권이 취소되었다는 연락을 접했습니다.

그렇게 다양한 종류의 강 펀치를 정신 없이 맞으며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벵국 출발 한국행 경유지 국가들이 하나 둘 길을 막히더니 결국 고립이 되고 말았습니다. 태국 또한 비상사태 선포로 보리 또한 고립이 되고 말았습니다.나라 또한 출국직전 항공기가 취소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조마조마한 시간을 보내다 드디어 나라는 지난 25일 귀국 비행기를 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일본을 경유하여 가게 되는 불안했던노선을, 항공사가 경유 도중 항공편을 바꿔주는 희열을 맛보기도 했습니다.

보리는 친구 어머니의 배려로 친구 집에서 지낼 수 있게 되었고 또 많은 주위 분들의 따듯함에 꿋꿋하게 태국에서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마침 태국이 한시적으로 나갈 길을 열어주었고 보리의 귀국중 동행해 줄 가족도 소개 받았습니다. 바뀐 정책으로 미성년자 홀로 항공권 구입조차 할 수 없었지만 이 또한 주위 분의 배려도 잘 해결되었습니다. 비행기가 뜨는 날까지 가슴 졸이며 그저 아무 일도 없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불가능한 벵국은 공포감의 확산으로 2주간 학교를 포함한 거의 모든 기관의 폐쇄되고 집안에 머물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벵국 사람들과 함께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팀원들을 뒤로하는 것이 참 마음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아이들이 모일 한국으로 발걸음을 옮길 때 인 듯 합니다.

이 난국에 우리의 안식월은 어디론가 훨훨 날아가는 듯 보입니다. 어디로 끌려가고 있는지 또 어디에 떠 있는지 조차 모르는 이 혼돈의 때에 영혼의 닻 되시고 방향타 되시는 ㅈ님을 의지함으로 갈 길을 가게 하시기를 소원합니다.

2020 코로나가 창궐하는 사월의 어느 밤에아름다운 하늘나라 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