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좋아하는 동화 중에 ‘걸리버 여행기’라는 책이 있습니다. 주인공이 소인국이나 거인국을 방문하는 내용이라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매우 흥미진진한 소설입니다. 사실 이 책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동화라기보다는 당시 사회의 부조리를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해 비꼬는 정치적 풍자소설입니다.

 

어느 날 걸리버는 배의 전속 의사가 되어 항해를 떠나게 됩니다. 배가 암초에 부딪혀 난파된 후 깨어나 보니 몸은 묶여 있었고 주위에는 10cm정도 되는 사람들이 사는 릴리퍼트라는 소인국이었습니다. 이 나라는 정치인들이 두 당파로 나뉘어져서 싸우고 있었는데, 각자 구두의 굽이 높은 굽이냐 혹은 낮은 굽이냐에 따라 당파가 갈라졌습니다. 그리고 그 나라는 이웃 나라와 싸움을 하는 중이었는데, 그 전쟁의 발단은 달걀을 깰 때 볼록한 쪽을 깨느냐 뾰족한 쪽을 깨느냐의 문제였습니다.

 

정치인들이 하루 종일 격론을 벌이며 싸우는 문제가 구두 굽 높이에 관한 문제이며,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이웃나라와 전쟁을 벌이는 문제가 계란을 어느 쪽으로 먹어야 하는지의 문제였습니다. 더구나 그들의 키는 손가락 만큼 작은 나라 즉 모든 세계가 너무나 작고 좁은 소인국이었습니다. 너무나 우스꽝스러운 모습인지라 아이들도 이 소설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소인국 이야기는 우리의 현실을 비쳐주는 거울 같은 이야기입니다.

 

한 때 가까운 사람들과 옥신각신하며 다투었던 문제들을 시간이 지난 뒤에 가만히 돌아보면 별 것도 아닌 것 때문에 왜 그렇게 다투었을까 부끄러워지는 일들이 종종 있습니다. 마음을 졸이며 힘들어 했던 것들도 세월이 흐른 뒤에 생각해보면 아무 것도 아닌 것을 위해 내가 왜 그렇게 집착했는지 후회가 되는 경우가 흔히 있습니다. 한 때 중요한 것처럼 매달렸던 것들이 구두 굽의 높이에 관한 문제였으며, 계란의 어느 쪽을 깨뜨려야 하느냐의 문제였습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분별할 수 있는 능력, 무엇이 보다 더 중요하고 가치 있는 지를 깨달아 알 수 있는 지혜가 절실합니다. 지난 5월 21일(목)의 큐티 본문(새벽기도회 본문)인 시편 19편에서는 세상을 만드신 하나님의 말씀을 기록한 성경이 얼마나 놀라운 능력이 있는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둔한 자를 지혜롭게 하며, (무엇이 유익한지를) 깨닫게 하며, (무엇이 옳고 그런지 알 수 있도록) 눈을 밝게 하며, (무엇이 악하고 선한지를) 가르쳐주며...” 그래서 순금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더 좋아하는 것이 지혜로운 삶입니다. 송이꿀보다 더 말씀을 사모하는 것이 복된 삶입니다.

 

금 곧 많은 순금보다

더 사모할 것이며

꿀과 송이꿀보다

더 달도다(시19:10)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