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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을 향한 근심과 구원은총에 대한 감사 |
| 개성에서 식량지원을 협의하고 돌아와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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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은 이스라엘 민족을 생각할 때마다 큰 근심이 있는 것과 마음에 그치지 않는 고통이 있는 것을 그의 양심이 성령 안에서 증거 한다는 아픈 고백을 한 일이 있습니다(롬 9:1). 한반도에 살고 있는 우리민족은 모두가 민족 분단의 아픔을 안고 살면서 근심과 고통의 63년의 세월을 보내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는 지난 주간에 개성을 방문하여 조선그리스도교연맹 지도자와 식량지원을 위한 협의를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종로에서 출발하여 50분 만에 판문점에 도착하여 월경 수속을 마치고 9시 30분에 개성에 도착하였습니다. 10시 30분경에 출발하여 11시에 선죽교 옆 호텔 회의실에서 회의를 하였습니다. 회의를 마치고 점심식사도 맛있게 먹고 잠시 휴식 시간을 가지는 동안 호텔 정원을 거닐면서 깊은 상념에 사로잡혔습니다. 약 50m 거리에 선죽교가 있었는데 그 규모나 보존상태가 너무나 초라해서 기대했던 사람들을 실망하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700여 년 전 고려조의 멸망과 이씨 조선의 창건의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서 고려의 충신 포은 정몽주와 새 나라를 건국하려는 개혁 세력의 중심이었던 개국공신 이방원과의 갈등과 협상과 회유와 충절이 함께 얽혀있는 역사적 현장에서 역사적 교훈을 찾으려고 고심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학생시절 외웠던 시조 삼수(三首)를 읊으면서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역사의 파편들을 붙잡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오백 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보니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 데 없네 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길재)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랴 만수산 드렁 칡이 얽혀진들 그 어떠하랴 우리도 이같이 얽혀져 백 년까지 하리라”(이방원)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 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임 향한 일편단심 가실 줄이 있으랴”(정몽주)
이러한 단가(短歌)를 읊조리며 고려조의 충신 야은 길재가 황폐한 고려조의 오백년 도읍지를 말을 타고 돌아보면서 산은 옛 산이요 강은 옛 강이 유유히 흐르건만 왕씨 왕조인 고려조의 왕족들과 귀족들과 충신들과 백성들은 모두 사라지고 없음을 한탄합니다. 고려조 오백 년의 그 화려함도 일장춘몽으로 끝나버린 것을 슬퍼하며 권력의 무상함을 새삼스럽게 느끼면서 자신의 충절을 다짐한 노래였다는 생각을 하면서 발길을 돌렸습니다.
포은 선생의 학문과 경륜과 충성심이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왕국이 무너지는 역사적 혼란기에 개혁을 부르짖으며 새나라 건설을 위해서 긴박하게 움직이는 이성계와 그 아들 방원과 함께 하는 세력 간의 충돌은 불가피한 역사적 현실이었다고 봅니다. 우리는 윤리적 가치와 정치적 현실이라는 틈바구니에서 이것이냐 저것이냐를 가름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선죽교 앞에서 포은 선생을 생각하면서 그 분의 훌륭함과 충절을 배우는 것으로 감사하였습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가운데 남북교회간의 협력문제를 협의하고 귀경하는 길에 군사분계선을 넘어서 대한민국의 땅으로 들어서는 순간 감사한 마음과 함께 굶주리는 북한 동포들 때문에 일어나는 눈시울이 뜨거운 야릇한 감정을 힘겹게 다스리게 되었습니다. 우리 일행은 사람은 자고로 줄을 잘서야 한다는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북한의 우리 동포들이 무슨 잘못이 있겠습니까? 그들이 지도자를 잘못 만난 것과 줄을 잘못 선 것과 그때 그 곳에서 태어났고 그 곳에 살았기 때문에 오늘 이렇게 굶주리게 된 것을 생각하면서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은 특별히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살아야만 한다는 생각을 나누었습니다.
2008년 추수감사절을 맞아서 우리나라에 복을 내려주시는 하나님께 특별한 감사를 드리고 60년간 우리교회를 인도해주시고 건강하게 자라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아름다운 교회에서 행복한 목회를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하나님과 성도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2008 추수감사절에,
교회 60년 역사편찬을 감사하면서 작은 종 손 인 웅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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