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보서 1:14-17) 
 
1.
요즘 TV. 뉴스, 볼만하신가요? 작년 한 해 내내 추한 정치 뉴스로 짜증을 폭발시키더니 올 해 들어서선 더욱 더 불편하고 맘 아프고 비통한 뉴스들이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아기들과 어린 아이들을 향한 비정한 부모와 어른들의 학대 뉴스를 볼 때마다 고만한 손주가 있어서 그런지 더욱 더 마음이 아프고 비통합니다. 이젠 그와 관련된 뉴스조차 외면하게 됩니다. 어찌 사람들이 그렇게 악해지고 강퍅해졌는지 맘이 아픕니다.
 
왜들 그러는 걸까요? 왜 그렇게까지 학대하고, 살인하고, 기를 쓰며 그런 몹쓸 짓을 하는 걸까요? 이유는 하나겠죠. 자기는 행복해지겠다는 거겠죠. 자기 행복을 위해 남을 때리고, 자기 행복을 위해 남의 것을 빼앗고, 자기 행복을 위해 다른 사람을 우습게보고 학대하고 심지어 죽이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정말 이렇게까지 해서 행복을 얻을 수 있을까요?
 
2.
천만의 말씀입니다. 오늘의 말씀은 우리에게 아주 강력한 메시지를 줍니다.
 
14절, “오직 각 사람이 시험을 받는 것은 자기 욕심에 끌려 미혹됨이니” 우리는 시험을 왜 받습니까? 자기 욕심 때문에 그렇다. 자기 욕심이 없으면 시험도 없습니다. 욕심이 있기에 시험을 받고 흔들립니다.
 
‘욕심에 끌려 미혹됨’은 어떤 상태인지 아는가요? 고기가 낚싯밥에 이끌려 미혹되는 것을 뜻합니다. 흔들리는 미끼, 그저 눈 딱 감고 한 입 덥석 물어버리면 자기 것이 될 것 같아 그걸 떨쳐버리지 못하고 보고 또 보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계속 그 주위를 빙빙 돕니다. 그냥 스쳐 지나가 버리면 될 것을 그 주위에 머물러 서서 계속 보고 또 보고, 미련을 갖습니다. 그냥 떠오르는 생각, 감정이 있으면 그냥 지나가게 하면 되는데 그걸 자꾸 자꾸 쳐다보고 생각하고 상상하고 ... 미혹당하는 겁니다.
 
미혹당하면 판단력을 잃습니다. 오로지 그것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정의이고, 그것을 쟁취할 수 있을 때 공의가 사는 것으로 여깁니다. 자기 욕심이 채워질 때 행복이지, 그것이 채워지지 않으면 불행입니다. 그것을 채우는 데 도움이 되는 이는 친구이고, 장애가 되는 이들은 모두 적입니다.
 
우리 사회가 다 이렇게 뭔가에 미혹당한 느낌입니다. 모두들 자기 유익을 위해서만 소리칩니다. 자기 유익에 반대가 되면 결사적으로 대듭니다. 법치주의 나라임에도 법이 이럴 수도 저럴 수도 긴급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습니다. 왜? 자기 유익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제멋대로입니다. 많이 배운 이든, 못 배운 이든 모든 판단력의 기준은 자기 유익입니다. 자기에게 불편하고 불이익이 되면 그건 무조건 악입니다.
 
젊은 시절에 나는 누구를 만나든 설득시킬 자신이 있었습니다. 내가 정의에 서 있다면, 그 누구든지 설득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내가 옳은데 왜 못하겠습니까?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깨달은 것인데, 그게 그렇지 않더라구요. 아무리 설득을 해도 안 통하는 이들이 있더라구요.
 
분명히 그건 틀린 것인데 끝까지 고집을 부리더라구요. 아무리 논리적으로 설득을 해도, 이해 못하더라구요. 아니 이해를 못하는 게 아니고 받아들이지 않더라구요. 아무리 논리적, 합리적으로 설명을 해도 끝에 가서 수긍 하는 게 아니라 ‘그래, 너 잘났다.’합니다. 왜? 미혹 당했기에! 그저 자기 입장에서만 봅니다.
 
우리나라 정치하는 이들을 보아도 그렇습니다. 여당과 야당의 차이를 아십니까? 여당은 무조건 대통령이 옳고, 야당은 무조건 틀렸습니다. 이것은 정권이 바뀌면 사람만 바뀔 뿐 자세는 늘 똑같이 반복됩니다. 지금의 집권당이 하는 행패, 사실 낯설지도 않습니다. 적폐요? 자기가 권력을 잡아보지 않아서 그렇지 다 똑같습니다. 전에 많이 보던 모습들을 똑같이 반복 연출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신 적폐입니다. 여든 야든 사람들만 바뀌었을 뿐입니다.
 
왜 그런가요? 자기네 욕심, 자기네 집단 이기주의가 정치의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진리, 진실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결코 아닙니다. 그것이 기준이 아닙니다. 자기네 정치 집단의 이익이 기준입니다. 성경적 표현으로 한다면 자기 욕심에 미혹 당했기 때문입니다.
 
보십시오, 15절,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 우리 한글 성경에는 없는데, 헬라어 본문에는 15절 맨 앞에 ‘eita’(에이타)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그 뜻은 ‘그 다음 단계로’ ‘그 다음에’ 입니다. 그리고 ‘욕심’이란 단어 앞에 정관사가 붙어 ‘그 욕심’이라고 되어 있어서 뜻이 분명하게 앞의 14절과 이어집니다.
 
욕심에 끌려 미혹 당하면, 그 다음 단계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하면, 그 욕심이 잉태하여 죄를 낳고, 그 죄가 자라서 사망을 낳는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살면서 어찌 욕심이 없겠습니까? 그러나 그 욕심이 합당치 않은 것이라면 그저 스쳐 지나가는 것이 지혜롭습니다. 그 욕심 주위에 계속 맴돌면, 죄를 잉태하게 될 것이고, 그것은 결국 행동으로 옮겨질 때 사망으로 이끌어 지게 됩니다. 욕심이 잉태하여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하여 사망을 낳느니라!
 
3.
그런데 조금 이상한 말씀이 이어 나옵니다. 16절,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속지 말라.” 갑자기 뭘 속지 말라는 것인가요? 이를 이해하려면 그 다음 절 17절과 연계하여 해석해야 합니다. “온갖 좋은 은사와 온전한 선물이 다 위로부터 빛들의 아버지께로부터 내려오나니 그는 변함도 없으시고 회전하는 그림자도 없으시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온갖 좋은 은사와 온전한 선물이 어디로부터 온다구요? 다 위로부터 내려옵니다. 우리는 결사적으로 땅으로부터 얻으려고 하는데,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은 다 위로부터 내려옵니다.
 
그것도 위의 누구로부터 오는가요? 빛들의 아버지께로부터 내려옵니다. 빛들의 아버지란 뜻이 뭔가요? 빛은 한 가지 색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빛에는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 색만 아니라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파장들도 많습니다. 다만 그것이 비쳐질 때 빛을 받는 것들의 처지와 형편, 특성에 따라 필요한 것들을 받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 빛 속에서 어떤 것은 파랑, 노랑, 빨강 하며 제 나름대로 색깔을 내는 것입니다.
 
하늘에 계시는 우리 아버지 하나님, 빛들의 아버지이십니다. 그 분은 우리에게 은혜와 자비를 베풀어 주시는데 일괄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의 처지와 형편에 따라 가장 적절하게 베풀어주십니다.
 
우리의 처지와 형편이 다 다르지 않습니까? 그러기에 빛들의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은혜를 주실 때는 다 다름에도 그 은혜의 빛 가운데서 우리에게 맞는 것들을 제 각각 받을 수 있습니다. 이상하게도 은혜 받았다고 하면 그 내용이 다 다릅니다.
 
나는 하나님의 은혜가 이곳 우리의 예배 장소에 가득한 줄로 믿습니다. 나는 이 순간, 빛들의 아버지 하나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당신의 빛을 비춰주실 줄 굳게 믿습니다. 그러면 그 빛은 우리의 형편과 처지에 따라 제 각각 가장 적당하게 역사하시고 이루어주실 줄 또한 믿습니다. 어떤 이는 병 고침으로, 어떤 이는 물질 축복으로, 또 다른 이는 진급으로, 꿈 성취로, 가정 화목으로, 또는 성령 충만으로, ...
 
주의 은혜의 빛이 여러분을 치료하시기 바랍니다. 주의 은혜의 빛이 여러분을 일으켜 세우시기 바랍니다. 주의 은혜의 빛이 여러분을 강하게 하시기 바랍니다. 주의 은혜의 빛이 제각각 형편이 다른 여러분의 삶을 제 나름대로 온전케 하시기를 바랍니다.
 
그 하나님은 어떤 빛의 하나님이신가요? 그는 변함도 없으시고 회전하는 그림자도 없으시느니라! 태양의 빛은 조석으로 변하고 밤이 되면 지고 없지만, 그러나 우리 하나님의 은혜의 빛은 그런 변함도 회전하는 그림자도 없습니다. 탈무드에 의하면 아브라함은 해가 지는 것을 보면서 이렇게 중얼거렸답니다. “나의 경배의 대상은 영원히 지지 않는다.”
 
하나님은 영원히 지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결코 변함이 없으십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 때나 모세의 때나, 다윗의 때나, 루터, 칼빈의 때나, 주기철 목사 때나 지금이나 언제나 동일하십니다. 하나님은 변하지 않으십니다. 히브리서 기자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시니라.”(히 13:8)
 
이렇게 변함이 없는 빛들의 아버지 하나님께로부터 온갖 좋은 은사와 은혜를 누리는 여러분이 되기를 바랍니다.
 
4.
자, 그렇다면 이제 앞의 구절들과 비교하여 16절을 풀이합시다. 속지 말라고 하는데 뭘 속지 말라는 것인가요? 16절 앞에선 욕심에 대해서, 뭔가 얻어야겠다, 쟁취해야겠다, 자기 힘으로 뭔가를 얻으려고 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심지어 죄를 지으면서까지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어야 행복하겠다는 모습입니다. 남을 희생시키면서까지 나는 그것을 얻어야 속이 시원하겠다는 집념을 말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되는 것은 자신이 상관할 바가 아닙니다.
 
나만 행복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못 빼앗아 오겠느냐는 자세입니다. 나의 행복을 위해선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는 자세입니다. 어른이든 아이이든 아기이든 자기 성질대로 패야 행복해 지겠다는 자세입니다. 결국 자기 행복은 자기 손으로 만들 수 있다는, 무슨 짓을 해서든지 이룰 수 있다는 자세입니다.
 
그런데 속지 말라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는 결코 행복해 질 수 없다고 하십니다. 죄를 지으면서까지 얻는다고 행복해 지는 게 아니랍니다. 남을 불행하게 하면서 자신은 행복할 수 없다고 합니다. 아니, 차라리 그런 행복은 내가 노력한다고 얻어지는 게 아니라고 합니다.
 
그런 것은 땅으로부터 얻는 것이 아니라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것이라고 합니다. 하늘로부터 내려온다는 것은 내 손으로 수고해서 얻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건 내 수고와 상관이 없습니다. 그건 그야말로 하나님 마음대로 입니다. 하나님의 뜻이 가장 중요합니다.
 
내가 원한다고 얻을 수 있습니까? 내가 성실하면 얻을 수 있습니까? 그저 부지런하면 얻을 수 있습니까?
 
누가복음 5장에 보면 베드로는 밤새 그물질을 했는데 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했습니다. 낙심하고 아침에 그물 정리를 하고 있는데, 예수님이 오시더니 깊은 데 가서 그물을 내리라고 하십니다. 어부가 보기에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고기는 깊은 데 없습니다. 그것도 아침엔 더 없습니다. 그런데도 예수님이 그러라고 하시니 체면 봐서 그렇게 했습니다. 그랬더니? 두 배에 가득 넘치게 고기를 잡았습니다.
 
그의 성공 요인이 뭔가요? 그가 노련한 어부였고, 풍어(豐漁)를 기원했기 때문이었던가요? 아닙니다. 그가 밤새도록 성실하게 그물질을 했기 때문이었던가요? 천만에. 그럼 한 번 더 그물을 내렸기 때문이었던가요? 그것도 아닙니다. 그럼 그의 성공 요인은 무엇이었던가요?
 
깊은 곳으로 가서 그물을 내리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즉 예수님이 원하셨기에! 깊은 곳에는 통상적으로 고기가 없는 곳인데, 그럼에도 예수님께서 원하셨기에 그 깊은 곳에서 고기를 풍성하게 잡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뭔가?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
 
5.
인륜을 저버린 사건들, 우리를 정말 스스로 비참하게 느끼게 하는 그런 비도덕적 사건들은 그 동기가 모두 욕심에 미혹 당했기 때문입니다. 자기하기 나름에 따라 얻을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만 하면 뭐든지 얻을 수 있고, 제일 중요한 것은 자기 행복이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남이 보고 있어서 그렇지 보지 않는다면, CCTV만 없다면 어쩌면 자기 행복을 위해서 그 어떠한 것이라도 훔치고 학대할 수 있는 사회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속지 마십시오. 그렇게 해서는 결코 행복해 질 수 없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 하나님의 백성들, 우리들의 행복은 어디서 오는가요? 땅으로부터 오는 게 아닙니다. 우리의 성실함 속에서, 근면함 속에서 오는 게 아닙니다. 그것은 하늘로부터 빛들의 아버지 하나님으로부터 우리에게 내려옵니다. 우리의 처지와 형편에 따라 가장 알맞게 하나님으로부터 우리에게 내려옵니다.
 
행복해 지고 싶거든 끌어 모으려고 애쓰지 마십시오. 정말 행복해지고 싶거든 남을 짓누르려고 하지 마십시오. 정말 정말 행복해지고 싶거든 남을 희생시켜서라도 얻으려고 하지 마십시오. 행복은 위로부터 내려오는 것입니다. 빛들의 아버지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이 빛 속에, 주님의 생명의 빛 속에 성도는 행복해 지는 것입니다.
 
속지 마십시오. 성도는 행복을 땅으로부터 얻는 게 아닙니다. 하늘로부터 얻습니다. 내 땀에 있지 않습니다. 기쁨, 빛들의 아버지로부터 내려옵니다. 내 수고와 노력에 기인하지 않습니다. 내가 아무리 그것들을 원하고, 밤 잠 안자고 뜬 눈으로 새워도, 심지어 남을 죽이면서까지 원하고 원해도 그것은 내 뜻대로 얻어지는 것들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나에게 내려 주시는 것들입니다.
 
부디 하늘로부터 임하는 은혜의 빛 속에 머무는 여러분에게, 신앙 양심을 지키며 사는 여러분에게 온갖 좋은 은사와 온전한 선물이 더욱 풍성하기를!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