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 연방의회에선 마저리 테일러 그린(46) 조지아주 하원의원의 징계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린은 취임 후 ‘트럼프가 이겼다’는 문구가 새겨진 마스크를 쓰고 다니고, ‘의사당 폭력 사태는 극좌파 단체가 부추긴 것’이라고 주장하며,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다음 날 바이든 탄핵안을 발의했습니다. 그린은 의회 입성 전부터 증오와 분열을 부추기는 언사로 ‘하이힐 신은 트럼프’로 불렸습니다. 그린은 극우 음모론 ‘큐어논(QAnon)’의 대표 주자로 알려졌습니다.

 

큐어논은 미국의 극우성향 음모론자들을 가리킵니다. 큐어논 추종자들의 주장을 살펴보면 민주당 핵심 인사들이 워싱턴 DC의 피자가게 지하에서 아동 성매매 조직을 운영한다고 합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 등이 진짜 권력자로서(딥스테이트) 인류를 지배하고 있으니 이들을 사형시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트럼프 전대통령은 이들을 척결하러 온 난세의 영웅이라고 믿습니다. 이들은 지난 1월 6일에 미국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에 총기로 무장한 채 5시간여 동안 점거하며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반대’를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1월 22일 유시민 작가가 노무현재단에 대한 검찰 사찰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했습니다. 유시민 작가의 정치적인 입장이나 그의 사과문에 대한 평가는 접어두고 그가 했던 말 자체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번쯤 생각해봐야할 중요한 시사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는 사과문에서 “대립하는 상대방을 악마화 했다”, “과도한 정서적 적대감에 사로잡혔고 논리적 확증 편향에 빠졌다”, “단편적인 정보와 불투명한 상황을 오직 한 방향으로만 해석해, 입증 가능성을 신중하게 검토하지 않고 충분한 사실의 근거를 갖추지 못한 의혹을 제기했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에 대해 비판적 거리를 유지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나라도 극좌와 극우 같은 극단주의와 진영 논리가 존재합니다. 내 편은 옳고 네 편은 틀렸으며, 심지어는 상대방을 악마화하며 과도한 적대감을 품고 있습니다. 사실이냐 아니냐, 근거가 있느냐 아니냐는 따지지 않고 각종 허무맹랑한 음모론을 퍼뜨립니다. 그저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이에게 열광하며 떼로 몰려가 상대방을 집요하게 공격합니다.​ 어느 누구도 감히 자기 성찰을 시도하거나 내부 비판을 하는 것은 엄두도 못 내게 합니다.

 

한 가지 입장에 과도하게 집착하여 정서적으로 사로잡히고, 자신들의 입장을 지지하는 이야기를 맹신하며, 상대방은 무조건 잘못된 것이며 악한 것으로 매도하는 것은 우상숭배와 같습니다. 주님은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중보기도) 하라(딤전2:2)”고 말씀하셨습니다. 정부가 모든 일을 바르고 지혜롭게 잘 처리해야 나라가 평안하게 됩니다. 야당을 존중하며 건전한 비판에 귀를 기울여야 모든 국민들이 행복할 수 있습니다.

정부가 일을 잘 못하기를 기대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것은 모두를 파탄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 진정한 애국은 하나님

앞에서의 진실한 기도로부터

시작됩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무릎이 절실한 때입니다.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