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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시대에 바란다 |
| [이주간의 소리] 존경받는, 나누는, 신앙의 토대에 선 미국을 건설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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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4 대 미국 대통령으로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미국이 건국을 선언한 1776년 이후 232년 만에, 아프리카에서 끌려왔던 흑인들이 링컨의 노예해방을 선언한지 145년 만에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탄생한 것이다.
불과 반세기 전만 해도 미국 내 흑인의 지위는 매우 초라했다. 1955년 12월 1일 로사 파크스(Rosa Parks)라는 흑인 할머니가 시내버스의 백인 좌석에 앉았다가 백인 승객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아 '시내버스에서 흑백 분리'를 규정한 몽고메리 시법(市法)을 위반했다는 죄목으로 체포되는 사건이 있었다. 이것이 촉발돼 인종 차별 금지를 위한 저항이 시작됐다.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것도 이 시점이다. 그로부터 53년이 지나, 이 나라는 흑인을 대통령으로 추대했다.
사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미국 안에서는 ‘말은 오바마를 지지한다지만 투표장에서는 백인을 찍을 것’이라는 풍문이 힘을 얻었다. 브레들리 효과(Bradley effect) 또는 와일더 효과(Wilder effect)로 불리는 이런 현상은 미국 사회의 뿌리 깊은 백인 우월주의의 폐습을 상징한다. 그러나 투표함을 열어보니 이와는 반대되는 현상, 즉 ‘버핏 효과(Buffett Effect)’가 발생했다.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이 명명한 이 말은 백인들이 골프장에서는 매케인을 선택하겠다고 했다가, 투표소에서는 오바마 뒤에 있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을 보고 투표했다는 이야기이다. ‘경제 살리기’가 ‘흑인 대통령’보다 더 큰 관심이었다는 해석이다.
우리는 여기서 미국 사회의 가공할 혁신 의지를 확인한다. 냉전 체제 이후 국제 질서는 미국을 구심점으로 한 1핵 체제였다. 20여년 이어진 이런 구도 속에 미국이 이런 놀라운 역동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은 놀랍기까지 하다. 현재 미국의 경제 위기가 전대미문의 파고를 예고하고 있기에 혁신적 리더십을 요구하는 측면도 있지만, 절체절명의 시점에 용단을 내리기는 쉬운 게 아니다.
오바마 당선인의 어깨가 무겁다. 그에게 대통령이란 역할은 기회이면서 위기이다. 그가 실패하면 세계 경제가 겉잡을 수 없는 추락일로를 걸을 게 분명하다. 또한 미국의 위상의 급감은 물론, ‘흑인은 안 된다’는 퇴행적 편견에 힘을 실어준다. ‘오마바의 미국’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존경받는 미국’을 만들어야 한다. 지난 8년 간 ‘부시의 미국’은 힘의 논리를 앞세워 세계를 줄 세우려 했던 오만 불손의 극치를 보였다. 조지 부시 현 대통령은 9.11 테러를 촉발한 책임이 아랍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에게 있다며, 그가 암약한 것으로 추정되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침략해, 무고한 양민을 살해하고, 이에 저항하다 붙잡힌 포로에게 가혹한 학대를 획책했다. 부시 대통령은 전쟁의 명분으로 겉으로는 세계 평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부시 대통령이 노린 것은 그의 최대 후원세력인 ‘군수업자’의 영리 확보이다. 이걸 모르는 이들이 없다. 오바마 당선인은 지난 8년이 지나오며 미국의 이미지가 크게 실추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바마 당선인도 본인부터가 약자 출신이고 약자를 지지기반으로 선 권력임을 망기하지 않아야 한다. 미국이 그래야 계속 흥할 수 있다.
둘째, ‘나누는 미국’을 만들어야 한다. 작금의 경제위기는 미국이 주도했던 신자유주의의 적폐로부터 비롯됐다. 정직하게 땀 흘리는 소득 대신, ‘돈 놓고 돈 먹기’식의 부당하고 저급한 금융 장사로 이문을 취하려 했기 때문이다. 결과는 부익부 빈익빈의 심화였다. 오바마 당선인은 금융 부문에 대한 국가의 관리 감독 기능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지당한 상황인식이다. 그러나 이것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부의 사회적 분배를 위한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야 한다. 일자리를 잃은 이들에게 기회를, 자금이 고갈된 중소기업에 자금을 상시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해야 한다. 다행스러운 부분은, 오바마 당선인 주변에 워렌 버핏같은 청부(靑富)가 있다는 점이다. 가진 자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ㆍ사회적 지위에 맞는 도덕적 의무)’가 그 어느 때 보다 시급한 시점이다. 오바마 당선인은 이를 권면하고 확산시킬 수 있어야 한다. 건강한 자본가 또 자산가들에게 혜택과 명예를 부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셋째, ‘신앙의 토대 위에 선 미국’을 만들어야 한다. 오바마 당선인은 알려진 대로 개신교인이다. 그러나 그가 내세운 사회정책 부문 공약을 보게 되면, 전통적 성경의 가치와는 거리가 있는 부분이 적지 않다. 이를테면 △ 낙태 찬성 △ 사형제 존속 지지 △ 동성애 인정 등이다. 하나님의 절대적 주권 영역인 생명에 대해 사람이 간섭할 수 있다는 식의 낙태 및 사형제에 대한 인식은 대단히 실망스럽다. 동정녀 마리아가 숱한 오해를 무릅쓰고 끝까지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함으로써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실 수 있었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형이라는 사형을 통해 처절한 죽음을 강요받았다. 그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이들은 낙태와 사형이 기독교의 가치와 얼마나 상극인지를 충분히 안다. 그러나 대중의 요구를 추수하려는 식의 상황 논리로 기독교 윤리를 거역해서는 안 된다. 구약 성서부터 명시적으로 금기해 온 동성애 역시 같은 관점으로 냉정해야 한다.
오바마 승리의 의미를 △ 난국 극복 △ 분배와 평등 △ 활력과 비전에 두는 이들이 많다. 지금 미국을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으로 표현하는 이들이 많다. 이러한 미국의 유일한 활로는 ‘기독교 세계관이 지배하는 나라’ 뿐이다. 지금까지 금권, 군사적 위력에 의지해왔다면, 이제 하나님을 중심에 둬야 한다. 이 기조를 유지한다면 무리수를 두지 않아도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는 계속 유지될 것이다. 전에 없었던 ‘존경’까지 받으며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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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9.14 토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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