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2:22-32) 
 
1.
할렐루야! 우리 예수님께서 부활하셨습니다. 전 세계의 모든 교회가 오늘 주님의 부활을 기뻐하며 축하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게 왜 그리 즐겁고 기쁜 일인가요?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가요?
 
어느 목사님이 ‘부활=하나님 나라’라는 제목으로 설교문을 보내왔습니다. ‘부활은 신비’라고 하면서 소제목으로 ‘부활 사건의 의미’를 말씀하시는데 그 첫 대목들만 인용하면 이렇습니다.
 
‘첫째, 부활 사건은 인간 실존의 의미를 부여하는 사건입니다. 둘째, 부활 사건은 하나님의 역사를 증거하는 사건입니다. 셋째, 그러므로 부활 사건은 우리 각 사람이 이 땅에 그리고 나의 삶의 현장에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일에 적극 동참할 것을 촉구하는 진군나팔 소리입니다.’
 
무슨 소린지 아시겠습니까? 얼든 이해가 되는가요? 맞는 말씀인 것 같은데…. 조금 정직하게 고백한다면 그렇기에 부활이 축복이요, 큰 기쁨이라는 게 피부에 와 닿지 않습니다. 공부를 많이 한 이들에게는 구구절절 맞는 말씀이고, 다시 한번 그 의미를 깊이 생각해 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말씀이지만,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이게 과연 그리 큰 축복인지 피부에 와 닿지 않습니다.
 
부활, 그것은 왜 우리에게 그토록 눈물겨운, 감격스러운, 신명 나는 축복의 소식인가요?
 
2.
나는 그 부활이 주는 기쁨, 축복을 복음서에서 찾지 못했습니다. 복음서, 마태, 마가, 누가, 요한복음서에 나타난 예수님의 부활 소식을 접한 이들의 한결같은 반응은 모두들 두려움, 불신이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 소식을 듣고 뛸 듯이 기뻐하며 할렐루야 찬양한 이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모두들 두려워했습니다. 모두들 반신반의했습니다. 복음서에는 부활 사건이 결코 기쁨의, 축복의 소식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복음서 뒤를 잇는 사도행전에서는 다른 모습을 본다. 복음서에서는 거의 모두 우울하고, 기죽고, 두려워하던 예수님의 제자들이 사도행전에 들어서서는 태도가, 자세가 180도 달라집니다. 생기가 넘치고, 뭔가 파워풀(powerful)하고, 두려움이 없습니다. 자신만만합니다.
 
왜 이렇게 돌변했습니까? 물론 오순절 성령 강림으로 그러하지만, 또 다른 사실, 그들이 담대하게 전하는 내용을 들어보면 짐작이 갑니다.
 
오늘 본문, 겁쟁이 베드로가 성령이 충만하여 담대히 설교합니다.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메시아 나사렛 예수를 너희가 무법자들의 손을 빌려 죽였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를 죽음 속에 두실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마침내 하나님께서 그를 살리셨다!’
 
그러면서 베드로가 증거로 인용하는 것이 시 16:8절 이하입니다. 이른바 다윗의 메시아 예언시입니다. “그러므로 내 마음이 기뻐하였고 내 혀도 즐거워하였으며 육체도 희망에 거하리니 이는 내 영혼을 음부에 버리지 아니하시며 주의 거룩한 자로 썩음을 당하지 않게 하실 것임이로다.”
 
베드로의 설교에 의하면, 이미 구약 성경에 예수님의 부활이 이렇게 예언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성군(聖君) 다윗의 노래로 말입니다. 다윗은 하나님의 사랑으로 자신의 후손, 다윗의 후손 중에 메시아가 태어날 것을 알았고, 장차 그분은 이렇게 될 것이라고, 성령 충만한 가운데 이렇게 미리 예언한 것이라고 베드로는 설교한 것입니다.
 
근거가 뭔가요? 다윗은 이미 죽었고, 그 무덤도 자기들에게 있으니 “이는 내 영혼을 음부에 버리지 아니하시며 주의 거룩한 자로 썩음을 당하지 않게 하실 것임이로다”는 말씀은 다윗 자신을 말한 것이 아니고, 이건 분명 다윗의 자손, 메시아를 두고 한 예언이란 것입니다. 맞습니다.
 
그러니까 베드로의 설교 결론이 뭔가요? 32절, “이 예수를 하나님이 살리신지라. 우리가 다 이 일에 증인이로다.”
 
예수님은 살아 계신다는 것, 자기들이 그 일에 증인이라는 것! 자기들이 그 살아계신 예수님을 만났다는 것입니다. 죽은 줄 알았던 예수님, 자기들의 눈앞에서 십자가 고통으로 처참하게 돌아가신 예수님, 눈물 속에 무덤 속에 장사지낸 예수님, 아, 그 예수님이 죽지 않고 살아계신다는 것, 하나님께서 구약 성경의 예언대로 그렇게 살리셨고, 그 예수님은 지금 자신들과 함께 살아 계시다는 것!
 
그러니 어찌 희열이 없겠습니까, 어찌 감격이 없겠습니까? 어찌 입 다물고 살 수 있겠습니까? 죽은 줄 알았는데 멀쩡히 살아 계시는데 어찌 침묵할 수 있습니까?
 
종종, 6.25 때 전사한 줄 알았는데, 포로로 납북되어 북한에서 고생 고생하다가 가까스로 탈북하여 중국에서 소식을 전해오는 납북 포로들이 몇 해 전까지 있었습니다. 그 가족들은 그들이 전사한 줄 알고 국립묘지에 장례를 치르고, 60여 년 동안 매년 추도예배, 제사까지 드려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그들이 살아있다는 소식! 죽은 줄 알았던 남편이, 죽은 줄 알았던 아들이 살아있습니다! 기막힐 일입니다.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살아있다는 소식만으로도 그들의 얼굴에 생기가 돕니다. 절망의 그늘이 사라지고, 만나리란 소망, 생명의 기운이 돕니다. 나이 많아 육신이 다 쇠하여 가던 노모가 아들이 살아있다는 소식에 살아야겠다고 건강을 챙깁니다.
 
예수님의 부활이 왜 축복인가요? 왜 기쁨인가요? 그 악한 마귀 권세를 무너뜨림. 우리도 그렇게 살려줄 것임. 완벽한 구원의 완성, 이제 죽음은 큰 소리 못 치게 되었음, 생명의 완벽한 승리, ...
 
맞다. 그러나 첫 번 부활의 소식을 듣고, 그리곤 며칠 뒤 길거리로 쏟아져 나온 제자들의 감격적인 모습은 그런 신학적인 거 아닙니다. 그런 심오한 것들이 아닙니다. 그들은 한결같습니다. “너희가 죽인 예수가 지금 살아 계신다! 지금 나와 함께 하신다! 내가 봤다! 아, 미치겠다, 그분은 지금 나와 함께 하신다!” 초대교회 제자들과 성도들의 부활의 기쁨은 바로 이것, 예수님이 살아계시고, 지금 자신들과 함께 계신다는 것!
 
3.
부활했다, 살아있다는 의미는 뭔가요? 일을 하신다, 역사를 일으키신다는 뜻입니다. 반응이 있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멋진이라도 죽으면 찔러도 반응이 없습니다. 그러나 비리비리한 이라도 살아있으면 찌를 때 반응이 있습니다.
 
그러기에 오늘 본문의 뒤를 잇는 3장에는 베드로와 요한이 성전 미문에 앉아 있던 선천적 하반신 장애자를 고치는데, 이렇게 외칩니다. “은과 금은 내게 없거니와 내게 있는 이것을 네게 주노니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라!”
 
언제부터인가 제자들에겐 이런 말버릇, 습관이 생겼습니다. “나사렛 예수의 이름으로!” 왜? 그 나사렛 예수는 참 하나님의 아들로, 죽지 않고 여전히 살아 역사하시기에! 자기들과 함께 하시기에!
 
그러기에 행 3:15-16절에서도 베드로는 이렇게 외칩니다. “(너희가)생명의 주를 죽였도다. 그러나 하나님이 죽은 자 가운데서 그를 살리셨으니 우리가 이 일에 증인이라. 그 이름을 믿으므로 그 이름이 너희가 보고 아는 이 사람을 성하게 하였나니 예수로 말미암아 난 믿음이 너희 모든 사람 앞에서 이같이 완전히 낫게 하였느니라.”
 
그 이름, 나사렛 예수의 이름에 권세가 있음을 선포합니다. 어째서 나사렛 예수의 이름에 권세가 있습니까? 그 나사렛 예수는 하나님의 아들로 살아계시기에! 그러기에 이제부터는 모든 일을 ‘나사렛 예수의 이름’으로 한다. 나사렛 예수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나사렛 예수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 사도행전에 나타나는 그 위대한 역사, 기적들은 모두 이 나사렛 예수의 이름으로 이루어집니다!
 
죽은 사람의 이름으로 뭔 짓을 하겠습니까? 죽은 사람의 이름을 아무리 들먹거려도 그 사람 자체가 죽어버렸는데 무슨 반응이 벌어지겠습니까? 석가모니의 이름으로 ... 해 봐야 소용없습니다. 공자의 이름으로, 마호멧의 이름으로 ... 다 쓸데없는 짓입니다. 왜? 그들은 다 죽었다. 살아있을 때라면 좀 모를까, 그들은 모두 사망(死亡), 죽어서 망한 이들입니다! 그러니 그 이름이 뭔 일을 벌이겠습니까?
 
권세도 현직에 있을 때나 힘이 있지 은퇴하면 힘이 없습니다. 심지어 현직에 있다 할지라도 그 끝자락에 있으면 ‘레임덕’이 일어날 정도입니다. 우리나라 대통령을 보십시오. 권력이 시퍼런 시절엔 누가 뭐라 해도 듣지 않더니 요즘엔 절절매시는 것 같습니다. 석가모니, 마호멧, 공자, ... 살아있을 땐 대단한 이들, 그러나 이젠 생의 현직에서 떠난 이들, 그 이름 아무리 들먹거려도 쓸데없는 짓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살아계십니다. 부활하셨습니다. 그러기에 그 이름에 위력이 있습니다. 지금도 예수 이름으로 병자가 고쳐지고, 귀신이 쫓겨나고, 놀라운 일이 일어납니다. 조선 말, 기독교 전래 초기의 역사를 보면, 선교사가 귀신을 쫓아낼 때, 유창한 한국말로 하다가 그 한국말이 딸리니까 모국어 영어가 튀어나옵니다. ‘Get out, in the name of Jesus Christ !’ 그런데 조선 귀신이 언제 영어를 배웠는지 영어를 알아듣고 쫓겨나갔습니다. 상천하지(上天下地)의 모든 권세를 받으신 살아계신 우리 구주 예수님의 권세이기 때문입니다.
 
부활 신앙이 뭔가요? 예수님이 살아계신 신앙! 그 살아계신 예수님이 지금 나와 함께 하신다는 신앙! 그러기에 나에겐 더 이상 절망이 없다는 신앙, 나에겐 늘 소망이 있고, 어두움 뒤에 광명이 있다는 신앙, 나에겐 무너지지 않는 찬란한 희망이 있다는 신앙.
 
그러기에 부활 신앙이 있는 이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현실에 무릎 꿇지 않습니다. 그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게 끝이 아님을 압니다. 살아계신 우리 예수님이 나와 함께 하시니, 그 예수님이 나를 도와주셔서 현실을 변화시켜 주실 줄 믿습니다.
 
나는 사람들의 삶의 태도를 보고, 그 사람에게 부활 신앙이 있는지 없는지를 압니다. 부활 신앙이 없는 이는 어둡습니다. 부활 신앙이 없는 이는 조금만 어려움이 닥쳐와도 무너집니다. 주저앉습니다. 그리곤 팔자타령부터 합니다. 그러나 부활 신앙이 있는 이는 흔들리나 무너지지 않습니다. 결코, 포기를 모릅니다. 그에겐 생명력이 충만합니다. 그 무언가가 느껴집니다.
 
4.
제자들에겐 부활신앙이 없었습니다. 부활이란 말을 예수님 생전에 들었지만, 그것에 대한 감각이 없었습니다. 내가 사흘 만에 살아나 갈릴리로 가리란 말씀도 들었지만, 경험해 본 적이 없기에 그것조차 그저 추상적으로, 뭔가 상징적으로만 이해하였습니다.
 
그러니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돌아가시자 모두들 일시에 무너졌습니다. 그중에 어떤 이는 ‘이젠 틀렸다, 고향으로 가자’하며 낙향을 하였습니다. 어떤 이는 참담함과 답답함에 홀로 방안에 틀어박혔습니다. 사람 만나는 게 무서웠습니다. 우울증에 빠져들었습니다. 자신들이 의지하고 의지하던 분이 십자가에서 조롱받고, 처참하게 돌아가셨으니 이제 자기들의 신세가 뭔가요? 이거야말로 낙동강 오리 알 신세입니다. 창피하기도 하고, 막막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고, ....
 
그런 제자들을 예수님이 부활하셔서 찾아가셨습니다. 평강을 주셨습니다. 그리곤 그들과 함께 40일을 지내시며 당신이 정말 살아계심을 확신시켜 주셨습니다. 제자들은 비로소 부활하신 예수님, 예전의 그 예수님, 사랑과 능력이 무궁무진하신 그 예수님이 그대로 자기들과 함께하심을 체험하였습니다.
 
그러기에 제자들은 마침내 일시에 길거리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당신들이 죽인 예수는, 살아나셨소! 지금 나와 함께 하신단 말이요. 당신도 이 예수를 믿으시오. 그 살아계신 예수님이 당신의 삶도 지켜주시고 복 주실 것이오.’ 신학적인 것은 그다음의 문제입니다. 지금, 예수님이 살아계시고 자신들과 함께하신다는 게 중요할 뿐입니다.
 
종교인은 이 살아계신 예수님을 체험하지 못합니다. 머리로 믿는 이들은 예수님이 살아 계신다는 말을 제대로 이해 못 합니다. ‘그래, 저 천국에 살아계셔’ 하는 정도입니다.
 
그러나 부활 신앙은 그게 아닙니다. 제자들이 감격했던 그 부활 신앙은 저 천국에 살아 계신다는 게 아니라, 지금 이곳에, 나와 함께 하신다는 것. 그 예수님이 나의 모든 것을 보시고, 들으시고, 아시고, 나를 붙들어주신다는 것! 그러기에 할렐루야가 나오는 것입니다.
 
은혜받는다는 게 뭔가요? 여러 경우가 있지만, 결국 예수님이 분명 살아계시고, 지금 나와 함께 하신다는 확신입니다. 부활하셔서 2021년 4월 4일의 삶을 사는 오늘의 나와 이곳에 함께 하신다는 것입니다! 할렐루야!
 
그러기에 부활하셔서 살아계신 나사렛 예수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성도는 하나님의 생명의 은총에 참여할지어다! 복되게 살지어다! 강건하게 살지어다! 나사렛 예수 이름으로 건강할지어다! 양 목사의 이름이 아닙니다. 이 장로의 이름도 아닙니다. 부활하여 살아계신 나사렛 예수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건강할지어다! 할렐루야!
 
5.
이 예수님과 동행하십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과 동행하십시오. “주와 같이 길 가는 것 즐거운 일 아닌가 우리 주님 걸어가신 발자취를 밟겠네 한 걸음 한 걸음 주 예수와 함께 날마다 날마다 우리 걸어가라.” 살아계신 우리 주님과 날마다 순간마다 동행하며, 권세 있게, 생기있게, 감사하며 사는 것, 그게 부활 신앙으로 사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부활하셔서 지금 이곳에 나와 함께 하십니다, 할렐루야! 살아계신 예수님과 동행하는 능력있는, 권세 있는 부활 신앙으로 축복받는 여러분이 되기를! 생기가 넘치기를! 희망이 넘치기를! 부활의 모든 축복이 성도들에게 충만하기를 ...!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