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40년 전입니다.
1981년 6월에 고등부 교육전도사로 처음으로 나가서
그해 여름, 첫 수련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수련회 장소를 찾던 중,
어느 교사가 아주 좋은 곳이라고 하여서
사전 답사도 없이 그냥 턱하니 믿고 가게 되었습니다.
 
떠나는 날, 선발대 트럭에 짐이 얼마나 많은지 ...
대형 텐트까지 싣고 수련회 기간 먹을 부식들까지 ...
큰 트럭에 가득 실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비가 얼마나 많이 내렸는지 모릅니다.
아마도 요즘에 그렇게 비가 많이 내리면 수련회 중단했을 겁니다.
그러나 그 시절에 그런 게 없었습니다.
그런 악천후일수록 아이들을 단련시킬 기회라고
반대하는 이 하나도 없이 모두들 영차영차 하며 짐을 싣고
한탄강이 흐르는 한 벌판에 세워져 있는 전곡의 어느 교회로!
 
가보니 그곳은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질퍽했습니다.
모두가 당황하여 어쩔 줄을 모를 정도였습니다..
모두가 주저주저하는데 신참 교육전도사인 나는 어땠을까요?
속으로 정말 많이 졸았습니다.
이거 강행해도 될까... 이런 폭우 속에 텐트를 어떻게 치지...
야외 화장실도 파야 하는데 ... 눅눅해서 잠은 어떻게들 자지...
그럼에도 태연하게 모든 것을 앞장서서 진행했습니다.
그것을 불쌍히 보신 주님께선 은혜의 불을 쏟아 부어주셔서
모든 아이들과 교사들이 신출내기 교육전도사가 할 수 있을까 하던
그런 우려들을 말끔히 날려주셨습니다.
나는 그때 아이들의 우상(?)이 되었고, 교사들의 신임을 듬뿍....
 
환경이 열악할 때 지도자가 주저하고 두려워하면
모두가 두려움에 빠져들고 우왕좌왕합니다.
우리가 누굽니까, 천지의 창조주 하나님을 믿는 하나님의 자녀들!
나는 별 볼 일 없지만 우리 아버지는 창조주 하나님!
그분의 자녀들답게 현실과 상황에 겁먹지 말고
의연한 척, 아니 담대한 마음으로 오늘의 어려움들을 이겨갑시다.
모두가 흔들릴 때 담대한 지도자들이 필요한 겁니다.
 
하나님의 사람들은 모두가 두려워할 때 외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이여 안심하라
나는 내게 말씀하신 그대로 되리라고 하나님을 믿노라.”(행27:25)
맨 정신에? 아닙니다, 기도 많이 한 후에 외치는 겁니다.
그러니 이런 때 일수록 더욱 기도에 힘을 씁시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