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 교회 어르신 한 분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약 4년 전에 지인을 통해 처음 교회에 나오셨습니다.

그해 가을에 사랑의 순례에 최연장자로 참석하셨습니다.

한참이나 나이가 어린 분들과 어울리시면서도 “목사님, 저는 오늘 죽어도 천국 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라며 환한 미소를 지으시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청춘대학에 나오셔서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하셨습니다.

주일예배를 마칠 때마다 큰 키에 밝은 표정으로 계단을 내려오시다 제 두 손을 꼭 잡으며 “목사님, 고맙습니다!”하시던 따듯한 미소가 생각납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가끔 예배당에 나오실 때는 표정이 부쩍 어두워보이셨습니다.

날마다 혼자 집에서 지내다보니 너무 답답하고 우울하다고 하소연을 하셨습니다.

교회에 못 오실 때는 종종 전화 통화도 하고, 반찬도 갖다 드리고, 떡이며 간식거리도 갖다드렸지만 늘 외롭다는 말씀을 반복하셨습니다.

 

지난 주에 병원에 입원하신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오늘은 소천하셨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전화 통화할 때마다 목소리가 너무 기운이 없으셔서 걱정이 되었지만 이렇게 갑자기 떠나실줄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온 종일 체한 것같이 가슴이 먹먹합니다.

좀 더 자주 연락을 드렸더라면.....한 번이라도 더 찾아가 뵈었더라면....교회 오셨을 때 손 한번 더 따뜻하게 잡아드렸더라면.....부끄러운 마음, 죄송한 마음 가득합니다.

 

이제는 눈물도 질병도 외로움도 없는 천국에 계시지요?

사랑의 아버지 품에서 영원한 즐거움으로 기뻐하고 계시지요?

그래도 좀 더 잘 섬기지 못해 부끄러운 마음, 죄송한 마음 가득합니다.

 

생각날 때마다 미루지 않고 연락해야겠습니다.

서로의 형편과 마음을 헤아리는 열심을 가져야겠습니다.

믿음의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을 생명 같이 소중히 여겨야겠습니다.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나음은

그들이 수고함으로 좋은 상을

얻을 것임이라 혹시 그들이

넘어지면 하나가 그 동무를
붙들어 일으키려니와

홀로 있어 넘어지고

붙들어 일으킬 자가 없는

자에게는 화가 있으리라

(전4:9-10)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