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교회에서 거의 자랐습니다.
세상(?)에 있던 시간보다 교회에 있던 시간이 더 많습니다.
교회 어른들의 모습들, 하나하나 눈에 새기며 컸습니다.
 
그 시절, 제 모(母)교회에선 별로 그런 기억이 없는데
주위의 여러 교회 이야기들을 듣고 경험한 것들에 의하면
이해하지 못할 것이 있었습니다.
교회들은 부흥회를 합니다.
그런데 부흥회 마지막 날에는 늘 특별 헌금 작정을 했습니다.
그래서 당시 부흥사들은 집회 내내 거의 헌금에 대한 강조를
열을 내어 하곤 했습니다.
유능한 부흥사란 헌금을 많이 내게 하는 이로 정해졌습니다.
그러기에 건축이나 교회에 큰 재정이 필요할 때는
유명한, 그것도 비싼(?) 부흥사를 청하여 집회를 했고,
웃기게도(?) 그렇게 하면 많은 헌금이 드려지곤 했습니다.
 
젊은 나에겐 이게 영 불만이었습니다.
사람들의 정신을 쏙 빼놓고, 흥분시켜 놓고 헌금을 하게 합니다.
정신없는 사이에 헌금을 하고, 그 뒤 정신이 돌아왔을 때는
‘내가 뭔가 실수한 거 같은데 ...’ 하는 후회감...
그때 내 마음에 들은 생각,
‘제 정신 갖고는 큰 헌금 못 하나?
냉철하게 고민하고 고민하다
주님의 나라를 위해 내가 이 정도는 해야지 는 못하나...?’
 
고장 난 음향시스템을 위해 특별 헌금을 실시했습니다.
요즘같이 어려운 때 특별 헌금이라니...
고민 많이 했지만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고장이 났으니...
8천만원을 목표로 하고 기도하며 실시했습니다.
헌금 설교 한 번도 하지 않고 기도하며 그냥 했습니다.
 
지난주일까지 총 75,710,000원이 드려졌습니다.
한 주간 더 있으니 아마도 목표에 도달할 것 같습니다.
고마우신 주님, 그리고 정말 사랑스러운 우리 왕중 가족들.
학개서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여호와께서 스알디엘의 아들 유다 총독 스룹바벨의 마음과
여호사닥의 아들 대제사장 여호수아의 마음과
남은 바 모든 백성의 마음을 감동시키시매 그들이 와서
만군의 여호와 그들의 하나님의 전 공사를 하였으니”(학1:14)
하나님께서 우리 왕중 교우들의 마음을 감동시키신 것 같습니다.
늘 이런 감동, 은혜받으며 삽시다.
큰 역사를 이루는 복된 삶, 그런 성도의 삶이 될 것입니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