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아침,
눈이 살짝 내려 얼어붙은 새벽길을 달려와
새벽예배를 드리고 목양실로 올라왔습니다.
책상에 앉는 데 뭔가 허전합니다.
아차, 휴대폰? 안 가져왔습니다.
새벽에 좀 서두른다 했더니 ... 이른 아침부터 거시기합니다.
 
9시 20분경,
급작스럽게 인터폰이 울려댑니다.
조금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방역센타에서 연락이 왔는데요
지난 1월 2일에 확진자가 우리 교회 다녀갔답니다.
그래서 10시경에 감사 나온답니다.’
 
새해 벽두부터 놀라는 일이 찾아듭니다.
어느 예배인가 했더니 2부 예배에 참석했다고 합니다.
순간 별의별 일들이 다 연관되어 떠오릅니다.
이를 어쩌나 싶은 일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그 순간, 기도해야겠다, 기도해야지!
긍휼히 여겨달라고, 주님만 앙망하기로 했다고,
확산되지 않도록, 성도들의 생활을 지켜 달라고, ....
 
기도하면서도 10시까지 내 마음은 복잡했습니다.
출입관리일지, 예배 영상을 모두 점검하고 기다렸습니다.
교역자실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방역담당자가 오더니
예배 영상과 출입관리일지를 보고는 ‘잘하고 계시네요’ 합니다.
그리곤 그 확진자를 찾은 결과, .........
우리 교인이 아니었습니다.
왕십리중앙교회가 아닌 이름이 비슷한 이웃교회였습니다.
순간, 안도의 숨이 터져 나옵니다.
글구, 곧바로 이웃교회를 위한 기도가 쏟아져 나옵니다.
주님, 이웃의 그 교회도 긍휼히 여겨주옵소서.
우리보다 더 큰 교회요, 더 많은 성도가 모이는 교회입니다.
....
 
나는 주일예배가 끝나면 다 돌아간 그 자리에서
오늘 예배에 다녀간 성도들을 강력한 생명싸개로
꽁꽁 싸매달라고 기도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조심해야 할 것은 조심합시다.
그리고 우리의 마음과 눈길은 더욱 더 주님을 앙망합시다.
이 어려운 시절에 새 힘을 더하여 주실 겁니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