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를 밝히는 것은
주님께서 나를 주목해 주시기 원함입니다.
이 많은 사람들 중에
불을 밝히고 있는 ‘나를 봐주세요’하는 겁니다.
주님의 주목을 받고 파서
주님의 긍휼을 얻고 싶어서
주님의 도움이 필요해서 불을 밝히고
마음 깊은 곳에서 눈물을 퍼 올리는 겁니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하셨는데
그 사명, 제대로 감당하지 못했으나
주님의 눈길만큼은 끌고 파서
이 어두움, 이 고요함 속에
작지만 분명한 빛 하나를 밝혀 듭니다.
주님께서 미소 지으시고 바라봐 주시기를 원하여
불 하나 밝혀 들고 주님을 앙망합니다.
내게서 독수리 날개가 나오게 하옵소서.
 
형설지공(螢雪之功)이라 했지요,
그래서 칭찬해 주고 칭찬해 주었지요?
칭찬까지는 바라지 않습니다.
그저 촛불 하나 밝혀 들고 주님의 관심 끌고 싶어 하는
이 초라한 마음과 심령을 긍휼히 여겨주옵소서.
아무도 보지 못해도,
주님만 볼 수 있는 심지에 불을 밝히며
이 순간, 내 영혼의 심지에도
주님께서 성령의 불로 밝혀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아, 주님, 너무 바쁘게 아니 너무 불안하게 사느라
제대로 주님께 내 삶의 자세를 바르게 갖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라도 내 삶의 한구석일지라도
주님을 모시고 향긋한 커피 한 잔 나눌 수 있도록
화려하지 않지만 분명한 백색의 초에 불을 밝힙니다.
함께 해 주옵소서.
그리고 감추어진 내 본심을 어루만지시고 정결케 하옵소서.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