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교회에
목사님이 설교만 하면
졸기 시작하는 이가 있었습니다.
그날도 어김없이 졸고 있는데,
목사님이 기분이 안 좋았습니다.
그래서 설교 하다 말고,
그 옆에 앉아 있는 할머니에게 말했습니다.
“할머니, 거 조는 이 좀 깨우세요.”
그러자 할머니가 그럽니다.
“재운 이가 깨우시지요.”〛

오늘 설교를 시작하며
쓴 예화이다.
설교를 마치고,
아내가 목양실에 들어와서 묻는다.
“오늘 그 예화, 전에 쓴 건데...
기억 안 나세요?”
기억이 왜 나겠는가?
14년 전에 내가 쓴 건데.
그래서 이번엔 내가 되물었다.
“기억력이 비상하시네.
그럼 그 때 한 설교를 기억하시우?”

사람들은 이상하게도
예화는 아무리 오래전에 한 것도
다 기억을 한다.
그러면서 그 때 한 설교는
새까맣다.
하나님의 말씀은 늘 잊어버리고
사람의 이야기는 언제나 기억한다.
그러기에 사람이 상처 준 것은
또렷하게 세월이 가도 기억하고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의 말씀들은
가물가물 하다.

거꾸로 되어야한다.
사람의 이야기는 잊어버리고
하나님의 말씀은 기억해야 한다.
사람의 이야기는 듣는 즉시 잊어도
하나님의 말씀은 마음 판에 기록해야 한다.
오늘도 참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제 지우자.
그 공간엔 오늘 들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꽉꽉 채우자.
그 말씀들이 나를 살릴 것이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