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전서 4:1-2) 
 
1.
차를 타고 가는데 아들이 운전하는 아빠에게 묻습니다. “아빠, 자동차 바퀴는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아빠가 설명해 줍니다. “연료가 연소되면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기계에너지로 바꾸어 자동차가 움직이는데 필요한 동력을 얻어 클러치-변속기-추진축-차동기-액셀축-후차륜 순서로 동력을 전달하여 자동차가 굴러간단다.”
 
뭔 소린지 더 모르게 된 아들이 답답했는지 이번에는 엄마에게 물었습니다. “엄마, 자동차 바퀴는 어떻게 돌아가?” 그러자 엄마는 한마디로 끝냅니다. “으응 그거... 빙글빙글!”
 
2.
왕십리중앙교회는 어떻게 굴러가는가요? 빙글빙글? 올해 교회가 창립된 지 117년인데, 117년의 세월 동안 왕십리중앙교회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가요? 저절로? 아닐 것입니다.
 
오늘 말씀에 답이 있습니다. “사람이 마땅히 우리를 그리스도의 일꾼이요 하나님의 비밀을 맡은 자로 여길지어다.”
 
교회에는 말이죠, ‘그리스도의 일꾼’이 있기에 굴러갈 수 있고, 교회로 든든히 서 갈 수 있습니다. 왕십리중앙교회도 117년 동안 참으로 진실되고 충성스러운 그리스도의 일꾼들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그리스도의 일꾼, 일꾼은 어떤 사람인가요? 무조건 일하는 사람?
 
본문에서 ‘일꾼’이란 단어로 쓰인 헬라어는 ‘휘페레타스’입니다. 이 단어는 두 단어가 합성된 단어입니다. ‘밑에서’란 단어 ‘휘포’와 ‘노를 젓는다’라는 단어 ‘에레타스’로, 배 밑에서 노를 젓는 사람이란 뜻입니다. 그러니까 성경이 말하는 일꾼은 배 밑에서 노를 젓는 사람입니다.
 
벤허라는 영화를 보면 벤허가 노예로 끌려가 로마의 군함 밑창에서 노를 젓는 모습이 나옵니다. 바로 그 노 젓는 노예를 ‘휘페레타스’라고 합니다. 교회에서 일꾼이라고 하니까 멋진 거로 이해하는데, 아닙니다, 성경이 말하는 일꾼, 휘페레타스는 아무도 보지 않는 배 밑창에서 노 젓는 사람입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습니다. 설마 거기 사람이 있겠어 할 정도입니다. 모두들 배 위에서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싶지 죽어라 일하면서 아무도 모르는 그런 곳에 있고 싶지는 않습니다. 평생 일해도 알아주지도 않는 그런 곳은 싫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성경이 말하는 일꾼은 분명 아무도 보지 않는 배 밑창에 내려가 묵묵히 자기 사명을 감당하는 사람입니다.
 
코로나가 발생한 지난 2년 동안 매주 토요일마다 아무도 없는 그 시간, 그 장소에서 오지도 않을 성도들을 기다리며 방역하고 청소한 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시는가요? 아무도 오지 않고 보지 않으니까 전에는 잘 나오던 이들 중에는 얼굴도 안 보이는 이들도 있더라만 아무도 없는 곳, 보지 않는 그 시간에 2년 동안 교회에 찾아와 묵묵히 일하는 이들이 바로 성경이 말하는 일꾼들입니다.
 
3.
그런데 명심할 것이 있습니다.
 
이 휘페레타스, 일꾼은 노를 젓되 자기 맘대로 노를 젓는 이가 아닙니다. 벤허 영화를 보니 노예들이 배 밑창에서 노를 젓는 데 자기 맘대로, 제멋대로 짓지 않더라구요. 일사불란하게 노를 젓더라구요. 어떻게?
 
앞에 앉은 고수, 북 치는 사람이 북을 치는 대로 일사불란(一絲不亂)하게 노를 젓더라구요. 북을 왼쪽으로 치면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치면 오른쪽으로, 빠르게 치면 죽어라 빨리, 천천히 하면 느긋하게, ... 철저하게 북소리에 따라 노를 젓더라구요.
 
그런데 가만 보니 북을 치는 고수도 엿장수 맘대로식 제멋대로 북을 치는 게 아니더라구요. 반드시 함장, 선장의 지시를 받고 북을 치더라구요.
 
‘그리스도의 일꾼’, 누구의 지시를 받고 노를 저어야 하는가요? ‘그리스도’의 지시를 받고 노를 저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리스도의 일꾼’인 것입니다.
 
그런데 이 그리스도의 지시는 누구를 통해 일꾼에게 전달될까요? 그리스도께서 교회에 목자로 세우신 담임목사입니다. 그러니까 이 교회에서 고수, 북치는 사람은 목사입니다.
 
이 왕십리중앙이란 배는 담임 목사가 기도하는 중에 그리스도의 지시를 받고, 그에 따라 북을 치고, 그 북소리에 일군들이 일사불란하게 노를 저을 때 왕십리중앙교회는 그리스도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목사님들 모임에서 어느 목사님이 묻습니다. ‘목사님 목회하는 교회 교세는 얼마나 됩니까?’ 그러자 제법 크다는 목사님이 답합니다. ‘한 이천여 명 됩니다.’ 이에 그 목사님이 다시 묻습니다. ‘그러면 목사님이 뭘 하자고 하면 모이는 교인들은 몇 명이나 됩니까?’
 
이에 선뜻 대답을 못 하자 그러십니다. ‘목사님, 교세는 출석 교인을 뜻하는 게 아닙니다. 우리 주님께서 명하셔서 담임 목사가 무엇을 합시다 라고 할 때 그에 동의하고 참여하는 이들이 목사님이 목회하는 교회의 교세입니다.’
 
맞습니다. 출석 교인의 수를 자랑할 것이 아닙니다. 적어도 그리스도의 명을 받고 그리스도의 종, 담임목사가 뭔가 하자고 할 때, 북을 칠 때 함께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일군들의 수가 그 교회의 교세입니다. 담임목사가 기도하는 중 받은 주님의 사역을 함께 하자고 광고를 했는데, 그 현장에 아무도 나오지 않는다면, 반응이 없다면 그 교회는 교세가 제로(0)인 셈입니다.
 
예수님의 명을 받고 북을 치는 목사님의 북소리에 순종하여 함께 하는 이들이 진짜 그리스도의 일꾼이요, 그런 이들에 의해 교회는 주님의 일을 권세있게 해 나갑니다.
 
4.
그러면 이렇게 사명 받은 이들, 그리스도의 일꾼들에게 요구되는 것이 뭘까요? 2절 말씀이 이렇습니다.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니라.” 그리스도의 일꾼들에게는 충성이 있어야 합니다. 충성이 뭔가요? 무조건 열심 내는 거?
 
본문에 쓰인 ‘충성’이란 단어는 ‘피스토스’입니다. 그런데 이와 유사한 단어로 ‘피스티스’가 있는데 피스티스는 ‘믿음’이란 뜻입니다. 그러니까 믿음과 충성이란 단어의 어원은 같습니다. 그러기에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니라’는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열심이니라 보다는 믿음직스러움, 신용이라는 뜻이 더 맞습니다.
 
일이 맡겨진 자들, 일꾼들에게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은 믿음직스러움입니다. 그를 믿을 수 있어야 합니다. 주를 향한 마음, 그 열정, 순수함, 순박함, ... 믿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음흉한 생각을 갖고, 이 정도 내가 열심 내면 한 자리 주겠지, 이 정도로 하면 다 알아주겠지, ... 계산하며 주의 일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일꾼은 믿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중심을, 그 순박함을! 믿을 수 없는 이라면 함께 일할 수 없습니다. 주님 앞에 순박함을 갖기 바랍니다.
 
충성은 믿을 수 있어야 합니다. 어느 교회 집사님, 제직회 때마다 일어나서 하나님의 집을 이렇게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정결하게 가꾸어야 한다고, 수리해야 한다고 거듭 거듭 주장합니다. 감탄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봤더니 그 집사님은 인테리어 업자였습니다.
 
순박함과 열정, 주님을 향한 헌신된 마음을 믿을 수 있어야 합니다. 계산된 열심은 충성이 아닙니다. 주님만 바라보고 충성합시다.
 
5.
그런데 문제가 있죠? 우리는 과연 충성스러운가요? 나는 정말 믿을 만한가요? 오늘 우리가 예배 후 선출할 이들은 진정 믿음직스러운 이들인가요? 누가 될는지 모르지만 솔직히 고민입니다. 그런데 성경에 보니 사도 바울이 이런 말씀을 전해 줍니다.
 
“나를 능하게 하신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께 내가 감사함은 나를 충성되이 여겨 내게 직분을 맡기심이니”
 
내가 충성되다는 건가요? 아닙니다. 이 말은 솔직히 나는 충성되지 않다는 겁니다. 자기가 생각해도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주님께서 나를 충성되이 여겨주셨답니다. “내가 감사함은 나를 충성되이 여겨 내게 직분을 맡기심이니”
 
하나님은 오늘 선택될 이들을 충성되이 여겨주십니다. 실제로는 어떨지 모르지만,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하나님께서 충성되이 여겨주십니다. 어떻게 아는가요? “나를 충성되이 여겨 내게 직분을 맡기심이니”
 
어떤 분은 사명을 받으라면 ‘못해요, 못해요. 내가 얼마나 부족한데요.’합니다. 뭘 새삼스럽게 그러는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인데.... 그럼에도 주님께서 사명받으라는 것은 나를 축복하시어 나를 충성스럽게 여겨주시고, 그 영광스러운 하늘 사명자 반열에 세워주시겠다는 것이니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요!
 
나는 능력이 없어서 못해요, 나는 재력도 없어요, 나는 건강도 없어요, ... 그 끝없는 없어요 없어요 하는 이들에게 성경을 이렇게 말하더라구요.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4:13) 주님께서 능력을 주시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합니다. 주님이 능력을 주셔야 감당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능력은 순종하는 이에게 주어집니다.
 
순종만 하십시오. 그러면 주님께서 다 알아서 하십니다. 평생 순종하십시오. 그러면 평생 주님께서 충성되이 여겨주시고, 평생 붙잡아 주시고, 힘과 능력을 더하여 주실 것입니다.
 
성경은 분명 증언합니다. “만일 누가 말하려면 하나님의 말씀을 하는 것 같이 하고 누가 봉사하려면 하나님이 공급하시는 힘으로 하는 것 같이 하라”(벧전4:11a) 하나님이 공급하시는 힘이 있습니다! 영권도, 재력도, 체력도, 인간관계도, 모든 면에 하나님이 주시는 힘이 있습니다.
 
그러기에 사도 베드로는 분명하게 말합니다. “네게 있는 것 중에 받지 아니한 것이 무엇이냐?”(벧전4:7b) 하나님께서 다 주셨다는 것입니다. 누구에게? 하나님께 순종하여 사명 받아 사는 이들에게!
 
 
6.
말씀을 정리합시다. 사도 바울 당시 커다란 배들은 거의 모두 배 밑창에서 노예들이 노를 저어서 움직였습니다. 배 밑창에서 노를 젓는 일이니, 그 존재도, 이름도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가 존재한다는 것은 배가 움직임으로 알 뿐이었습니다.
 
이게 그리스도의 일꾼입니다. 이름도 빛도 없이 일하는 이들입니다. 그러니 얼마나 외로울까요? 얼마나 서러울까, 얼마나 힘들까요? 아무도 모릅니다. 자기가 배 밑창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것을. 어떤 이들은 자기를 무시하고 멸시합니다. 빛도 없고, 이름도 없다고. 때로는 자녀들도 만류합니다, 그만하시라고.
 
그러나 그들은 그만 둘 수가 없습니다. 왜? 그들에겐 충성스러움이 있습니다. 오직 주님의 눈길을 의식하며, 주님께서 기뻐하시면 그만이다 하는 충성스러움이 있습니다. 복잡하게 계산하지 않습니다. 마음이 갈라지지도 않습니다. 오직 주님, 오직 교회만이 마음에 있을 뿐입니다. 이런 충성스러운 일꾼들에 의해 교회는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역사를 펼쳐가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뭔가요? 이런 그리스도의 일꾼이 교회에서 갈수록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없습니다! 교회는 덩그러니 있는데 아무런 움직임이 없습니다. 조금의 역사도 없습니다. 그러자 마치 선지자 이사야가 체험한 것과 같은 장면이 보여집니다.
 
“내가 또 주의 목소리를 들으니 주께서 이르시되 내가 누구를 보내며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꼬...”(사6:8a) 이 장면은 이사야 6장의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고 영광스러운 성화의 장면이 보여진 직후입니다. 모두가 모여서 할렐루야 찬양합니다. 거룩하다고 예배합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하나님이 탄식하십니다. ‘내가 누구를 보내면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꼬’ 일할 사람이, 보낼 사람이 없답니다. 그런데 하나님만 탄식하신 게 아니더라구요. 예수님도 탄식하십니다. “이르시되 추수할 것은 많되 일꾼이 적으니 그러므로 추수하는 주인에게 청하여 추수할 일꾼들을 보내 주소서 하라.”(눅10:2)
 
이렇게 예수님도, 하나님도 일꾼이 없다고 탄식하시자 성령의 감동 속에 그 하나님의 아픈 마음을 감지한 이사야가 이렇게 반응합니다. “그때에 내가 이르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사6:8b)
 
7.
오늘 우리가 찾는 일꾼은 바로 이런 일꾼, 주님의 탄식을 듣고도 아무도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끝내 모른 체 하지 못하고 성령의 감동 속에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하는 이입니다.
 
이렇게 순종하고 나서는 그리스도의 일꾼을 찾아낼 때 교회에는 어떤 역사가 일어나는지 아는가요? 초대교회가 증언합니다.
 
“온 무리가 이 말을 기뻐하여 믿음과 성령이 충만한 사람 스데반과 또 빌립과 브로고로와 니가노르와 디몬과 바메나와 유대교에 입교했던 안디옥 사람 니골라를 택하여 사도들 앞에 세우니 사도들이 기도하고 그들에게 안수하니라.”(행6:5-6)
 
그랬더니? “하나님의 말씀이 점점 왕성하여 예루살렘에 있는 제자의 수가 심히 많아지고 허다한 제사장의 무리도 이 도에 복종하니라.”(행6:7) 교회가 흥왕하였습니다!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하는 충성된 그리스도의 일꾼들을 찾읍시다. 인기투표를 통해 가장 인기 많은 이를 찾는게 아닙니다. 그리스도의 일꾼을 찾는 것입니다. 택함받고 세워지는 그리스도의 일꾼을 통해 하나님의 역사가 왕십리중앙교회에서 흥왕하기를!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