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8:5-13) 
 
1.
기독교인이 잘 쓰는 외국어가 둘 있습니다. 할렐루야와 아멘! 할렐루야! <아멘!> 이렇게 자동으로 나옵니다.
 
아멘 잘하는 교회는 말이죠 아무래도 부흥사가 목회하는 교회인 것 같습니다. 목사님의 설교 말끝마다 아멘 아멘 합니다. 그래서 목사님은 더욱 신이 나서 설교에 열중합니다. 거 왜 있잖은가, 맞장구치면 못하던 말도 잘하게 되는 것.
 
사실입니다. 가끔 강사로 집회에 불려 가보면, 아멘을 잘 하는 교회에서는 은혜가 넘치고, 냉랭한 교회에서는 은혜도 얼어붙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이왕이면 아멘 충만한 교회가 됩시다. 아멘의 에너지가 넘치는 교회가 됩시다.
 
2.
아멘은 히브리어로, ‘진실로, 참으로, 그렇게 되기를’이란 뜻을 담고 있는 부사로, 구약 성경에 보면, 하나님의 말씀이 낭독되거나, 선포될 때 백성들은 ‘아멘 아멘’하라고, 그렇게 화답하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요즘에도 성경을 읽고나면 반드시 성도들은 아멘으로 화답합니다.
 
그런데 ‘아멘’은 때로 그 자체로 “진실”이란 명사로 쓰이기도 하였고, 초대 교회에서는 기도 후미에 송영으로 쓰이기도 하였습니다.
 
현재는 일반적으로, 설교나 기도, 찬송, 간증 시에 은혜가 될 때 ‘아멘’하여, ‘나도 그렇습니다, 정말입니다’ 란 동의를 나타내거나, 은혜받은 것을 표할 때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기도 후미나 찬송 끝에 가서도 아멘으로 화답하여 끝을 은혜롭게 맺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멘은 대체적으로 말의 뒤에 나옵니다. “앞의 말들이 진심으로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란 뜻입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 10절에 보면 예수님께서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하는데, 이 말을 헬라어 원어 성경으로 보면 ‘진실로’가 맨 앞에 나옵니다. “아멘,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가 됩니다. 예수님은 왜 아멘을 맨 앞에 두셨을까요?
 
앞에 있는 상대방의 말에 화답(和答)하신 것입니다. 상대방이 뭐라고 말하자 예수님은 놀랍게도 그 말에 대하여 “아멘!”하신 것입니다. 도대체 앞의 사람은 어떤 사람이기에, 무슨 말을 했기에 예수님께 감동을 주고, 은혜를 끼쳐 예수님으로 하여금 아멘 하게 하였는가요?
 
그는 백부장입니다. 로마의 백부장이 아니고, 갈릴리 지역을 통치하는 헤롯의 용병으로 보입니다. 당시 로마 군인은 가이사랴에 주둔하고 있었고, 오늘의 장소는 가버나움으로 헤롯이 통치하는 영역입니다.
 
똑같은 사건이 기록되어 있는 누가복음 7:6절 이하를 보면, 그는 아주 경건한 사람이었습니다. 유대인이 아닌 이방인이면서도, 유대인에게 회당을 지어줄 정도로 유대인을 존중했고, 유대 장로들이 스스로 나서서 이 백부장의 어려움을 예수님께 하소연해 줄 정도로 유대인에게도 존경받고 있었습니다.
 
그가 예수님께 나아와 간청합니다. “제 하인이 중풍으로 누워 몹시 괴로워합니다.” 예수님께서 대답하셨습니다. “내가 가서 고쳐 주리라”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요! 예수님께서 직접 찾아오셔서 고쳐 주신다니 이 얼마나 황송하면서도 감사한 일인가요!
 
그런데 백부장은 엉뚱하게도 이렇게 말합니다. “주여 내 집에 들어오심을 나는 감당하지 못하겠사오니 다만 말씀으로만 하옵소서 그러면 내 하인이 낫겠사옵나이다. 나도 남의 수하에 있는 사람이요 내 아래에도 군사가 있으니 이더러 가라 하면 가고 저더러 오라 하면 오고 내 종더러 이것을 하라 하면 하나이다.”
 
그러자, 바로 이 말을 듣고 예수님은 “아멘!”하셨습니다. 그리곤 제자들을 돌아보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이스라엘 중 아무에게서도 이만한 믿음을 만나보지 못하였노라” 항상 ‘믿음 믿음’ 하면서, 마치 자신들이 믿음의 원조인 것 같이 말하는 유대인들에게서조차 만나보지 못한 믿음이라고 예수님은 감탄하셨습니다. 그러기에 하나님의 아들이 인간의 말을 듣고 “아멘!”하신 것입니다.
 
아멘은 인간이 하나님의 말씀을 향해 하는 것인데, 하나님이 인간의 말에 아멘을 하셨다구요? 대체 예수님을 이렇게까지 감동시킨 그의 믿음은 어느 정도인가요?
 
3.
많은 경우 사람들은 믿음, 믿음 하면서도 믿음보다는 자신의 감정, 경험을 더 의지합니다. 그러기에 마음이 뜨거워져야, 뭔가 흥분이 되어야, 뭔가 손에 잡힐 듯해야 믿는 것으로 여깁니다. 아무런 감흥이 일어나지 않고, 아무런 감동이 오지 않으면 믿음이고 뭐고 없습니다.
 
그래서 많은 경우 병 고쳐 달라고 ‘믿습니다 믿습니다’ 하면서도 요란하게 합니다. 뭐 그 간절함을 표현하는 데는 자기 성격과 취향대로 하는 것이 옳습니다. 하나님과 통함에 있어서 어떤 특별하고도 고정된 방법은 사실 없습니다. 자기 스타일, 자기 취향대로 간절함을 표현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게 좀 도가 넘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오래전에 대구에서 유행한 안수 치료법이 있습니다. 병 고쳐 준다면서 안수를 하는데, 눈두덩을 손가락으로 찌르고, 누르는 안수법입니다. 거 왜 안구를 누르면 불꽃이 튀는 것 같은 현상이 있지 않은가요? 아뜩해지면서 별이 보이지 않는가요? 그게 성령이 오시는, 역사하시는 현상이라고 이들은 주장합니다.
 
그 시절에 어느 권사님이 거길 다녀오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 데는 뭐 하러 다녀요. 가지 마세요’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그 권사님 얼굴을 보니 눈텅이가 시커멓게 되어 있었습니다. 나 몰래 기어코 갔다 온 것입니다. ‘그래, 은혜는 얼마나 받고 오셨냐’ 했더니 그럽니다. “목사님, 은혜고 뭐고 눈알 튀어나오는 줄 알고 혼났어요.”
 
눈에서 뭔가 번쩍해야, 마음에서 뜨거운 게 올라와야, 손이 좀 사시나무 떨 듯해야 은혜받고, 병 고침 받는 줄 알고, 요란을 떱니다. 그게 믿음이 좋은 줄 압니다. 아닙니다! 그것은 예수님에 대한 믿음이 아니라 감정에 대한 의뢰, 신뢰입니다.
 
이 백부장은 그런 믿음의 소유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예수님께 고쳐 달라고 간청하는 것까지는 다른 이들과 같았습니다. 그런데 정작 예수님께서 ‘내가 가서 고쳐 주마’하시자, ‘예수님,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그저 여기서 말씀만 하셔도 내 하인은 고침받을 겁니다.’하고 아주 강한 예수님에 대한 믿음을, 신뢰를 표현합니다.
 
그는 적어도 예수님이 누구인지 확실히 아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온 세상의 통치자요 주권자로서, 명령만 내리시면 만물이 복종하는 창조주인 줄 제대로 믿었습니다. 그래서 굳이 자기 집까지 오실 필요도 없다고, 여기서 명령하시면, 자기 집에 있는 병마(病魔)는 그 말씀에 복종하여 떠나갈 것이라고 믿는 그런 사람이었다. ‘믿습니다, 믿습니다’하는 정도가 아닙니다. 구체적으로, 그리고 확실하게 예수님을 믿는 이였습니다.
 
4.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게 있습니다. 이러한 백부장의 믿음에 예수님은 뭐라 하시는가요? “예수께서 백부장에게 이르시되 가라 네 믿은 대로 될지어다!” 칭찬에 칭찬을 하시고는 나 같으면 기특해서 ‘네 소원대로 될지어다’라고 했을 것 같은데, 주님은 “네 믿은 대로 될지어다”하셨습니다.
 
이것이 무당 종교와 기독교와의 차이입니다. 무당 종교는 소원 성취가 목적입니다. 그러나 기독교는 걸러지지 않은 소원, 세속의 욕심에 가득 차 있는, 오로지 자기의 것에 관심이 가 있는 그런 소원 성취가 목적이 아닙니다. 기독교는 소원이 아니라 믿은 대로, 그것도 말씀에 철저히 기초된 믿은 대로 되는 것입니다.
 
예수 믿고 소원 성취라고요? 아닙니다. 말씀에 걸러진 소원, 곧 믿음의 성취입니다. 믿음은 거룩한 소원입니다. 세상의 더러운 욕심과 욕망, 무당에게나 가져가도 될 그런 것들의 성취가 목적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의한 소원과 그에 대한 열망을 향한 말씀에 기초한 믿음 성취가 목적입니다.
 
“네 믿은 대로 될지어다!” 백부장이 믿은 것은 뭐였는가요? 예수님은 만군의 하나님이시오, 통치자이시기에 말씀으로, 보지 않고 멀리서도 명령만 내리시면 만물이 복종하는 그런 분이라고 믿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되었는가요? 실제로 그 믿은 대로 되었습니다! 그 종이 나은 것이 바로 그의 믿음의 증거입니다! 이런 믿음 가진 이인데, 그 하인이 낫지 않았다면 그의 믿음을 어찌 볼 수 있겠습니까? 이러한 믿음을 주님은 반드시 사람들로 보게끔 믿은 대로 역사하십니다!
 
여러분은 우리 예수님을 향해 어떤 믿음을 갖고 있는가요? 예수님이 ‘네 믿은 대로 될지어다!’하실 때,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그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모르지만, 그러나 그 이루어진 역사를 보며 사람들이 ‘집사님, 정말 믿음이 크셨군요. 아, 나도 그런 믿음 갖고 싶어요.’하는 그런 절대 믿음이 드러나고 입증되는 역사가 있기를 바랍니다.
 
5.
그런데 불행하게도, 예수님은 이런 말씀을 중간에 하셨습니다. “또 너희에게 이르노니 동서로부터 많은 사람이 이르러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과 함께 천국에 앉으려니와 그 나라의 본 자손들은 바깥 어두운 데 쫓겨나 거기서 울며 이를 갈게 되리라”
 
선택받았다고, 모태 신앙이라고, 믿음이라면 자신도 한 말씀 할 정도로 잘 안다고, 믿음, 믿음 하던 이들은 쫓겨나 울며 이를 가는 날이 올 것이라고 합니다. 믿는다고 하면서도, 도대체 뭘 믿는지, 자기 경험, 지식, 한정된 성경 지식을 믿으며, 마치 자신이 태산을 움직일 수 있는 믿음을 가진 것처럼 행하는 이들은 정녕 하늘나라 잔치에서 쫓겨나 이를 갈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비록 이방인이라 할지라도 바른 믿음,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확실하고도, 구체적인, 분명한 믿음을 갖고 사는 이는 그 잔치에서 즐거움을 맛볼 것이랍니다.
 
감정과 체험, 경험에 치우친 믿음에서, 구체적이고 큰 백부장의 믿음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말씀만을 붙드는 그런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상황을 보아가면서 믿음의 정도를 조절하는 계산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백부장은 “네 믿은 대로 될지니라!”는 말씀을 받았으나 사실 그 시점에서 어떤 변화도, 증거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토록 바라고 믿던 주님의 말씀이 주어지자, 그 말씀 붙들고 돌아와 보니, 하인이 병에서 놓여 있었습니다. 상황이 해결 쪽으로 흐르면 믿겠나이다가 아닙니다. 믿고 나아가 보니 해결이 되는 것입니다.
 
병이건 가난이건 문제이건 눈에 보이는 것에 사로잡히지 않아야 합니다. 말씀을 받고 그것이 상황을 변화시키는 것을 마음으로 믿고 보아야 합니다.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도다”(사53:5b) 라는 말씀을 구체적으로 믿어야, 그는 그 병에서 놓일 것입니다.
 
“내가 반드시 너에게 복 주고 복 주며 너를 번성하게 하고 번성하게 하리라”(히6:14) 하는 말씀을 정말 굳게 믿고 열심히, 그리고 성실히 살아야 그는 그렇게 복을 받을 것입니다.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마28:20b) 하시는 말씀에 아멘하고 담대하게 나아갈 때 주님이 나와 함께 하시는 역사가 나타나고, 닫힌 장벽이 허물어지고, 대로가 열릴 것입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부유하게 하신다는 말씀을 현재의 가난보다 더 믿으십시오. 주님께서 나를 건져주시리라는 말씀을 지금의 고난보다 더 믿으십시오. 어떠한 문제이건 주께서 담당하신다는 약속을 믿으십시오. 주님은 능히 그런 능력을, 말씀으로 이루시는 분인 것을 믿으십시오! 그것들이 늘 마음에 살아 있게 하십시오. 그러면 주께서 말씀하십니다. “아멘! 이것이 최고의 믿음이다. 네 믿은 대로 되리라. 그 열매를 반드시 맺으리라!”
 
6.
사랑하는 여러분, 예수님의 능력은 변함이 없습니다. 시대에 따라 흔들리지도 않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시니라.”(히13:8) 아브라함 때나, 다윗 때나, 베드로 때나 오늘이나 변함이 없으십니다. 장로 교인에게나 감리 교인이거나, 순복음 교인이거나 주님의 능력은 한결 같습니다.
 
그런데 이 능력이 인간에게 나타나고, 역사 되는 것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왜 그럴까요? 우리의 믿음 차이입니다! 믿습니다, 믿습니다 하면서도 어떤 이는 굳이 오셔서 해결해 주세요, 느낌을 주면서 해결해 주세요, 꿈속에서라도 보여주면서 해결해 주세요, 가슴에 뭔가 팍 와 닿게 해주세요, 상처에 손을 얹고 치료해 주세요, .... 조건이 많습니다.
 
그러나 어떤 이는 오직 말씀만으로, 설령 하늘과 땅만큼 멀리 떨어져 있어도 그곳에서 말씀만으로! 실로 이 세상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창조된 것을 믿고, 그 말씀의 위력을 변함없이 신뢰합니다. 이런 믿음에 예수님은 아멘 하십니다.
 
부디 여러분이 갖고 있는 소망, 소원들이 말씀으로 걸러지는 가운데, 믿음으로 변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 올곧고 견고한 믿음에 대하여 우리 주님께서 “아멘!”하시는 은총이 있기를 바랍니다.
 
예수님이 내 기도에 아멘 하신다면야 뭐가 문제겠습니까? 예수님이 내 기도에 감동을 진하게 받으시고, 아멘 하신다면야 그거야말로 축복 제대로 받은 것입니다.
 
여러분의 소망이 그 하찮은 귀신들이 들어줄 정도의 것이 아닌, 만물을 창조하신 여호와 하나님, 말씀으로 세상을 만드신 그 하나님께서 듣고 감동을 받으시고, ‘아멘, 네 믿은 대로 될지어다!’하는 위대한 소망, 위대한 믿음, 위대한 역사로 이루어지기를!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