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는 카스트라는 사회 계급 제도가 있습니다. 카스트는 고대 인도부터 시작된 전통적 사회 계급제도이며, 현대에 와서도 법적으로는 카스트 제도가 유명무실하나 삶의 뿌리에서, 소도시나 여러 지방에서는 아직 사회문화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카스트는 브라만(성직자, 학자), 크샤트리아(무사, 관료), 바이샤(상인, 수공업자, 음악가), 수드라(농민, 어민, 노동자) 등 4개의 계층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이러한 카스트 아래의 계층으로는 ‘달리트’가 있습니다. 달리트는 더 이상 더러울 수 없을 때까지 더러워진 사람, 더 이상 타락할 수 없을 때까지 타락한 사람들이기에 ‘절대로 만져서도 안되는 사람(불가촉 천민)’들입니다. 이들은 가죽을 다루는 일, 시체를 처리하는 일, 화장실의 변을 처리하는 일 등 가장 천하게 여겨지는 직업들에 종사합니다. 오늘날에도 천민들인 ‘달리트’는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으로 불이익을 당하고 차별을 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인도 선교 초기부터 선교사들의 선교대상은 주로 달리트 계층이었습니다. 달리트 계층은 사회적으로 억압받고 천대받는 사람들이었으며, 상층 카스트에 비해 접근하기 쉽고 개종이 쉬운 대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로 인해 기독교는 힌두들에게 천민의 종교로, 또한 서양의 종교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현대 인도 교회 안에는 여전히 카스트로 인한 차별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달리트 출신 그리스도인들은 교회 안에서도 여전히 낮은 자존감과 패배감, 심리적으로 억눌림 가운데 살아가고 있습니다.

 

전 세계 최고의 첨단 테크 기업이 몰려있는 미국의 실리콘밸리에 인도계 직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30% 정도로 알려졌습니다. 실리콘밸리 테크 기업엔 다양한 인종이 섞여 일하며 평등의 가치를 중요시하는데, 워낙 인도계 직원이 많다보니 같은 인도계끼리 카스트 제도를 기반으로 차별이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같은 인도계 동료들이지만 카스트 제도에서 낮은 계급임이 드러나면 함께 점심을 먹고 싶어하지 않거나 업무 평가나 임금 등에서 차별한다고 합니다.

 

우리 교회 안에도 혹시나 차별이 있을까 염려가 됩니다. 한국 사회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다문화가정, 장애인, 저소득층 등에 대한 차별....혹은 지연, 학연, 외모, 소득 수준을 기준으로 하는 끼리끼리 문화가 있을까 돌아보게 됩니다. 우리는 누구도 예외 없이 영원한 지옥 형벌이 예정되어 있던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의 은혜가 아니었다면 결코 하나님 나라에 들어올 수 없었던 사람들입니다. 지금 이 순간도 성령님의 도우심이 아니면 절대로 이 자리에 서 있을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어느 누구도 자랑할 수 없으며 그 어떠한 것도 내세울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모든 것이 예수님의 은혜요 모든 것이 하나님의 사랑하심 때문입니다. 구원 받은 성도들끼리 혹여나 서로 차별한다면 지옥 형벌에 빠진 사람들끼리 키재기 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믿음은 입술의 고백을 넘어 삶의

열매를 통해 증명해야 합니다. 우리의

믿음은 서로를 대하는 태도를 통해

증거됩니다.

 

아무도 자신을 속이지 말라 너희

중에 누구든지 이 세상에서 지혜

있는 줄로 생각하거든 어리석은

자가 되라 그리하여야

지혜로운 자가 되리라

(고전 3:18)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