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8:26-29) 
 
1.
세상의 모든 것들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제대로 파악하면 제대로 공부를 한 것입니다. 성경, 성경은 무엇을 말하려고 쓰인 책일까요?
 
요한복음이 이렇게 증거합니다. “오직 이것을 기록함은 너희로 예수께서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심을 믿게 하려 함이요 또 너희로 믿고 그 이름을 힘입어 생명을 얻게 하려 함이니라.”(요20:31)
 
물론 요한복음의 경우를 말하지만, 넓은 의미에서도 그러합니다.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심을 믿게 하려 함이고 그 이름을 힘입어 생명을 얻게 하려고 성경이 쓰였습니다. 그러니까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믿으면 성경을 제대로 이해한 것입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이 고백,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마16:16)란 고백이 나올 때까지 꼬박 3년동안 제자들을 가르치셨고, 드디어 이 고백이 나오자 뛸 듯이 기뻐하셨습니다. 그만큼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임을 깨닫는 게 쉽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2.
그런데 놀랍게도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임을 단번에 알아본 이들이 있습니다.
 
“아, 나사렛 예수여, 우리가 당신과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우리를 멸하러 왔나이까? 나는 당신이 누구인 줄 아노니 하나님의 거룩한 자니이다.”(눅4:34)
 
“이에 그들이 소리 질러 이르되 하나님의 아들이여 우리가 당신과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때가 이르기 전에 우리를 괴롭게 하려고 여기 오셨나이까?”(마8:29)
 
“나사렛 예수여 우리가 당신과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우리를 멸하러 왔나이까? 나는 당신이 누구인줄 아노니 하나님의 거룩한 자니이다.”(막1:24)
 
“더러운 귀신들도 어느 때든지 예수를 보면 그 앞에 엎드려 부르짖어 이르되 당신은 하나님의 아들이니이다.”(막3:11)
 
귀신들이, 악한 영이 예수님을 알아봅니다. 사람들은 무지하고 무지하여 예수님을 몰라보는데, 귀신들은 단번에 알아봅니다. 대단한 영적 통찰력, 안목이 아닌가요!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귀신도 똑같은 소리를 지릅니다. “예수를 보고 부르짖으며 그 앞에 엎드려 큰 소리로 불러 이르되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여, 당신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당신께 구하노니 나를 괴롭게 하지 마옵소서”(28)
 
그런데 말이죠, 나는 여기서 몸서리치게 무서운 것을 봅니다. 예수님이 누구신 줄 단번에 알아채는 이들, 이들이 계속해서 외치는 것이 뭔가요? ‘하나님의 아들이여 우리가 당신과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예수님과 상관이 없답니다! 나는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신 것을 알아채기만 하면 모두가 그 발 앞에 엎드려 복종하고 섬길 줄 알았는데,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알면서도 그분 앞에서 외칩니다. ‘나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왜 나를 괴롭힙니까?’ 세상에... 이들은 예수님이 누군지 알면서도 상관이 없다고 선포합니다.
 
예수님이 자신과 상관이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수님이 하나님이건, 하나님의 아들이건, 메시야이건, 구세주이건, 사랑의 하나님이건, 그 무엇이든 자신과는 상관이 없다고 외치는 악한 영에 사로잡힌 이들이 있습니다.
 
3.
그런데 말이죠, 이상하게도 나는 예수님이 누군지 아는 순간부터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나는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임을 아는 순간부터 가슴이 저미어 옵니다. 그 예수님이 나를 위해 십자가를 지시고 그 위에서 고통받고 대신 죽으셨다는 사실에 할 말을 잃어버렸습니다. 그 십자가가 나와 상관이 없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을 위한 것임을 나는 알고 나는 고백합니다.
 
그러기에 나는 아무리 투덜대다가도 십자가만 눈에 들어오면 입을 다뭅니다. 아무리 권리 주장을 하다가도 누군가가 십자가를 들이대면 나는 할 말을 잃습니다. 나는 그 십자가, 예수님이 지신 십자가, 예수님이 달려 돌아가신 십자가가 나와 어떤 상관이 있는지를 알기 때문입니다.
 
저들은 예수님과 상관이 없다고 고함치지만, 아닙니다, 나는 예수님과 상관이 있습니다! 나는 예수님이 나를 위해 돌아가시고 나를 위해 수모를 당하시고, 나를 위해 죽음의 권세를 깨뜨리시고, 나를 위해 부활하심을 믿습니다. 나는 예수님과 상관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나의 주님이십니다. 예수님은 나의 하나님이십니다. 예수님은 나를 구원하신 구세주이십니다. 예수님은 나의 치료자이십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로 이 땅에 오셨습니다. 예수님은 나에게 가까이 다가오시기 위하여 하늘의 영광스러운 보좌를 버리시고 이 낮고 천한 곳으로 내려오셨습니다. 그리곤 나같이 못난 인간의 모습으로 이 땅에서 사셨고, 내가 느끼고 아파하고 괴로워하는 그 모든 감정과 아픔을 경험하셨습니다. 왜? 나를 이해하기 위해, 나를 사랑하기 위해!
 
그래서 예수님은 이제 내 표정만 봐도 나의 상태를 아십니다. 내가 ‘끙’ 하고 내뱉는 신음소리만 들어도 어디가 아픈지 다 아십니다. 자신만만해 하지만 속은 약하고 물러터진 것을 다 아십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늘 나를 은혜로 호위해 주십니다. 예수님의 나를 향한 눈길에는 순간적인 하자가 없습니다. 나를 지키시기 위해 졸지도 주무시지도 한 눈도 팔지 않으십니다. 낮의 해도 밤의 달도 나를 해하지 못하도록 늘 나와 함께 하시고 여호와의 군대로 둘러 주십니다.
 
왜? 예수님은 나와 상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어져 있습니다! 예수님과 나는 유기체입니다. 나는 그의 몸입니다. 나는 그 안에 그는 내 안에 계십니다!
 
성경이 기록된 목적, ‘예수께서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믿게 하려 함이오, 또 그 이름을 힘입어 생명을 얻게 하려 함이라.’했는데, 맞습니다. 나는 예수님께서 하나님 아들이심을 믿으며, 동시에 나는 예수님과 상관이 있기에 나는 예수 이름으로 생명을 얻습니다! 그 정도로 난 예수님과 상관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내 삶의 뿌리입니다! 내 에너지 원입니다!
 
4.
나, 사실 귀신만도 못한 존재입니다. 그 더러운 영들은 예수님을 단번에 알아보는데, 나는 몇 년을 배웠어도 ‘정말인가...?’ 하는 심정입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은 나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나를 붙잡아 주십니다. 내가 예수님과 상관이 있다고 하기보다는 예수님께서 나와 상관이 있다고 도리어 소리치십니다.
 
“누구든지 사람 앞에서 나를 시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시인할 것이요.”(마10:32)
 
“나의 자녀들아 내가 이것을 너희에게 씀은 너희로 죄를 범하지 않게 하려 함이라. 만일 누가 죄를 범하여도 아버지 앞에서 우리에게 대언자가 있으니 곧 의로우신 예수 그리스도시라.”(요일2:1)
 
무슨 뜻인가요? 마지막 때에 하나님 앞에 서 있습니다. 그것도 죄인으로 서 있습니다. 그 자리의 모든 이가 다 나를 고발합니다, 죄인이라고. 변명할 여지가 없습니다. 왜? 다 사실이니까! 절망적인 기분입니다. 거룩한 이들 앞에 홀로 죄인으로 서 있으려니 죽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런데 그때, 그 엄격하고 거룩한 분위기의 장소에 예수님께서 다가오십니다. 그리곤 그 예수님이 나를 변론해 주십니다. 뭐라고요?
 
“저 사람은 나와 상관이 있습니다! 내가 저 사람을 위하여 죽었습니다. 저 사람의 죗값은 이미 내가 다 치루었습니다. 그러기에 저 사람은 이제 죄인이 아닙니다!” 그 숨 막히는 자리에서 내 숨통을 틔워주십니다. 할렐루야!
 
감사, 뭘 감사할 것인가요? 미련하기 짝이 없는 인생, 뭐가 뭔지도 모르고 살다가 그냥 그렇게 죽어서 망해버릴 인생을, 하나님께서 성령을 보내셔서 하나님을 알게 하시고 예수님이 누군지 알게 하시고 나를 하나님의 자녀로 삼아 주셨으니 그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요?
 
귀신, 그 빼어난 영적 지식을 갖고 있는 존재는 예수님이 누구신 줄 알면서도, 하나님의 아들이요 거룩한 자인 것을 알면서도, 자신과 상관이 없다고, 그 사랑에 대해 그림의 떡으로 알고 있는데, 그래서 그렇게 더럽고 추하게 살다가 그냥 가버리는데 나는?
 
나는 예수님으로 인해 구원을 얻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 하나님의 관심과 배려를, 긍휼을 한 몸에 받고 사는, 그야말로 그 엄청난 예수님의 사랑의 역사가 나와 상관이 있다고 고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 ... 너희가 전에는 백성이 아니더니 이제는 하나님의 백성이요 전에는 긍휼을 얻지 못하였더니 이제는 긍휼을 얻은 자니라.”(벧전2:9a-10)
 
‘세상이 너를 두고 뭐라고 하여도 그러나 너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이요, 거룩한 나라요, 하나님의 백성이다. 전에는 백성이 아니더니 이제는 백성이요 전에는 긍휼을 얻지 못하더니 이제는 하나님의 긍휼을 얻게 되었다.’
 
이게 축복 아니겠습니까? 게다가 아무리 믿으려고 믿으려고 해도 믿지 못하는 이들이 부지기수인데, 나는 어떻게 이렇게 쉽게 믿어지는지, 그 예수님이 나와 이토록 친밀한 상관이 있는 분으로 다가오는지 기막힐 뿐입니다. 성경에 기록된 모든 축복과 기적이 다 나와 상관이 있으니 무슨 말을 더하겠습니까?
 
5.
그러니 뭘 감사할 것인가요? 내가 하나님의 자녀 됨을 감사할 뿐입니다. 돈 좀 벌고 출세하고, 평안해지고, 인기와 명예 얻은 것이 감사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누구신지 알고, 그 예수님이 나와 상관이 있다고, “나는 예수 믿는 사람입니다!”라고 고백할 수 있게 된 것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할렐루야!
 
그 똑똑하다는 이들도 예수님을 모릅니다. 아니 설령 아는 이들이 있다 할지라도 예수가 자신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합니다. 그러나 나는 압니다. 예수님이 누구신지, 예수님이 지신 십자가가 뭘 의미하는지! 그래서 외칩니다. “예수님은 나와 상관이 있습니다! 그래서 감사를 드립니다!”
 
이렇게 감사함으로 고백하는 성도들을 우리 하나님은 은혜로 그의 모든 삶을 호위해 주실 줄 믿습니다. 꼭 그리 되기를!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