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야스꾸니 신사에 가보고 싶었습니다.
공물을 드리러 가고 싶었던 게 아니라
대체 어떤 곳이기에 극우 일본인들이 열광하는지,
그 분위기는 어떠한지 알고파서 그랬습니다.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우리 교회에 부임하고 일본을 방문할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일본의 두 교회와 자매결연을 하고 있었기에
부임 인사차 방문하는 게 좋겠다 하여 찾아갔습니다.
 
일본 목사님께서 가보고 싶은 곳이 있느냐 하기에
주저하지 않고 야스꾸니 신사라고 했습니다.
의외의 대답에 많이 놀라시는 눈치지만,
내 속마음을 알려주진 않았습니다.
 
속마음이 뭐냐고요?
일본 귀신, 군국주의의 중심지 야스꾸니 신사,
그 한복판을 확실하게 발로 꽉 밟으면서
쎈 기도 한 번 진하게 해야겠다 맘먹었거든요.
 
거 왜 일본인들은 우리 땅 곳곳에
쇠심을 박았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나는 한국 목사의 강한 기도 심을
그곳에 박고 싶었습니다.
 
가보니 내가 보기에 정신 나간 이들이 많았습니다.
그 기세가 대단했습니다.
그 한복판에서 발바닥에 힘을 주며 기도했습니다.
일본의 군국주의가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옵소서!
 
요즘 일본이 다시 우경화로 쏠려가는 모양인데
내 다시 일본을 다녀와야 하는 지 ....
이번에는 확실하게 예수님의 심장을 그곳에 묻어두고 올까 봅니다.
‘일본이여, 제발 예수 믿고 구원받아라~~’
 
8.15가 되니 갑자기 그런 욕망이 치솟아 올라옵니다.
원수도 사랑하라 하셨는데
이 원수가 여전히 정신 못 차리고
용서받을 생각도 안 하고 있는 거 같아 더욱 그러합니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