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가 도무지 맘에 안 드는 집사님,
생긴 것도 그렇고 학벌도 그렇고, 혼수품도 맘에 안 듭니다.
그래서 은근히 며느리를 구박하다가
자기 화를 이기지 못하여 불쑥 기도원에 들어갔습니다.

며칠 후, 기도원에서 내려오더니
기도 중에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고 합니다.
무슨 음성?
깊은 밤중에 산 기도하는데,
저만치 바람을 타고 하나님의 음성이
산울림처럼 들려옵니다.
“김 집사야~~~ 더 늦기 전에~~~
아들하고 며느리~ 이혼시켜라~~~”
 
실제로 이혼을 시켰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이 소리가 정말 성령의 소리일까요?
사단도 치사해서 그런 소리는 안 합니다.
자기 소리를, 자기 욕망의 소리를 들은 겁니다.
며느리를 미워하는 마음을 삭이지 못하여
자기 소리를 자기가 듣고 하나님의 소리라고 하는 겁니다.
 
우리가 기도한다고 하지만
기도의 주파수를 제대로 고정하지 못하면
때로 사단의 소리를 듣기도 하고,
자기 소리를 듣고 하나님의 뜻이라고 착각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기에 기도할 때는 늘 성령 충만해야 합니다.
우리의 주파수를 하나님의 깊은 마음에 고정시켜야 합니다.
이미 욕심과 욕망으로 꽉 차서 기도하는 것은
자기 욕심과 욕망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 뿐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기도하려고 한다면 마음부터 비웁시다.
‘말씀하옵소서, 종이 듣겠나이다.’하는 자세부터 가집시다.
 
이제 가을바람이 솔솔 불어올 텐데 ‘김 집사야~~~ ...’ 하는
자기 욕망의 소리보다는 서늘하지만 분명하게
세미한 떨림으로 전해져 오는 주님의 감동에 귀 기울입시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