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지하철 이름을 놓고 이런 유머가 있습니다.
친구 따라 가는 역, 강남역.
가장 싸게 지은 역, 일원역.
불장난 하다 사고 친 역, 방화역.
경기 방송 때마다 바빠지는 역, 중계역.
‘양치기 소년’의 주인공이 사는 역, 목동역.
물통 든 사람들이 몰려드는 역, 약수역.
항상 뜨거운 물이 나오는 역, 온수역.
학교 가기 싫어하는 애들이 좋아하는 역, 방학역.
구겨졌던 옷이 내릴 때 보면 말끔히 펴져 있는 역,
어느 역? 대림역이랍니다.
유머입니다.
 
지역마다, 동네마다 이름이 있는데,
그 이름의 뜻을 보면 다 사연이 있습니다.
왕십리(往十里)는 어떤 뜻일까요?
조선의 궁터를 찾고 있던 무학대사가 이곳에 와서
궁터로 정하려고 하는데 소를 몰며 지나가던 어느 노인네가
‘미련한 무학아, 십리를 더 가거라’ 해서
십리를 더 가서 궁전을 지었다는 이야기에서 내려온 이야기입니다.
그러니까 왕십리는 십리를 더 가라는 뜻입니다.
 
오늘로 제가 왕중에 부임한지 꼭 29년째를 맞습니다.
한 교회에서 목회 29년이라면 엄청난 겁니다.
29년 동안 제가 주일 설교한 것만 1,444회입니다.
한 번만 한 것으로 1,444회니 아마도 그 이상일 겁니다.
주일에도 몇 번씩 설교했고, 새벽기도, 수요설교, 오후설교, 심방, ...
그동안 제가 설교하지 않은 것이 별로 없을 겁니다.
29년 동안 재주도 없는 평범한 목사가 몸부림치며 달려와
이제 안주하려는 나에게 주님께서
‘미련한 양 목사야, 십리를 더 가라’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야 왕십리 중앙교회가 완성된다고 그러시는 것 같습니다.
조금 더 기도하고, 조금 더 열심 내고, 조금 더 돌아보며
목회 현장에서 십리를 더 가겠습니다.
함께 합시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