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1일 자로 매일의 묵상을 멈췄습니다.
2000년 4월 13일에 시작했습니다.
경험해보지 못한, 예측도 할 수 없는 코로나 상황으로
모든 관계가 단절되고 모임도 불가능해진 상황이었습니다.
모두가 자기만의 섬에 갇혀버린 그런 모양새였습니다.
막연한 불안감이 엄습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세상이 올 수 있단 말인가...
 
그런 혼란스럽고 불안한 상황에서 무엇보다 주님의 말씀이,
우리 삶의 근본이 되는 하나님의 말씀이 필요했고,
그것을 공급하는 것이 또한 주의 종의 사명이라 생각하여
매일 짧지만 묵상을 보내야겠다는 맘이 들었습니다.
그것도 이미 넘쳐나는 그런 양식과 내용의 글보다는
짧지만 읽고픈 생각이 들게끔 유머가 있는 단문으로,
예화까지 사용하여 목회자들에게까지 도움이 되도록
그리 쓰고 싶어서 그동안 쭈욱 써왔습니다.
때마침 나의 짧은 글을 이현옥 집사님이 예쁜 묵상 파일로
만들어 주어 더욱 잘 활용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끊임없이 쓰다 보니 어느 순간,
내가 너무 말을 많이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얕은 묵상으로 가고 있지 않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때마침 코로나 상황도 많이 회복되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요즘에 다시 증가세라고 하지만,
만에 하나 그렇게 된다면 다시 쓸 생각입니다. ㅎㅎ
 
그러나저러나 중단한다고 하니 조용하던 몇 분들이
너무 아쉽다며 감사하는 마음을 전해 옵니다.
그분들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도리어 내게 힘이 됩니다.
우리 왕중 성도들의 관심과 사랑이 내게는
너무나도 큰 감사의 노래입니다.
그동안 즐겁게 받아 주시고 묵상해주신 교우들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우리 주님을 향한 감사요? 그건 말하나 마나입니다.
하늘 만큼 땅 만큼!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