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나눔은 교회가 존재하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나눔은 복음을 전파하는 것을 목표로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 나눔은 교회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일 뿐이다. 이웃을 위한 섬김과 봉사는 따지고 보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기위한 것이다. 어떤 이들은 교회의 섬김이 전도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말 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것은 전도 이전에 교회가 해야 될 의무이자 하나님의 명령이다. 많은 교회들이 IMF 이후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자 팔을 걷어 붙였다는 것을 우리 국민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 중 노인들을 위해 날마다 밥을 해주는 교회가 있다. 바로 대구 서문교회다. 이 교회는 장년부 3,000여 명이나 되는 꽤 큰 교회로 대구 달성공원 부근에 위치하고 있다. 달성 공원은 서울의 파고다 공원 같이 노인들의 집합소로 유명하다. 이 공원 역시 파고다 공원처럼 밥을 굶는 노인들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대구서문교회는 외환위기 이후 노숙자와 실직자들을 위해 무료 급식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1년 정도 시행할 계획이었으나 해를 거듭해 벌써 5년이나 되었다.

처음에는 주 3일 급식을 하다가 2000년부터는 주 5일(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로 급식 날을 늘렸다고 한다. 지금은 하루에 700여 명이 교회 식당을 찾고 있으며，급식이 없는 토요일과 주일에는 교인들과 함께 국수를 나눈다고 한다. 이처 럼 무료 급식 봉사엔 3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일손을 돕고 있다. 이 교회 이윤영 집사는 "날씨가 추운 겨울엔 봉사의 열기로 인해 추운 줄도 모른다."며，"다만 노인들이 이 엄동설한에 밥을 굶지 않았으면 한다." 고 말했다. 가난은 나라도 못 구한다지만，대구서문교회는 이제 춥고 배고픈 이웃들이 북적이는 사랑의 집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처음에 귀찮아하던 교우들도 이젠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무료 급식은 교회에 세 가지 변화를 몰고 왔다. 첫째，교우들이 교회에 다니는 것에 대해 크나 큰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 교회에 다니는 것만이 아닌 그리스도인이라는 걸 자랑스럽게 여기게 됐다. 둘째， 주변 교회들도 이러한 사역을 나눠서 하게 되었다. 교회가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인식을 하게 된 것이다. 셋째，교회의 헌금이 늘었다. 헌금을 써야 할 곳에 제대로 사용 하자，교인들이 더욱 더 헌금을 많이 내게 되었다. 얼마 전 대구서문교회는 950여 평의 부지를 새로 매입했다. 무료 급식을 넘어서 더 큰 사역을 준비하기 위해서란다.

/화동교회 장로, 교회문화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