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10:17-22) 
 
1.
요즘 어떠십니까? 신앙생활이 즐겁습니까? 찬송이 콧노래로 자주 나옵니까? 발걸음이 가볍습니까? 주위의 모든 것이 다 이뻐 보입니까?
 
그런데 가끔 이런 때가 있습니다. 말씀대로 따라 산다고 하는데도, 나름대로 경건의 생활을 한다고 하는데도, 매일매일 큐티 생활을 하며 사는데도, 이상하게 뭔가 허전합니다. 왜 그럴까요?
 
예수를 믿는다는 것, 예수를 따른다는 것은 뭔가 쩌릿하고 즐겁고, 만족스럽고, 콧노래가 나오는 경지라 하는데 특별히 무슨 잘못을 저지르는 것도 아니고, 범죄한 것도 아닌데 그런 즐거움, 쩌릿함은 도무지 찾을 수도, 느낄 수도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구원받았다고 하는데,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고 하는데 뭐 제대로 느껴지는 것이 없습니다. 성경은 분명 그렇다는 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게 참 고민입니다. 왜 그럴까요?
 
2.
오늘 성경에서 이런 고민을 하는 한 사람을 봅니다. “예수께서 길에 나가실 새 한 사람이 달려와서 꿇어 앉아 묻자오되 선한 선생님이여 내가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이까?”
한 사람이 등장하는데, 누구일까요? 마태의 기록에 의하면 이 사람은 부자였고, 청년이었습니다. 누가의 기록에 의하면 관원이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산헤드린으로 지방의회 의원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든 당시 잘 나가던 젊은이입니다.
 
예수님께 달려왔다는 것을 보아 열망 속에 나왔습니다. 그리곤 꿇어앉아 묻습니다. 아주 겸손한 구도자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 그가 예수님께 뭘 묻습니까? “선한 선생님이여 내가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이까?” 이 청년, 괜찮은 청년입니다. 그의 관심사가 영생입니다. 다시 말해 하나님의 나라, 신령한 것입니다. 썩어질 것에 온통 관심 두고 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 질문에 예수님께서 그러십니다. “네가 계명을 아나니 살인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거짓 증언하지 말라, 속여 빼앗지 말라, 네 부모를 공경하라 하였느니라.” 십계명, 그것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계명을 준수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근데 좀 이상하죠? 영생을 얻으려는데, ‘주 너희 하나님은 유일하신 분이니 그분만 섬겨라. 우상을 섬기지 마라. 안식일을 준수하라. 영적인 삶을 살아라. 도를 닦아라. 금식 기도해라. ...’ 뭐 이런 걸 요구하실 것 같은데 우리 예수님은 아주 아주 평범한 우리네 삶에서 필요한 인간관계의 기본 도리를 말씀하십니다. 살인하지 마라, 간음하지 마라, 도둑질하지 마라, 거짓 증언하지 마라, 속여 빼앗지 마라, 부모를 공경해라!
 
인간의 도리도 못하며 거창한 명분을 내세워 기도원에 들어가 사는 것, 그거 영생을 얻는 길에서 아주 멉니다. 인간의 도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예수님은 영생의 길을 구하는 이에게 그 인간의 도리를 요구하십니다.
 
그러자 이 부자 청년이 뭐라 합니까? “그가 여짜오되 선생님이여 이것은 내가 어려서부터 다 지켰나이다.” 어려서부터 다 지켰답니다. 얼마나 신통한 청년입니까! 예수님의 즉각적인 반응, “예수께서 그를 보시고 사랑하사 이르시되” 예수님께서 그 청년을 사랑스럽게 보셨답니다!
 
그래서 그토록 사랑스러운 청년에게 다정스럽게 그가 찾는 결정적인 길을 가르쳐주셨습니다. “네게 아직도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으니 가서 네게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
 
여태까지는 정말 잘했다는 겁니다. 사랑스러울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가만 보니 한 가지가 부족한 듯하고, 그것도 그가 스스로 결정적인 구도의 길을 묻기에 일러주었습니다. “한 가지 부족한 게 있다... 네게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
 
정말 친절하게, 결정적인 비법을 가르쳐주셨습니다. 영생을 얻기 위해 인간의 기본 도리, 십계명을 다 지켜온 그 사랑스러운 젊은이에게 딱 한 가지 부족한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랬더니? “그 사람은 재물이 많은 고로 이 말씀으로 인하여 슬픈 기색을 띠고 근심하며 가니라.”
 
3.
이 청년, 분명히 말하지만 교회에서 범생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 율법을 다 지켜 행하며 살았습니다. 가르침, 율법 조항대로 다 지키며 살았습니다. 얼마나 신통한지 예수님께서 그를 사랑스러워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청년이 예수님께 나와 뭘 물었다고요? 어떻게 해야 영생을 얻을 수 있습니까?
 
놀라운 일입니다. 말씀대로 살았는데도 영생에 대한 감각이 없다는 겁니다. 나름대로 큐티, 제자훈련, 경건생활 철저히 하고 사는데도 영생에 대한 기쁨도 확신도 없다는 겁니다. 아니, 말씀대로 사는 데도 왜 영생의 감각이 없을까요? 말씀대로, 율법대로 살면 영생을 얻는데 왜 그랬을까요?
 
이에 예수님께서 처방을 내리셨습니다. ‘네게 한 가지 부족한 게 있다. 네 가진 소유를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고 나를 따르라.’
 
이 말씀에 대해 전에는 나도 ‘에휴 ...’ 그랬습니다. 그 청년이 물질이 많음으로 근심하고 갔다는 기록을 보고 아마 나 같았어도 그랬을 거라고 느꼈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어떻게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줄 수 있지? 예수님을 따르는 것은 그런대로 괜찮은 데 가진 것들을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고 나면 난 어떻게 살지? 무슨 재미로 살지?’ 그랬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놓친 게 있습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 하늘에서 보화가! 이건 죽어서 천국 가서 받는 거라고 여겼습니다. 천국에 가서 다 보상받고 떵떵거리며 사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정말일까요? 정말입니다. 그런데 조금 다르게 해석하는 이가 있습디다.
 
“가서 네게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
 
주님을 따르는 전(前) 단계로,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에 주목하는 이였습니다. 유명한 색소폰 연주자인데, 몇 달 전 그 분의 간증을 들었는데 이분은 이 말씀을 이렇게 해석합디다.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고 나면 하늘 보화가 주어진다고. 그 하늘 보화가 무엇이겠습니까? 행복함이랍니다. 뿌듯함이랍니다. 그러면서 나누어 보라고 합니다. ‘줘 보세요. 얼마나 행복한지 모릅니다.’ 합니다.
 
그래서 자기는 버는 대로 남에게 주기 바쁘답니다. 공연을 해서 엄청 버는 데 버는 대로 세계를 다니며 어려운 이들을 돕고 위로하는 데 그 모든 재물을 다 쓴답니다. 우크라니아, 아프리카, 지진 난 곳, 재난당한 곳, ... 찾아다니며 그들을 돕는 즐거움, 행복으로 산답니다. 자기는 집 하나 제대른 게 없지만, 여전히 전세로 전전하지만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답니다.
 
그래서 열심히 벌어 열심히 나누고 돕고 하면서 행복하게 산답니다. 그렇게 행복한 마음으로 예수님을 따른다고 합니다.
 
4.
우리는 왜 이런 기쁨이, 행복함이 없을까요? 나름대로 열심히 말씀을 지키고, 기도하고, 봉사하며 산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왜 행복이, 기쁨이 없을까요?
 
천국의 보화, 천국의 기쁨, 천국의 축복은 죽어서나 생각하지 현실에선 언감생심, 현실에선 코가 꿰어 억지로 끌려가듯 살고 있습니다. 생기도, 행복함도 없이 ‘에휴’ 하면서 끌려가고 있습니다. 죽어서 누릴 것이라고 천국의 보화는 생각만으로 족하고 현실은 그저 힘들게 힘들게 껄끄럽게 껄끄럽게 끌려가듯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나누는 이들, 섬기는 이들, 그들을 가만 보면 그렇게 행복해 할 수가 없습니다. 내가 보기엔 자기 먹을 것도 별로고, 자식 먹일 것도 별로고, 자기 입을 것, 쓸 것도 별로인데 행복감은 최고입니다.
 
비결이 뭘까요? 그들에겐 하늘의 보화가 있습니다! 남 모르는 신령한 기쁨이 가득합니다. 그러기에 별로 풍족하지도 않으면서 늘 베풀고 섬기고 나누고, 주님께 드리며 행복해 합니다.
 
쌓아놓고 사는 이들 중에 인색한 사람들, 누군가를 위해 재물을 나누고, 베풀고 하는 것이 없는 사람은 늘 그 얼굴 그대로, 뭔가 좀 메마른 듯한 모습입디다. 그 얼굴에 평화가 없습디다. 성경이 말하고 있는 성도의 희열, 만족함, 윤기가 흐르는 그런 삶, 그런 얼굴은 아닙디다. 왜 그럴까요?
 
예수님께서 그러셨습니다.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주어지리라.’ 그 보화가 바로 행복함이요, 내적 부유함이요, 넉넉함입니다. 그런 얼굴로, 그런 마음으로 예수님을 따르는 것입니다. 코가 꿰어 억지로, 할 수 없이 끌려가듯 믿음 생활하는 게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거 아닙니다.
 
베풀며 삽시다. 나누며 삽시다. 움켜쥐고 살지 말고 하늘의 보화,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라도 주위를 돌아보고 어려운 이들을 도웁시다.
 
물론 이런 설교 하면 인기가 없다는 것, 나도 잘 압니다.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성령에 기록된 말씀이고, 주의 성령께서 하라 하시니.
 
보세요, 많은 분들이 오늘 말씀에서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하심에 힘들어 하십니다. 어떻게 다 팔 수 있지? 그 결과, 아예 하나도 안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예수님의 말씀의 의도가 뭡니까? 다 팔라? 아닙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라는 겁니다. 베풀라는 겁니다. 움켜쥐고 살지 말고 나누면서 살라는 겁니다.
 
우리는 늘 달라고만 기도하는데, 성경에 보면 이런 이들이 복이 있다고 하십니다. “... 주 예수께서 친히 말씀하신 바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 하심을 기억하여야 할지니라.”(행20:35b) 주는 게 더 복이 있답니다.
 
며칠 전에 어떤 분이 재물을 들고 와 어려운 이 돕는 데 써 달라고 합니다. 그분 가정도 넉넉하지 않은 것을 내가 아는데 그럽디다. 분명 주님께서 주시는 하늘의 보화, 돈으로 살 수 없는 행복, 즐거움, 날아갈 것 같은 가벼움, 건강, 콧노래, 뿌듯함, ... 하늘 보화가 그에게 있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이 땅에 얼마나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 많은데, 그런 일들을 하는 데가 얼마나 많은 데 그들은 무슨 재물로 그 일들을 하고, 그들은 대체 뭘 먹고 살겠습니까?
 
좀 나누세요. 하늘 보화가 가득할 겁니다. 영생의 확신이 안 드십니까? 공부 그만 하세요. 이젠 가진 것을 좀 나누세요. 어려운 이들을 돕고 나누세요. 영생의 확신이 생길 겁니다. 하늘 보화를 얻은 기쁨과 행복함 속에 자신이 구원받았음을,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음을 확신할 것이며, 세상에 대하여 당당하게 살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산상수훈에서 보장해 주신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염려하여 이르기를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지 말라. 이는 다 이방인들이 구하는 것이라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시느니라.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6:31-33) 이 말씀이 그대로 여러분에게도 이루어질 줄 믿습니다.
 
어렵게 살던 이가 있었습니다. 열심히 기도해 주고 축복해 주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목사님, 감사합니다. 이 은혜 잊지 않고 꼭 갚으며 살겠습니다.’ 그랬습니다. 이들의 순진한 삶과 부지런함에 하나님께서 복을 주셔서 살림이 펴갔습니다. 돈 버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그러더니 어느 순간, 교회에서 안 보입니다. 웬일인가 했더니 자기가 돈 많이 벌었다고 교회에서 알기에 교인들이 은근히 자기에게 큰 헌금할 것을 기대하는 것 같아 그게 부담이 되어 다른 교회로 옮겼다는 겁니다.
 
웃기는 이야기입니다. 교회가 어떤 곳인지 모르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의 역사, 하나님의 일은 세상 재물 많이 가진 이에게 의해 이루어지지 않고, 하늘 보화가 가득한 이들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교회는 어느 특정인에게 헌금하라고 강요도, 기대도 하지 않습니다. 교회는 믿음이 좋은, 그야말로 하늘 보화를 누리는 이들에 의해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어왔을 뿐입니다.
 
5.
사랑하는 여러분, 물질에 사로잡히지 맙시다. 우리는 베풂으로 행복해지고, 나눔으로 영생의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그렇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주라. 그리하면 하늘 보화가 있으리니 그 후에 와서 나를 따르라!’
 
예수님을 따르는데,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 따르는데, 예수님의 말씀대로 산다고 하는데 왜 만족함이, 왜 기쁨이 없다고요? 순서가 틀렸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길, 주라고, 나누라고, 그러면 하늘 보화를 얻는다고, 그리곤 그 뒤에 주님을 따르라 하셨는데, 이 중간 단계를 생략했습니다. 추상화했습니다. 주지 않습니다. 나누지 않습니다. 움켜쥐고만 삽니다. 그러니 행복하지 않습니다. 예수를 따른다고 하면서도 허전합니다. 얼굴이 밝지 않습니다. 하늘 보화가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순서를 바로 합시다. 순서가 틀리면 이상하게도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재료는 다 들어가고 똑같은데도 결과물은 영 딴판입니다. 왜? 절차가, 과정이 틀렸기 때문입니다. 순서를 바로 합시다.
 
나누는 이들에게 하늘의 보화가 있습니다. 엄청 행복할 것이요, 콧노래가 나올 것이요, 삶이 뿌듯할 겁니다. 움켜쥐는 불안함으로 세월 보내지 말고 도움과 나눔의 손을 펼쳐 하늘 보화, 행복함을 얻고 즐겁게 예수님을 따르는 복된 제자가 됩시다. 연초에 우리에게 세상에서 복이 되라 하신 그 말씀대로 복이 됩시다! 꼭 그리 살기를!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