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립보서 4:6-7) 
 
1.
어릴 적부터 어른들께 들은 말 중에 자기 귀여움은 자기가 받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린아이가 어른들로부터 사랑과 귀여움을 받는 것은 자기하기 나름에 달렸다는 말입니다.
 
귀여워서 안아 주려면 잘 안기지 않고 울고 도망가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아무에게나 잘 안기는 아이가 있습니다. 심방을 가도, 방에 들어가 앉으면 낯선 사람이라고 경계하며 우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무릎에 턱 하니 와서 앉는 아이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가요? 안아 주려면 울고 떼쓰는 아이와 방긋방긋 웃는 아이와 어느 아이가 더 예뻐 보이는가요? 안기지 않으려고 뒤로 젖히는 아이와 착착 안기는 아이와 누가 더 귀여워 보이는가요? 귀여움받기는 자기 하기에 따라 달라집니다.
 
복 받는 비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거 아시죠? 복은 쟁취한다고 하지 않습니다. 복은 받는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복은 분명 누군가가 내게 준다는 것인데, 그건 내가 땀 흘려 얻는 것이 아니라는 뜻인데, 그 복을 받으려면 주는 이의 마음에 감동을 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뭔가 좀 마음이 동하게 만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들은 복은 하나님께서 주신다고 믿습니다. 하나님이 복의 근원이라고 믿고 있는데, 그러면 그 하나님으로부터 복을 받으려면 그분을 감동시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나님께서 우리를 보시고 흐뭇해하시며, 복의 창고를 여시고 우리에게 쏟아 부어주시고 싶으실 때가 있을 것인데, 언제일까요?
 
2.
오늘 본문은 사도 바울이 빌립보 교회에 써서 보낸 편지 중 결론 부분입니다. 빌립보 교회는 그리 넉넉하지 않은, 가난한 여인들이 많은 교회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의 교회를 개척하여 세워주고 떠난 주의 종 바울에 대한 사랑이 대단하였습니다. 주의 종에 대한 사랑만큼은 여느 교회 못지않게 충만 충만한 그런 교회였습니다.
 
이러한 빌립보 교회가 사도 바울이 로마 감옥에 갇혔다는 소식을 듣자, 바울을 위해 모금을 했고, 그것을 에바브로디도를 통해 전달하자, 사도 바울이 이에 대해 답례 차 편지를 쓴 것이 빌립보서입니다.
 
이제 그 편지를 마무리하며 그 어렵고 힘든 세월을 살아가는 성도들에게 세상을 이길 수 있는 힘, 그 노하우, 매우 중요한 것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권면합니다.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오직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일반 서민 중에 염려할 것이 없는 이가 있을까요? 돈 쌓아놓고 살거나, 권세를 휘두르며 사는 이들은 모르겠지만, 빌립보 교인들은 무지무지 평범한 서민들이었습니다. 이들에게는 늘 염려거리가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이들에게 사도 바울은 이렇게 권면합니다. ‘염려할 것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러나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오직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여러분이 필요한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십시오!’
 
염려할 게 없다는 게 아닙니다. 염려할 것은 늘 쌓이고 쌓입니다. 그럼에도 염려할 수 밖에 없는 것들, 그 염려에 치이지 말라고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라는 건가, 그 쌓여있는 염려 앞에서 말입니다. “오직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하나님께 구하랍니다. 왜? 그것을 해결할 복은 하나님이 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하나님께 기도하고 간구하랍니다.
 
‘기도와 간구!’ 기도, 간구는 각각 어떻게 다른가요? 기도는 일반적인 기도를 뜻합니다. 예배 시간에 드리는 기도, 일반적인 경건 시간에 드리는 기도를 뜻합니다. 반면에 간구는 개인적인 특별한 소망, 특별한 일이 있을 때 드리는 것입니다.
 
염려거리가 커져만 가고 쌓여 갈 때, 기도의 시간을 지켜가십시오. 꾸준히 지켜가십시오. 지난 주간에 한영교회 부흥회를 다녀왔는데, 금융업에서 일하다가 은퇴하신 어느 장로님이 저녁을 대접해 주기에 함께 했습니다. 식사하며 담소를 나누는데 신앙 여정을 물으니 놀랍게도 예수 영접하고 신앙생활 시작한 것이 20년이 조금 지났을 뿐입니다. 그런데 얼마나 신실함이 느껴지는지 그 큰 교회의 관리사역을 맡고 있답니다. 그만큼 신실하고 희생적이기에 교회가 맡겼는데 얼마나 충실하신지 모르겠다고 담임 목사님이 자랑합니다.
 
그 장로님이 그러더라구요. 늦게 예수님을 영접하고 자기 신앙을 지켜가야겠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더랍니다. 당시에 가장 부러웠던 이들이 모태신앙자들이었답니다. 어릴 적부터 주위에 신앙의 어른들이 있어서 지도를 받으며 신앙을 지켜가는 이들이 그렇게 부러웠답니다.
 
그래서 자기는 어떻게 자기 신앙을 지킬까 고민하다가 새벽기도를 시작했답니다. 매일 매일 새벽에 주의 전에 나아가 새벽기도를 드리며, 매일 영의 양식을 먹고 영의 호흡을 하며 신앙이 자랐다고 합니다.
 
여러분, 기도 생활에 꾸준하시시오. 기도의 영성 생활에 성실하십시오. 일 생기고, 우환이 터지고, 아쉬운 일이 일어나야 기도하려 하지 말고 일반적으로 기도의 생활에 충실하십시오. 평상시 일어나는 모든 염려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가 중요한 일이 발생하면, 밤잠을 이루기 힘든 일들이 생기면, 몸에 이상이 느껴지면 간구하십시오. 하나님께 간구하십시오. 간구하라고 하나님께서 그리시는데 자기 아쉬울 때만 그러는 게 낯 간지럽다고 안 하는 이들이 있더라구요. 아닙니다, 그건 하나님께서 간구하라는 것입니다. 간구할 때 하나님께서 생각해 두신 게 있습니다.
 
“내가 간구하는 날에 주께서 응답하시고 내 영혼에 힘을 주어 나를 강하게 하셨나이다.”(시138:3)
 
간구할 때 하나님께서 응답하십니다. 그리곤 내 영혼에 힘을 주시어 나로 강하게 하십니다. 나를 강하게 만들기 위한 하나님의 배려입니다.
 
그러니 염려거리가 몰려올 때, 기도와 간구로 하나님께 마음을 쏟아 놓으십시오. 그러면 하나님께서 응답하시고 내 영혼을 장려하시며 힘에 힘을 더하시사 나로 하여금 영적 강골, 강건케 하십니다. 아멘!
 
그런데 유의할 게 있습니다. 여기에 반드시 첨가되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기도와 간구에는 감사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감사가 첨부된 기도와 간구가 제대로 된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이유가 있더라구요. 시 50:24절, “감사로 제사를 드리는 자가 나를 영화롭게 하나니”라고 합니다. 우리 하나님의 백성들의 하나님께 향하는 모든 제사, 제물에는 반드시 첨가되어야 할 것이 있는데, 그게 감사입니다. 감사로 제사를 드려야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게 되고, 그 감사에 감동을 받아 하나님께서 움직이십니다. 감사가 빠지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늘 징징대며 달라는 이와 늘 밝은 모습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달라는 이와 어느 누구가 더 하나님의 마음을 기쁘시게 하고 감동을 드릴 수 있는가요? 감사함으로 기도하고 감사함으로 간구합시다.
 
3.
우리 신앙인, 그리스도인의 세계에서 감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성경에는 이런 귀한 증언들이 있습니다.
 
롬1:21 “하나님을 알되 하나님을 영화롭게도 아니하며 감사하지도 아니하고 오히려 그 생각이 허망하여지며 미련한 마음이 어두워졌나니”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지 않는 것과 감사하지 않는 것을 같은 수준에 놓고 있습니다. 우리 개혁교회 소요리문답 제 1조, 인생의 목적이 무엇입니까란 질문에 정답은 이것입니다.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영원토록 그를 즐거워하는 것.” 즉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이 우리 인생의 목적입니다.
 
그런데 그토록 중요한 수준에 감사가 놓입니다! 우리가 제대로 감사하며 살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과 동급입니다. 그런데 만약 그렇지 않는다면, 감사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지 않는 것입니다.
 
감사가 이 정도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중요한 것입니다.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려는 자는 하나님께 감사를, 깊고도 큰 감사를 드리십시오! 감사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차원이 아닙니다!
 
고후4:15, “이는 모든 것이 너희를 위함이니 많은 사람의 감사로 말미암아 은혜가 더하여 넘쳐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려 함이라”
 
감사가 많으면 많을수록 뭐가 더하여 넘친다구요? 은혜! 많은 사람의 감사로 말미암아 은혜가 더하여 넘쳐서! 감사가 넘치는 교회에는 은혜도 넘칩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됩니다.
 
가끔 강사로 타 교회에 가 보면 봉헌 시간에 감사의 봉헌물이 많아서 목사님 손에 쥘 수도 없는 교회가 참 좋더라구요. 이번에 부흥회 가서도 첫날은 감사 봉헌물이 얼마 되지 않더라구요. 그런데 둘째날에는 한 손에 잡기 어려울 정도였고, 마지막 날에는 두 손으로도 다 들어오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갈수록 감사가 풍성하니 은혜가 풍성하고, 은혜가 풍성하니 감사가 풍성해집니다. 이게 그리스도인의 신앙 원리요 축복받는 비결입니다.
 
감사의 예물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 드릴 수 있는, 하나님의 창고를 열 수 있는 축복의 키입니다. 감사 예물이 넘치는 교회가 축복받을 교회입니다. 큰 감사가 있는 교회가 큰 은혜를 받고 누릴 수 있는 교회입니다. 하나님이 감격하실만한 큰 감사를 드립시다. 그러면 우리가 감격할만한 큰 복을 주실 것입니다.
 
이 감사라는 게 얼마나 큰 힘이 있는지 아는가요? 딤전4:4절, “하나님께서 지으신 모든 것이 선하매 감사함으로 받으면 버릴 것이 없나니”
 
감사는 모든 것을 완전케 하는 도장입니다. 그 어떠한 것이라도 감사함으로 받으면 버릴 게 없다고 성경이 증언합니다. 무조건 감사하십시오.
 
가계부를 보고 감사하지 말고 무조건 감사하십시오! 그리하면 거기에 길이 보입니다. 나는 청년 시절, 이 무조건 감사하라, 상황이 어떠하든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믿고 무조건 감사하라는 말을 퍽 싫어했습니다. 어떻게 무조건 감사할 수 있는가요?
 
그런데 살아가면서 느끼고 또 느낀 결과, 이게 옳다는 것입니다. 매사에 모든 일에 무조건 감사합시다. 그러면 고통까지라도 버릴 게 없습니다. 다 쓸모 있게 됩니다.
 
무조건 감사하면 그다음 복의 길이 열립니다. 감사하기 전까지는 불평불만으로 더 나아가지 못하는데, 이유를 알 수 없고, 하나님의 깊은 뜻을 알 수 없으니 그저 선하신 하나님의 사랑이 있겠지, 뭔가 심오한 하나님의 계획이 있겠지 하고 무조건 감사하면 그 모든 악한 상황, 아픔, 고통까지도 버릴 게 없습니다.
 
언젠가 신앙 잡지에서 본 기사인데, 어느 목사님의 어머님이 겨울에 다리를 다치셨는데, 엄지발가락이 달랑달랑 금방이라도 떨어져 나갈 상황이었습니다. 놀라서 찾아온 아들 목사에게 그 어머니가 감사하는데, 그 내용이 기가 막혔습니다.
 
‘바쁜데 다쳤다고 해서 보고픈 아들이 왔으니 얼마나 감사한가!’ ‘너희 아버지가 안 다치고 내가 다친 것이 또한 얼마나 감사한가!’
 
조금 있더니 계속 감사하시기를 ‘발등 안 찍히고 발가락 찍힌 것이 얼마나 감사하냐? 발가락 다섯이 다 다쳤으면 어떻게 되었겠냐? 꼭 세 개만 다친 것이 너무나도 감사하다. 더구나 힘 있는 오른발이 아닌 왼발 다친 것이 또 얼마나 감사하냐? 다쳐도 생활할 수 있도록만 다쳐 자식들 수발들지 않게 한 것, 이 역시 얼마나 감사하냐.’
 
‘더운 여름날 다치지 않고 겨울날 다쳐 감사하지, 병원 신세지지 않아 감사하지, 차도가 있어 감사하지, 여러 사람의 기도를 받게 되어 감사하지...’
 
같은 어려운 일을 당해도 이 감사가 있는 이와 감사가 없고 불평만 있는 이와는 그 삶이 천양지차(天壤之差), 하늘과 땅의 차이입니다. 어차피 현실은 같습니다. 그러나 그 속에 하나님의 손길, 깊은 하나님의 뜻이 있음을 믿고 무조건 감사하는 이는 그 불만스러운 현실이 도리어 감사가 풍성한, 그의 삶을 도리어 풍요롭게 해 주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렇게 감사는 모든 것을 의미 있게, 버릴 게 없는 유익한 것으로 바꾸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권세입니다.
 
4.
요즘엔 그럴 일이 별로 없는데, 오래 전에 청년들과 어울릴 때 내 버릇 중에 내 스스로 부르는 ‘지갑털이’라는 게 있었습니다. 청년들과 상담을 하다가, 감동이 오면 갖고있는 지갑을 그대로 다 털어주는 것입니다.
 
요즘에야 카드만 한 장 달랑 들고 다니는 시대이지만 예전에는 지갑이란 걸 들고 다녔습니다. 뭐 큰돈이 들어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상담을 하다가 마음에 감동이 오면, 특별히 주님께서 ‘주라!’하는 마음의 계시가 주어지면 그냥 지갑을 털어줍니다. 뭐 감출 것도 없이 때로는 상대방이 보는 앞에서 그냥 털어줍니다. 액수가 많지는 않지만, 그를 향한 내 사랑, 그를 향한 주님의 사랑을 그대로 전해주고파서 그렇게 합니다.
 
그렇게 털어주면 나는 어떻게 되는가요? 놀랍게도 하나님께서 어떤 길을 통해서라도 채워주십니다. 나는 이것을 경험상 잘 알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원하셔서 내가 지갑을 털면 곧 주님께서 그 빈 지갑을 채워주신다는 사실 말입니다.
 
아깝다고 움켜쥐다가 빈털터리 초라한 지갑을 갖기 보다는 차라리 풍성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순종함으로 드려 마르지 않는 샘, 떨어지지 않는 기름병과 같은 지갑을 갖는 게 훨씬 더 지혜롭습니다.
 
여러분, 감사합시다! 그리하면 행복이 차오를 것입니다. 더욱 두둑해질 것입니다. 무엇으로? 행복으로! 불평과 불만보다는 감사로 자신의 입술과 마음을 채우십시오. 두둑해지는 하나님의 복이 더욱 큰 행복으로 주어질 것입니다.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오직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우리 모두 하나님께 진심어린 감사를 드립시다. 그렇게 감사함으로 아뢰면 이미 모든 것을 아시는 우리 하나님께서 큰 평강으로 우리를 지켜주실 것입니다! 불안함에 떠는 우리들의 마음, 이제 나는 어떻게 살지 하는 두려움, 흔들리는 우리네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며 평강에 평강을 더하여 주십니다.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감사함으로 아뢰는 여러분의 모든 기도와 간구에 이미 모든 것을 다 아시는 우리 하나님께서 평강에 평강으로 여러분의 마음과 생각을 지켜주시기를!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