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뉴스 > 시사 [조간 신문 브리핑] 2008년 12월 12일 (금) 2008년 12월 12일 (금) 08:24:31 김용민 ad74@cry.or.kr <일반뉴스> ● 전교조 교사 해직 문제가 사회적 쟁점이 되고 있지? 지난 10월 실시된 일제고사 때 학생들의 체험학습을 허락한 길동초등학교 최혜원 교사가 해임 처분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체험학습을 허락함으로써 일제고사를 안 보도록 교사가 조장했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해임했다. 퇴출당한 것이다. 그동안 교육과학기술부가 퇴출 대상 부적격 교원의 조건으로 이렇게 꼽았지? 시험문제를 유출했다거나, 성적을 조작했거나, 성 범죄를 저지르거나, 금품을 수수하거나, 상습적인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 말이다. 일단 최혜원 교사는 이런 조건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관련해서 오늘 <한겨레> 사설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서울시교육청은 국가청렴위원회의 시·도교육청 청렴도 평가에서 내리 2년 꼴찌였다. 그만큼 교직원이나 재단의 비리에 관대했다. 특히 상습 성추행이나 금품수수마저 경징계를 했다.” 결국 상습 성추행보다 체험학습 허락이 더 큰 죄란 이야기이다. 청취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 ○ 서울시교육청이 대원중학교에 대해 경징계를 내렸다고? 서울교육청이 내년 3월 국제중학교로 전환되는 대원중학교가 학부모들로부터 1년에 수천만 원의 불법 찬조금을 걷는가 하면 학교 예산으로 사립중·고등학교장 회비와 사립중·고등학교법인 회비를 냈다는 의혹에 대해 감사를 벌였다. 사실을 확인했다. 징계를 했겠지. 그런데 교장과 행정실장에게 서면 경고를 하는 데 그쳤다. 더 큰 문제는 시교육청이 지난 5월 대원중학교에 대한 종합감사를 벌이고도 이런 불법 사실을 전혀 밝혀내지 못했다는 데 있다. 나중에 <한겨레>가 보도하면서 알게 된 것이다. ○ 초등생들도 ‘스펙’ 쌓기에 혈안이 돼 있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서울 모 사립초등학교 6학년 임 모 군은 국가공인실용영어시험 펠트 1급, 한자급수자격검정 4급, 컴퓨터 정보기술자격시험 해사 자격증을 벌써 3개나 땄다. 일주일에 2번씩은 아이스하키 아동 클럽 팀에서 운동을 한다. 틈틈이 학교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비올라를 연주하고 있기도 하다. 이번 겨울방학에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과 토플iBT 시험에도 도전할 생각이다. 아이가 좋아서 하는 거라면 박수 칠 일이다. 그런데 임 모 군 어머니는 특목고 지원을 대비해 준비한 것이라고 말했단다. 요즘 이런 식으로 스펙 즉 경력 쌓기에 열중인 초등학생들 한 둘이 아니라고 한다. ●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들에게 50억 줬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2006년 정대근 당시 농협회장이 ‘세종증권을 인수해 감사하다’며 받은 50억 원을, 당시 노무현 정부 실세 정치인들에게 제공했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르면 다음 주부터 연관된 정치인들, 줄줄이 소환될 것 같다. 자, 그런데 <한국일보>를 보니까 “농협의 자회사인 휴켐스가 헐값에 팔린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던 농협 노조위원장이 정대근 회장과 면담한 다음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이 있다. 게다가 면담 직후에 사상 최대 규모의 특별상여금이 지급됐다고 하는데. 입막음용 금품살포가 아닌지 궁금하다. ○ 도대체 노무현 정부 때 친인척 또 측근 관리를 어떻게 했는지 답답하다. 전담하는 부서가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그렇다. 여기에는 대통령의 친인척과 측근들의 비리나 부적절한 처신과 관련한 정보가 모두 모이는 곳이다. 사실 노건평 씨나 박연차 씨 모두 1순위 감시 대상들이었다고 한다. 정권 초기부터 온갖 구설수를 생산했던 사람들이라 그랬다. 게다가 노건평 씨에는 전담 마크맨도 있었다. 왜 이렇게 숭숭 뚫렸을까. 일각에서는 노건평 박연차 씨가 노련해서 그랬다는 설, 민정수석실이 일을 엉망으로 했다는 설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한국일보> 보도였다. ● 경인운하가 민자 사업에서 공공사업으로 바뀐다고? <동아일보>가 1면 머리기사로 다루고 있다. 한강과 인천 앞바다를 잇는 경인운하 착공을 서두르기 위해 정부가 당초 예정한 민자 유치를 포기하고 한국수자원공사에 사업을 맡긴다는 것이다. 결국 경기 불황에 맞선 이명박 정부의 뉴딜정책이 운하 사업임을 입증하는 셈이다. 이번 추진방안에는 총 3년의 공사 기간에 한 3만 명 되는 사람이 새롭게 일자리를 얻고, 그 결과 총 3조 288억 원어치의 상품과 서비스 생산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첨부됐다고 한다. ● 필리핀 성매매 관광이 크게 늘면서 나라망신이 가중되고 있다고? 코피노(Kophino)라고 들어보셨나. 한국인과 필리핀 사람의 피가 섞인 경우이다. 성매매 관광의 산물이다. 현지 교민단체 관계자는 "무책임한 한국 남성들로 인해 벌어진 일이 부끄럽고 마음 아프다"고 말했다. 한국인 유학생과 관광객들이 순간의 쾌락만 좇다 떠난 자리에 버려진 이 아이들은 대부분 가난한 미혼모 밑에서 제대로 교육도 받지 못한 채 방기되고 있다고 한다. 공식 통계는 없지만 5년 전 1000명 수준이던 코피노가 최근 만 명 정도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성매매 한다고 바로 아이가 생기나’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피임과 낙태를 죄악시하는 가톨릭이 필리핀에서 높은 교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 같다. <한국일보>가 전한 소식이다. ● 러시아에 그렇게 미인대화가 많다고? 미스 코리아, 슈퍼모델, 무슨무슨 아가씨...우리도 많지? 하지만 러시아에 비할 바 못 된다고 한다. 러시아에는 미스 헌법이란 미인대회가 생겼다고 한다. 러시아의 제헌절을 기념하기 위해 올해 처음 치러지는 대회다. 미스 러시아도 물론 있다. 미시즈 러시아도 있다. 미스 여군, 미스 여경, 미스 여성 교도관, 심지어 미스 여성 재소자 선발대회뿐 아니라 원자력발전소 근무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미스 아톰 선발대회도 있다. 한 100여개 된다. 그런데 러시아에는 며느리를 고를 때도 미(美)를 최고의 덕목으로 친다고 한다. 그래서 각종 미인대회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 '악질' 택시가 결국 멈추게 됐다고? 10분 거리를 가면서 4차례나 다른 손님을 태우려 했다. 뒷좌석에 타고 있는데 앞으로 갈아타라고도 한다. 차창이 열려 있어 너무 추우니 닫자고 했지만 무작정 참으라고 했다. 어디로 가자고 했는데 엉뚱한 곳으로 가기에 뭐라 그랬더니 “그래, 나 길 모른다. 그런데 어린놈이 어디서 대드냐”라고 했다. 8300 원 나왔기에 만 원을 줬더니 거스름돈을 안 줬다. 거스름 돈 줄 때 던지기도 했다. 화가 나 도중에 내려달라고 하니까 무임승차했다며 파출소로 데려갔다. 서울에서 개인택시를 모는 김 모 씨에 대해 제기된 민원 내용이다. 통계를 냈다. 승차거부 11건, 도중하차 7건, 욕설 등 불친절 60건, 부당요금 징수 5건이었다. 다 합쳤더니 89건. 법원은 이 사람의 택시 면허를 박탈했다. ● 꿈이 영상으로 나오는 날이 올 가능성이 있다고? 꿈의 내용 파악이 가능한 지 일본에서 실험해 봤다고 한다. 방법은 알파벳이나 사각 같은 기호를 한 400장을 보게 한다. 그런 다음, 두뇌의 반응이 어떤지 MRI로 촬영해서 비교했다. 한 장 당 12초 정도 말이지. 그런 다음 뇌의 혈액 순환 패턴을 체크해 봤더니, 거의 비슷하게 나타났다. 이걸 토대로 해서 앞으로 꿈에서 뭐가 나왔는지 그림으로 표시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한 10년 뒤쯤이면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일부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다. 꿈이나 공상 속에서 본 장면을 그대로 재생해서 본다면, 그리운 사람들, 많이 만나겠다. <좋은뉴스> ● 55년간 개봉작을 다 본 영화, 개봉 도석환 선생 사람들은 다짐한다. 1년에 몇 편 정도 영화 꼭 보겠다. 하지만 이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데 55년 동안 개봉작을 모두 본 영화광이 있다. 올해 75된 도석환 씨. 이 분의 영화 사랑은 이력이 있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당시 중구 필동에 있던 수도방위사령부에서 근무할 무렵, 술과는 거리가 멀다보니 동료들이 술집 갈 때 본인은 딱히 할 일이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취미로 영화보기를 택했는데, 이게 55년을 왔다는 것이다. 공무원으로 국회에서 일할 때도 퇴근 후 곧장 극장에 갔고, 데이트도 극장에서 했다. 여자들이 너무 좋아했겠다. 술도 안 하고, 영화를 좋아하니. 그런데 너무 영화만 보니까 나중엔 여자들이 질려 하더라는 것이다. 서울시내 영화관을 두루두루 다니며 영화를 보던 도석환 씨는 1970년대 후반부터 서울 시내에 한 극장만 갔다고 한다. 그것도 매일. 극장마다 개봉하는 영화가 비슷하니 한 군데만 잡고 계속 나간 것이다. 영화에 미쳤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지금까지 영화 보려고 쓴 돈, 전혀 아깝지 않다고 한다. 도석환 씨는 ‘삼손과 데릴라’, ‘로마의 휴일’, ‘벤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명작으로 손꼽고 있다. 물론 한국영화도 호평한다. 취미가 곧 생활이 된 분, 극장 직원들 가운데 도석환 씨 모르는 사람이 없단다. <조선일보> 보도. ● 환갑의 초등학교 여학생 김춘엽 씨 이분은 내년이면 환갑이다. 얼핏 보면 교장선생님인 것 같지만 김 씨는 어엿한 ‘6학년 여학생’이다. 김 씨는 15명의 반 아이들과 46년이나 차이가 난다. 담임인 24살된 김용택 교사의 어머니뻘이다. 어떻게 초등학교에 들어가게 됐을까? 김 씨는 44년 만에 이 학교 6학년을 다시 다니고 있다. 강진군 도암면이 고향인 김 씨는 1964년 졸업을 이틀 앞두고 제적을 당했다. 20여 일 무단결석을 했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무단은 아니었다. 사연이 있었다. 당시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 오빠와 어렵게 살아가던 김 씨는 학교를 제대로 다닐 수 없었다. 수십년이 지났다. 남편과 함께 모교를 찾아간 김춘엽 씨는 다시 입학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교장은 농담인줄 알았지만 너무 부부가 진지하게 물어서 교육청과 협의해서 허락했다고 한다. 학교 생활, 잘 적응할까. 요즘 김 씨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딱지치기를 배웠다. 문방구에서 딱지를 사 집에서 혼자 연습한 뒤 쉬는 시간에 교실에서 놀이를 하며 가까워졌다. 여학생들과는 피구나 공기놀이를 하며 어울렸다. 언젠가 같은 반 남자아이가 김 씨 대신 벌을 서준 일도 있었다. 국어 교과서를 가져오지 않았는데 그 아이가 선생님 몰래 자기 책을 김 씨에게 주면서 조용히 교실 뒤로 나가 벌을 선 것. 김 씨는 “눈물이 핑 돌 정도로 고마웠다”며 “지금은 그 아이와 가장 친한 친구가 됐다”고 말했다. 김 씨는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에 가서 멋진 작가의 꿈을 키우겠다고 밝혔다. 그 꿈 반드시 이루시길 빈다. <동아일보> 보도. ● 아름다운 부전자전, 윤해철 윤재필 씨 충남 천안시 성환읍의 환경미화원 출신 윤해철(65)씨와 천안시청 직원인 아들 재필(40)씨 이야기다. 윤씨는 환경미화원으로 일한 28년 동안 얄팍한 봉급을 쪼개고 폐품을 모아 아동보호시설 익선원의 어린이 8명을 이들이 사회에 진출할 때까지 보살폈다. 2004년 퇴직 후 벌이가 전혀 없을 때도 후원을 멈추지 않았다. 지금은 주유소 아르바이트로 버는 100만원에서 최소 생활비만 남기고 아동과 나환자 보호시설에 후원금으로 보낸다. 결연했던 한 여중생이 결혼할 때 손을 잡고 결혼식장에 들어가는 아버지 역할을 해줬는데 지금껏 이 아이는 자신을 친정 아버지로 여긴단다. 자, 그런데 이게 부전자전이었다. 아들 재필씨는 천안에서 '헌혈짱'으로 통한다. 공무원이 된 뒤 어릴 때처럼 아버지를 돕지 못하게 된 그가 꾸준히 따듯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방도로 찾은 것이 헌혈이다. 95년부터 매달 두 차례 헌혈을 해온 그의 헌혈기록은 무려 246회. 헌혈증서는 주위의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어주고 20장만 보관하고 있다. <한국일보> 보도. 김용민의 다른기사 보기   ⓒ 소리(http://www.cry.or.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