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20:13~16)

한 주 휴식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사역하겠습니다

교우 여러분들 염려와 기도 덕분에 잘 쉬고 왔습니다. 한 3일은 정말 아팠습니다. 얼마나 아프던지 하나님 앞에 덮어놓고 회개했습니다. 내가 많이 잘못 살아온 건 알겠는데 뭔지는 기억이 안 납니다. 하여간 회개하오니 이 고통을 멈춰주소서, 하는 기도였습니다. 그랬더니 굳어졌던 온 몸이 나른해집니다. 그러더니 꽁꽁 얼어붙은 제몸 위로 성령님이 걸어다닙니다. 항상 자기를 돌아보며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붙잡아주셔서 산다는 믿음으로 살았으면 합니다.

예수님 시대 포도원의 포도는

로마 제국에 바칠 포도주 재료

오늘은 여러분을 포도원으로 모시겠습니다. 오늘의 포도원과 예수님 시대의 포도원이 같을 순 없었을 것입니다. 그 당시 포도원은 포도 그자체보다는 포도주를 만들 원재료인 포도를 생산할 목적이 컸습니다. 어디서 먹으려고? 제국 로마였습니다. 사실 이스라엘에서 만든 포도를 로마로 수송하는 동안 다 시들지요. 딴 포도는 모두 포도주를 위해 쓰였습니다.

그러면 이 포도주를 로마가 제값에 샀을까요? 그럴리가요. 공정무역의 개념은 21세기가 들어서야 가능했습니다. 게다가 한동안은 포도원은 주인이 로마인이거나 로마에 충성하던 이스라엘 사람들이었다고 합니다.

포도주는 홍어, 문어 같은 것

잔치 자리에 꼭 필요한 것, 곧 귀한 것

포도주는 이스라엘에서 잔치가 벌어지면 제일 귀하면서도 꼭 필요한 먹을거리였습니다. 그래서 잔치를 여는 쪽에서는 포도주가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하는게 제일 큰 책무였어요. 그런데 떨어졌단 말이지요. 예수님 어머니 마리아가 난리를 피웠어요. 그래서 예수님이 “물이 변하여 포도주”가 되도록 했잖아요.

호남 특히 전남 쪽에서는 홍어가 떨어지면 큰 일 난다고 해요. 영남 특히 영덕에서는 문어가 없으면 안 되고요. 당시 식민지 이스라엘 백성은 포도주를 원액으로 못 마셨어요, 물에 타서 마셨던 거지요. 그 포도주는 로마 모든 귀족들 목구멍에 원액 그대로 넘어갔습니다. 제주도에 귀양 간 추사 김정희가 한양에 있는 아내에게 감기가 심하니 귤피를 달라, 이렇게 요청했습니다. 아니 제주도는 고개만 돌리면 귤 천지인데 그게 무슨 말일까? 길가에 달린 귤 하나도 남김없이 다 한양으로 가져갔다는 말입니다. 다 빼앗겼다는 것이지요.

포도원 주인은 제국 충성하는 사람

결코 미화될 수 없는 존재, 근데 왜?

그렇다면 마태복음에 나오는 포도원 주인은 제국에 충성하는 사람이었을 것이고, 그때나 지금이나 의로운 사람으로 분류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로마에 빌붙어 먹고 사는 사람일 테니까요. 그런데 예수님이 이 포도원 주인을 주인공으로 해서 비유를 드십니다.

어느 포도원 주인이 일꾼을 모집합니다. 아침 9시, 낮 2시, 낮 3시, 낮 5시에 나와서 동시에 일을 끝마치는, 그런데 모두에게 똑같이 한 데나리온을 줍니다.

아침 일찍 와서 수고한 품꾼을

노골적으로 골려주듯 한 주인

가장 오래 일한 사람들 순서대로 강도대로 반발합니다. 불공평하다고 따진 거죠. 반발할만 하지요. 아침 9시, 오후 3시, 5시에 포도원에 나와서 일한 사람 모두 품삯이 같으니까요. 사실 포도원 주인의 행동은 더 이상합니다. 순서를 바꿔서 아침에 온 일꾼들에게 한 데나리온을 준단 말이지요. 그리고 집에 보내요. 다음 오후에 온 사람에게 한 데나리온을 주면 어떻게 알겠어요? 오후에 온 사람과 자신의 품삯이 같다는 걸.

참고로 한 데나리온은 당시 육체 노동자에게 하루 먹고 살 품삯이라는 겁니다. 적지 않은 액수였어요. 물론 민희진 씨가 받는 급여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지요. 1000억인가 그렇다죠?

그런데 왜 포도원 주인은 순서를 바꿔서 오후에 나온 사람을 먼저 주고, 또 그 임금이 얼마인지를 알게 했을까요? 그래서 이 사달이 나게 했을까요?

당시 폭력혁명 추구하던 농민들에

예수님은 불편한 시선 가진 듯

그런데 예수님이 이 비유를 들려주시면서 시종 포도원 주인 편에 섭니다. 두가지 이윱니다. 첫 번째, 품꾼과 주인 사이에 이미 얼만큼 일하면 얼만큼 주겠다, 구두(로 보이는) 계약을 맺은 거죠. 두 번째, 내가 주인인데 니가 왜 시비냐, 이겁니다. 1분을 일하든 10분을 일하든 내가 주고싶은만큼 준다는데 네가 왜 시비냐, 이겁니다. 도리어 남보다 더 일했으니 더 달라고 한 사람을 바보로 만들지요.

왜 이럴까요? 반어법일까요? 아닙니다. 우선 당시 품꾼들, 즉 농민들에 대해 예수님이 불편한 시선으로 보고 계셨을 게 확실합니다. 당시 농민은 폭력 혁명을 추구했던 열심당 즉 젤롯당과 제휴했습니다. 이런 폭력을 통한 변화, 예수님의 방법은 아니지요.

심지어 예수님 “천국은 포도원 주인 같다”

땅의 상식이 하늘과 다른 이유는?

게다가 예수님은 ‘천국이 포도원의 주인과 같다’라고 하십니다. 노동을 덜 한 사람에게 많이 주는 것운 우파를 불편하게 노동을 더 한 사람에게 적게 주는 것은 좌파에 불편하게 합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하늘의 상식은 세상의 것과 많이 다릅니다.

그러나 여러분, 우리는 노동을 덜 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살펴봅시다. 오후 5시가 돼서야 일하러 온 사람들, 6절과 7절을 봅니다.

마태복음 20장 6 오후 다섯 시쯤에 주인이 또 나가 보니, 아직도 빈둥거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들에게 ‘왜 당신들은 온종일 이렇게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고 있소?’ 하고 물었다. 7그들이 그에게 대답하기를 ‘아무도 우리에게 일을 시켜주지 않아서, 이러고 있습니다’ 하였다. 그래서 그는 ‘당신들도 포도원에 가서 일을 하시오’ 하고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인력시장에서 볼품 없어 일자리를 얻지 못한 사람들, 그들이었습니다.

영국이 낳은 19세기의 위대한 사회사상가, 예술 비평가리고 하는 존 러스킨이 쓴 책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는 이 사람을 노동권보다 생존권이 더 중요한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그들은 포도원 주인의 도움으로 아주 조금 노동하고는 하루 종일 노동한 사람들이 받는 급여를 받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오랜 세월 자본은 우리 삶의 양식 조작해”

자본이 우리의 상식을 개조해왔던 것

아, 예수님, 무슨 뜻인지는 알겠는데 이건 좀 심한데요, 여기 앉아있는 분들 100이면 100모두 그렇게 생각하실 겁니다. 이걸 두고 수요사경회를 인도하신 한문덕 목사님이 한마디로 정의하셨습니다.

“상당히 오랜 세월 동안 자본은 우리의 삶의 양식을 조작했다.”

사실 이 말은 한 목사님이 아니라 헝가리 출신 정치경제학자 칼 폴라니가 한 말입니다. “상당히 오래도록 인류는 자본을 통제해 왔는데 어느 순간 이것이 갑자기 모든 것의 기준이 되고 그래서 인간마저 상품화됐다”라고 지적한 것입니다.

아마 예수님 시대, 일자리를 얻지 못해 거리에서 배회하던 사람들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집에 회사에서 잘린 것을 알리지 못한 채 양복입고 오락실에서, 놀이터를 배회하던 그 사람들일 것입니다.

“능력과 노력에 따른 분배만이 공정”

설득력있는 것 같지만 함정이 있어

자본이 만든 상식은 능력 없는 놈년은 다 죽어라, 죽기 싫으면 찌그러져 살아라, 이겁니다.

‘정의란 무엇인가’를 쓴 마이클 샌들은 ‘공정하다라는 착각’이라는 책에서 “미국 사회가 이토록 불평등한 야만 사회가 된 이유가, 바로 능력주의 때문”이라고 이야기하지요. “이런 능력주의 때문에 엘리트 계급이 된 승자와 그렇지 못한 다수 대중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라고 해요.

사실 능력주의가 처음 등장했을 때에는 그 자체로 신선했지요. 그 이전에는 신분, 학벌, 재산을 1차원적으로 대물림하던 시대였지요. 그런데 이런 거 타파하고 능력만 보자, 이런 깃발을 들었던 게 능력주의였어요. 사실 개천에서 용나는 시스템, 신분 상승의 사다리가 살아있던 시대에 능력주의는 꽤 공정해보였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그런가요? 오늘날 능력주의라고 하는 것은 다 대물림된 거 아닌가요? 지금 사회적으로 높은 신분이라고 불리는 판검사, 변호사, 의사, 언론인 심지어 문화예술인들까지 잘 나가는 사람들 보면 다 강남 출신, 이른바 SKY 출신이에요. 그의 아버지 어머니를 추적해보면 또한 그 사회적 레벨이고요. 부모의 사회적 지위, 이를 뒷받침하는 경제적 수준, 또 인맥을 가능케 하는 학벌이 있기에 가능해요. 그렇지만 그들을 우리는 추앙하고 인정하지요.

한동훈 딸이 한동훈의 배경 뒷받침 없이 메사츄세츠 공대 MIT에 들어갈 수 있었을까요? ‘능력과 노력에 따른 분배만이 공정하다’라고 능력주의는 말하지요. 그러나 그것은 겉모양만 공정이겠지요.

자본이 지배하지 않는 세상에서

정의와 상식은 무엇인가?

그렇다면 자본이 지배하지 않는 세상, 곧 천국의 논리로 설득되는 세상에서의 정의와 상식은 무엇일까요? 다시 한 목사님의 비유를 들어봅니다.

어떤 양파 파는 할머니가 장터에 나갔더니 부자로 보이는 사람이 모두 사겠다고 했다. 게다가 거스름돈을 받지 않고. 그러나 할머니는 사양했다. ”나 다 팔고 나면 나 여기서 할 일이 없는데…. 나는 돈만 벌려고만 나온 게 아니라 사람들과 오순도순 대화도 나누러 왔어”

라고 했어요. 그냥 빨리 다 팔고 집에서 쉬고 싶은 게 제일인 세상인데. 침대 누워서 스마트폰 보며 시시덕 거리는 게 장땡인데. 사람들과 대화 나누는 게 그 자체로 스트레스인데.

능력자들 자랑하지 말라

기술 바뀌면 순식간에 무능자 되는데

능력 좋아하지 마세요. 시계수리공은 정말 최고의 기술자였어요. 신문 기사 표현대로 “새끼손톱보다도 작은 부품이 서로 맞물려 시간을 나타내니 정밀하면서도 정확해야” 하는데 그래서 “시계(...)는 당대 최고의 정밀기술이 고스란히 담겨있”었어요. 이 시계 수리는 서울 종로구 예지동 골목이 정통한데요. 이젠 여기서 시계 수리를 하지 않습니다. 시계 수리를 할 필요가 없거든요.

요즘 태엽시계보다 더 정확한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보는데요. 하다못해 전자시계 모양의 스마트워치도 있잖아요. 시계만 보여줍니까? 맥박도 체크해주고 만보계 역할도 하는데요. 세상에서 가장 유능한 기술자였던 시계수리 노동자는 이제 세상에서 가장 무능한 사람이 됐습니다.

능력 따지는 거, 그거 무의미합니다. 앞으로 AI산업이 얼마나 일취월장할지 모르겠어요. 설교 잘한다는 목사의 설교집을 다 집어 넣으면 아마 최고의 설교자도 나올 수 있겠어요. 그 이전에 헌법 법률 판례를 다 때려넣으면 세상에 그 어떤 판사, 검사, 변호사보다 훌륭한 법률가가 나올테고요,

내가 잘 되면 너는 잘못되는 구조

경쟁 당연시하는 세상=능력주의 지배

그리고 내가 능력이 뛰어나다고 남을 멸시할 근거가 될까요? 부는 딱 정해져있습니다. 주식시장에서 도는 돈은 제한적입니다. 만약 누군가 100만원 이득을 보면 누군가가 100만원 손해본 거라도 보면 크게 틀리지 않아요. 누군가가 기회를 얻고 자리를 차지하면 다른 누군가는 기회를 잃고 자리를 빼앗깁니다.

연예계도 보세요. 비슷한 컨셉트의 팀들끼리 경쟁하잖아요. 심지어 같은 모태의 걸그룹 르세라핌과 뉴진스가 서로 경쟁관계라고 여기잖아요. 내가 잘 되면 너는 잘 못되고 내가 잘 못 되면 너는 잘 되는 그런 구조. 이게 좀 지긋지긋하지 않나요?

경쟁을 당연시하는 문화는 곧 능력주의가 지배하는 사회임을 보여주지요. 오늘 주보 5면에 나온대로 “21세기 성과 주체들은 더는 체제의 전복을 꿈꾸지 않는다. 그저 겐세이만 없으면 기꺼이 착취를 또 경쟁을 받아들일 훌륭한 일꾼들이다”라고 돼 있지요.

사람이 사람을 잡는 이 경쟁의 틈바구니를 파괴할 생각은 아니고, 철저히 부속품이 되려는 현실, 그리스도인은 통찰해야 합니다.

왜 포도원 주인은 무능한 사람 불러

넉넉한 품삯을 줬는가?

포도원 주인은 능력도 없는 사람을 불러서 아주 짧게 일을 시키고 넉넉한 하루 품삯을 줬습니다. 자본은 끊임없이 능력에 따라 예우하라고 하지요. 그런 두뇌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런 사회가 이상적이라고 하셨습니다. 무엇이겠습니까? 낙오되고 도태된 자를 버리지 말라, 끌어주라는 것 아니겠습니까? 세상은 개인으로 분절될 수 없습니다.

오늘 주보 4면 ‘수요사경회’ 요약본 보세요.

“이현주 목사님이 강원도에서 자그마한 교회에서 목회할 때, 선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를 이야기했다. 강도 만난 사람이 상해를 입고 누워 있었지만 다 못 본 체했다. 그런데 사마리아 사람만은 도와줬다. ‘왜 도와준 것 같은가?’라고 물었을 때 중학교 2학년짜리 하나가 하는 말이 ‘(쓰러진 사람이) 아마 아는 사람이었겠죠’였다.”

실제 그러한지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쓰러진 사람을 선한 사마리아인은 가족처럼 여긴 것이지요.

2017년 인국공 사태 젊은 세대 반란

“왜 비정규직 들어와놓고 정규직 되지?”

2017년이었다.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려고 하자 젊은 세대 사이에서 큰 논란이 됐다. 비정규직으로 불안하게 사는 사람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을 두고 특혜라고 보는 시각이 많았습니다. 비정규직이더라도 행복한 삶을 사는 데 문제가 없다면 사실 정규직 전환은 더 이상 고집할 사회적 의제가 아닙니다.

그러나 지금이 어디 그런가요? 이를 비판적으로 보는 청년 세대 상당수는 모든 사회 구성원의 출발선이 같다고 여기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모든 사고가 공동체보다는 개인에 치우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아침부터 나와 일하는 포도원 품꾼과 오후 5시경 나와서 일한 뒤 같은 급료를 받아 가는 노동자의 사례는 이해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내가 우리 사회의 기본단위라면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본단위가 공동체라면 어떨까요? 나 혼자 성공 성취하는 게 아니라 우리 모두가 동반 성장 발전하는 것.

한 건설사 재벌 회장, 고향사람에 1억씩 희사

“나를 키워준 고향, 지켜주셔서 감사”

만주벌판 권사님이 소개해주신 일화인데 어떤 건설사 회장이 작년 6월, 자기 고향 전남 순천 사람에게 사비를 들여 1억씩 나눠줬습니다. 세금 공제 후 최대 9020만원을 개인 통장으로 입금한 것입니다. 이 회장이 개인적으로 재산을 나눠준 액수가 1400억원 정도로 파악된다고 합니다.

이 회장은 운평리 죽동마을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이 마을 공동체에서 성장해 건설업에 투신해 개인 재산만 2조원의 부를 이뤘다고 합니다. 이 회장이 나눠준 이유는 “어려운 상황에서 고향을 지켜준 것에 고마워서”였다고 합니다.

이 회장이 만약 사고방식이 개인에게 한정돼 있다면 내가 잘 나서 내가 노력해서 얻은 부인데 이걸 왜 고향 사람들에게 나눠주지,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공동체적인 사고를 한다면, 내가 이렇게 된 것은 가족을 넘어선 마을 공동체가 나를 키워줬고, 나는 그들의 은덕과 사랑으로 성장했다, 이렇게 생각했을 거예요.

아마 적잖은 분들에게 ‘이런 개오버가 어디있나’라고 할지 몰라요. 그러나 공동체적 사고가 무엇인가, 가장 명징한 예화인 것 같습니다.

공동체적 사고 못하는 인간들

기본소득 이해못해

전국민에게 25만원씩 드려서 내수경기를 부양시키자, 이런 제안을 어떤 정치 지도자가 했습니다. 그러자 반사적으로 득달같이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재정 포퓰리즘이라느니 뻔한 이야기를 늘어놓습니다. 이번에도 ‘이재용이 그 25만원 받아서 뭐하느냐’하는 이야기도 등장하지요. 이건 사실 기본소득과 닮았습니다.

기본소득 이야기하면 또, 부자는 안 받게 하자, 이 주장을 하지요. 어려운 사람만 주자, 이 주장도 합니다. 그 어려운 사람 선별하는데 돈이 더 듭니다. 이걸 왜 합니까? 국민의 국가 공동체 의식을 높이는 게 가장 큰 정책적 목표입니다. 25만원으로 생계 불안이 사라지지 않겠지만 국가는 어려운 시기에 국민의 방파제가 되겠다는 선언입니다.

기본소득 반대하는 자들은 언제 한 번 국민에게 시원하게 봉사 못해봤으면서 재정 걱정이나 하고 있어요. 재정 걱정한다는 놈들이 56조 부자 감세를 하냐? 그리고 56조 부자 감세에 대해 아무 소리도 안 해요. 전국민 25만원이면 13좁니다. 13조가 56조보다 큽니까?

북유럽 사는 민에스더 장로 동생

“여기는 ‘힘들면 쉬어도 되는 세상’”

민에스더 장로님이 ‘수요사경회’에서 하신 분입니다. 막내 동생분이 민애진 님이시고, 민 장로님 본인은 진자 돌림으로해서 원래 민희진이라고 이름이 지어질 뻔 한 건 농담이고, 남동생 분이 계신데 민덕기 선생이라고. 지금 북유럽에 사시는 우주공학 엔지니어이신데 이 분은 거기서는 100% 일할 수도 있고 70%로 조절을 해서 일 할 수 있는데 70% 일 해도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었다고 해요. 세금을 많이 떼어가지만 ‘힘들면 쉬어 쉬어도 되는 세상’입니다. 남동생은 한국을 떠난 지 너무 오래돼서 ‘하루라도 안 쉬면 안 되는 사회’를 잊어버린 것입니다.

국가라면, 국가 공동체를 책임지는 사람을 뽑을 때엔 어떻게 하면 우리 국민이 먹고 사는 걱정 없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그 자격을 찾아야 합니다. 술이나 퍼마시고 무속의 뜻을 따르며 민생을 처참하게 외면하고 자기 반대편 압살하는데 조금의 부끄러움도 없는 공동체라는 개념이 머리 속에 없는 현대판 아합, 윤석열은 대통령할 자격이 없는 사악한 자입니다. 반드시 끌어내야 합니다.

여러분은 공동체가 있습니까?

없을 때, 아플 때 함께 짐 나눠 질

벙커1교회말고 우리에겐 공동체가 있습니까? 온라인 안에서 취향이 같은 사람끼리 소통하는 공간? 그런데 거기 모이는 사람들은 내가 재정적, 신체적 고난에 놓였을 때 함께 짐을 나눠줄 사람들입니까? 아니겠지요. 그건 공동체가 아닙니다.

공동체를 반대하는 자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개인과 개인 사이를 끊어버리지요. 각 개인을 분절시키면 그 개인이 권력에게 저항을 못하잖아요. 공동체 단위가 돼야 저항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절대적 권위, 절대적 권력 을 추구하는 자들이 이 공동체를 반대하는 것입니다.

세상 모든 문제는

공동체 파괴에서 비롯돼

따지고 봅시다. 이렇게 분절되니까 우리 사회 저출산 문제가 발생하는 것 아닙니까? 예전에는 마을이 한 아이를 키웠는데,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콘크리트로 이웃과 차단된 아파트 세상에서 그게 가능할 일입니까?

입시 문제는 또 어떻습니까? 내 아이만 성공해야 한다, 다른 아이는 뿌리쳐야 한다는 세상에서 공동체가 뭡니까? 학벌로 신분을 서열을 매기는데요. 각종 범죄, 가스라이팅, 지역주의, 이념 갈등, 지방 소멸 모든 문제는 바로 공동체 의식이 사라진데서 비롯된 것입니다.

하나님은 공동체 단위로 창조

결코 개인이 분절돼 존재할 수 없어

사랑하는 벙커1교회 교우 여러분, 하나님은 창조한 인간이 홀로 사는 것이 안타까워서 돕는 베필을 주셨듯 이 사회를 공동체 단위로 창조하셨습니다. 아브라함과 그 부족이 아니라 온 민족 단위로 복 주셨습니다. 유대인 비유대인, 자유인 종, 남자와 여자 모두를 부르셨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믿음의 지향도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요? 나에서 우리로 말입니다.

최근에 버네사 우즈 와 브라이언 헤어의 책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또 크로포트킨의 책 ‘만물은 서로 돕는다’를 보면 동물 세계에서도 하나님이 상부상조하면서 살도록 창조하신 섭리가 나옵니다. 지난 대선이 내가 좀 더 윤택하고 안락하게 살기 위한 선택이었지만, 물론 철저히 사기당한 선택이었지요. 이번 총선은 그런 사기를 심판하고 한마음 한뜻으로 살아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시민의 굳은 의지가 모아진 결과였습니다.

이제부터 우리는 더 단단하고 따뜻한 공동체로 우리의 모임의 의미를 새롭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상식과 기준을 뛰어넘으시고 개인이 아닌 공동체를 보시는 하나님을 따라가는 주님 나라의 백성이 됩시다.

/벙커1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