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이란 글자를 읽고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문해력의 반대는 ‘문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근래 들어 PC, 태블릿, 스마트폰을 이용한 게임, 유튜브, 쇼트에 빠져 있는 대중들 사이에서 문해력이 사회적 걱정거리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특히 학교의 교사들은 코로나 사태 이후 원격수업으로 대면 학습 기회가 줄어들면서 글을 읽어도 이해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많아졌다고 말합니다. 읽고 쓰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지는 않지만, 쉽거나 짧은 글은 읽어도 긴 글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합니다.

 

고등학교에 재직 중인 어느 교사는 학교에서 벌어진 웃지 못할 사건을 한 예로 들었습니다. “언젠가 모의고사를 본 뒤 한 아이가 문제가 잘못되었다면서 시험지를 들고 뛰어나왔습니다. ‘기차의 기적 소리’라는 내용이 들어간 시였는데 ‘기적’의 뜻을 미라클(miracle)이라고 생각한 것이죠. 또 어떤 학생은 ‘머리에 서리가 내렸다’는 문장을 보고 “머리에 서리가 내리는데 왜 여름이에요?”라고 질문한 적도 있습니다.”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가 사회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현직 어린이집 교사가 학부모들 중에서도 기본적인 어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었다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자신을 9년차 어린이집 교사라고 밝힌 어느 교사는 학부모에게 공지 내용과 관련한 질문을 많이 받게 됐다며 직접 겪은 사례들을 소개했다. 그는 “보통 ‘OO를 금합니다’라고 하면 당연히 금지한다는 뜻이지 않나. 그런데 일부 학부모들은 ‘금’이 좋은 건 줄 알고 ‘가장 좋다’는 뜻으로 알아듣는다”고 했습니다. 또 “우천시 OO로 장소 변경이라고 공지하면 ‘우천시에 있는 OO지역으로 장소를 바꾸는 거냐’고 묻는 분도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단어뿐만 아니라, 말의 맥락도 파악을 잘 못 한다. ‘OO해도 되지만, 하지 않는 것을 권장해 드립니다’라고 했더니 ‘그래서 해도 되냐, 안 되냐’고 문의한 학부모가 네 명이었다”며 “최대한 쉬운 말로 풀어내서 공지해도 가끔 이런다”고 토로했습니다. “소풍 가서 중식 제공한다니까 ‘우리 애는 한식으로 해 주세요’ 하는 부모도 있었으며, ‘금일’이 ‘금요일’인 줄 아는 부모도 있다”고 했습니다.

 

디지털 문해력도 우려할 수준이라고 합니다. 디지털 문해력은 현대 사회에서 필수적인 소통 능력입니다. 즉 다양한 매체로부터 쏟아지는 정보 중에 가짜 뉴스 등에 휘둘리지 않고 필요한 정보를 선별하려면 메시지를 이해하고 조직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한국의 디지털 문해력 수준은 OECD에서 가장 낮다고 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가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만 15살 학생(중3, 고1)들은 사기성 전자우편(피싱 메일)을 식별하는 역량 평가에서 멕시코·브라질·콜롬비아·헝가리 등과 함께 최하위 집단으로 분류되었다고 합니다.

 

고라 자손들은 “존귀하나 깨닫지 못하는 사람은 멸망하는 짐승 같도다(시49:20)”라고 고백했습니다. 아무리 사회적 지위가 있고 가진 것이 많다고 하더라고 문해력이 없어 하나님의 말씀을 깨닫지 못한다면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게 됩니다. 그러나 기록된 문자를 이해하는 문해력도 중요하지만 그 문자를 통해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깨달아 알려면 영적인 눈이 열려야 합니다. 제2차 100일 성경통독에 힘쓰고 있습니다. 엄청난 분량의 성경을 읽으면 읽을수록 우리의 문해력이 더욱 높아지기를 원합니다.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뜻을 깨달아 알 수 있도록 영적인 눈이 활짝 열리기를 축복합니다.

 

/홍익교회 담임목사 

 

 

나로 하여금

깨닫게 하여 주소서

내가 주의 법을 준행하며

전심으로 지키리이다

(시편 119편 34절)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