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교회 창립일이 되면 빚진 마음이 커집니다.
복음의 빚 말입니다.
복음을 받아 교회가 세워져서 오늘까지 왔는데
우리도 그 빚을 갚아야 하지 않나 싶은 그런 마음...
 
그래서 지난 90주년에는 인도네시아 강성 이슬람 지역에
교회를 건축하지 못하고 있다는 현지 선교사 말을 듣고
IMF로 어려웠지만 위로사리 교회를 건축했습니다.
그 교회당 머릿돌에 ‘왕십리중앙교회’ 이름까지 새겼습니다.
 
내년, 교회 창립 120주년입니다.
같은 심정으로 기도하는 중에 키르기스스탄에
건축하다 재정이 부족하여 중단된 교회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담임인 고려인 목사님이 발을 동동 구른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주님께서 우리보고 하라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여러 길로 알아보고, 확인하고, 견적을 받고, 검토하고,
그리곤 지난 7월에 방문한 현지 선교사님과 직접 만나 대화하고
그곳에 120주년 기념교회당을 건축하기로 했습니다.
 
선교위원회에서 적립했던 재정으로 우선 시작하자고 했습니다.
부족한 금액은 어떡하지... 기도 중에 은근히 배짱이 생깁니다.
주님께서 알아서 하시겠지... 우린 순종만 하면 되니까...
그런 심정으로 1차로 기념교회당 건축비를 보냈습니다.
 
조금 부족한 것은 어찌하려고...
그러나 아시죠? 주님께서 하시는 일엔 빈틈이 없다는 걸.
지난 주일에 익명의 키르기스스탄 건축헌금이 드려졌습니다.
일천만원, 할렐루야!
 
재정위원장 장로님과 둘이서 중얼거렸습니다.
‘주님께서 하시는 일은 참 묘하네요.
계산이 안 되는 데도 지으라고 감동으로 명하시고,
순종하자 엉뚱한 분에게 감동으로 헌금하게 하시고
그분의 순종으로 역사를 이루시네요.’
 
익명의 그 분, 예수님의 씨앗이었습니다.
‘주님만 아시면 되죠’ 하면서
익명으로 감동적인 헌금을 드리셨습니다.
장차 그곳에 예수의 꽃이, 향기가, 복음이 퍼져갈 겁니다.
 
그런데 말이죠,
요즘 이런 감동의 예물들이 교회를 채우고 있습니다.
매 주일 이런 자발적인 예물이 주님께 드려지고 있습니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