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의 어느 초등학교 2년차 교사가 학부모의 악성 민원을 견디다 못해 세상을 등진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대전에서는 친구의 뺨을 때린 아이를 혼낸 교사가 아동학대 신고로 시달리다가 스스로 세상을 등졌습니다. 군산의 한 교사는 “업무가 두렵게 느껴진다. 자존감이 O이 됐다”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경기도 용인, 서울 양천구에서도 비극은 계속됐습니다. 어느 현직 교사는 “현장에서는 교사가 폭행을 당하더라도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제 사례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첫째는 학부모들의 갑질입니다. 교사들이 학부모에게 폭언을 듣거나 폭행당하는 일은 셀 수 없이 많다고 합니다. 심지어 학부모가 교사에게 모닝콜 등 과한 요구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둘째는 악의적인 신고입니다. 교사가 ‘목소리를 엄하게 했다’, ‘친구와 싸우는 것을 말리려고 양팔을 잡았다’는 등의 이유로 교사가 아동학대처벌법에 따라 재판을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진상 조사 없이 학부모 민원만으로 바로 신고가 접수되는 탓에 악의적인 아동학대 신고가 끊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셋째, 학생들의 교권 침해입니다. 최근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정서 행동장애가 있는 6학년 학생에게 전치 3주의 폭행을 당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작년에는 학생이 수업 중에 교단에 누워 핸드폰을 하는 사례도 알려졌습니다. 교사의 사진이나 영상을 무단으로 합성하여 배포한 사례도 있습니다. 교사에게 성적 혐오감이나 모욕감을 주는 디지털 성폭력 범죄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넷째, 교사들이 보호를 받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모든 민원과 피해를 학교나 교육청이 아닌 교사 개인이 감당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교권을 침해당하면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 학생·학부모에게 조치를 취할 수 있지만, 일이 커지는 게 싫어서 교권보호위원회를 아예 안 열려는 학교도 있다고 합니다. 안면이 있는 학부모와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아 모든 것을 덮고 조용히 넘어가려고만 하는 학교들도 있습니다.

 

꼭 1년 전 이맘 때 전국의 교사들이 교권 침해를 막기 위한 입법을 촉구하기 위해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었습니다. 국회 앞에서 열린 교사 집회의 슬로건은 ‘검은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였습니다. 검은 옷을 입은 교사들은 한 명 한 명의 ‘검은 점’이 파도가 되어 공교육이 바로 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모였습니다. 모든 교사들은 비극적 극단의 선택이 나에게도 있을 수 있는 일, 내가 죽을 수도 있었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에게 법 개정은 교육권을 넘어 생존권의 문제였습니다. 결국 작년 9월 22일에 ‘교권회복 4법(교원지위법,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교육기본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었습니다.

 

토끼같은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학교 가기를 싫어하는 정도가 아니라 무서워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각 가정에서 자녀들을 정성들여, 교사들도 학교 가기를 무서워하고 두려워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학생들도 교사들도 모두 우리의 자녀요 가족들입니다. 학생들의 인권과 교사들의 권리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두 권리를 모두 보호해야 합니다. 가고 싶은 학교, 기다려지는 교실이 되도록 우리가 먼저 하나님께 기도하며 도우심을 구해야 합니다. 한 영혼을 천하보다 귀히 여기시는 하나님께서 법이 해결할 수 없는 학교 사각지대를

고쳐주시고 보호해주시도록 부르짖어야겠습니다.

 

그러므로 내가 첫째로 권하노니

모든 사람을 위하여 간구와 기도와

도고와 감사를 하되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하라 이는 우리가 모든

경건과 단정함으로 고요하고 평

안한 생활을 하려 함이라

(딤전2:1-2)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