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총회장 김영걸)이 ‘김의식 전 총회장이 갖게 될 위원장의 자리를 내려놓도록 강력히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증경총회장’은 현행법에 없는, 예우에 따른 자리라 별다른 조처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예장통합 총대들은 26일 제109회 총회 폐회 직전 김의식 전 총회장 문제를 언급하며 “김의식 목사의 증경총회장 명부를 삭제하고, 권한을 다 제한할 것”을 요청했다.

서울서남노회 박상기 목사는 “지난 108회기 동안 우리는 교단장의 소위 도덕적 의혹의 리스크로 어마어마한 상처를 받았다”며 “그 같은 어려움과 상처를 받으면서도 본 교단에서는 공식적인 사과 한마디 없었을 뿐 아니라 입장 표명 한 마디 없었다. 이 사회와 교단에 소속된 교회와 성도들, 교계 앞에 우리 교단은 겸손하게 머리 숙여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또 물의를 일으킨 전 총회장이 총회 규칙 제34조에 따라 직전총회장은 ‘제1인사위원장’으로서의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게 돼 있다”며 “회개하면 그 회개에 합당한 열매가 필요하다. 우리 교단의 결의를 통해 직전 총회장의 권한과 증경총회장의 권한을 제한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서울강남노회 윤광서 목사도 “지금 논란이 되는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기 전까지 (전임총회장이) 맡게 될 직책을 현 총회장 또는 현 임원, 현 임원이 위임한 적절한 분이 맡아 감당케 하길 청원한다”고 말했다.

서울노회 왕보현 장로는 “이런 사례가 발생하지 않게 109회 기가 시작될 때 국회나 각 정당에서 하는 것처럼 가칭 윤리위원회를 구성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밖에도 여러 총대가 발언권을 얻어 김의식 전 총회장을 강하게 비판하며 증경총회장과 직전총회장으로서의 권한을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총대들의 요청에 이진구 법률자문위원은 “(김의식 전 총회장에게) 많은 의혹이 있었고, 사실처럼 여겨지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며 “만약 의혹이 사실화되고, 법적인 규정이 된다고 하면 법과 헌법에 따라 임원회가 명부에서 삭제할 수 있고, 제재 결의할 수 있고, 재판 절차를 통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화되고 확실화 되기까지 모든 과정과 수습을 임원회에다 일임하고, 확실시되고 사실화된다고 하면 법에 따라 엄격하게 처리하는 것으로 결의하는 게 맞다”며 “여기서 정서적인, 감정적인 결의를 하면 후속 조처를 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는 걸 고려해달라”고 덧붙였다.

김영걸 부총회장은 “법적인 문제를 피하면서 우리 총대들의 마음을 풀어드리고, 사회적으로 우리 교단이 개혁 의지가 있고 정화 의지가 있다는 걸 보여주는 길이 무엇인지 고민했다”며 ▲교단과 한국교회 앞에 사과할 것 ▲전 총회장으로 가지게 될 위원장 자리를 내려놓도록 강력 권면할 것 ▲윤리위원회(가칭)를 조직할 것 등을 약속했다. 그러면서 “지금 영등포 노회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니 기다려봐야 한다. 이 점을 이해해 달라”며 “증경총회장은 현행법에 없는 것이라 지금으로서는 뭐라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불륜 의혹으로 논란을 빚은 김의식 전 총회장은 개회 선언을 위해 제109회 총회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가 총대들의 거센 반발로 쫓겨나듯 내려왔다. 그는 “나의 불찰과 부덕으로 여러분에게 깊은 실망과 상처를 안기게 돼서 대단히 죄송하다”며 “건강도 안 좋기 때문에 개회부터 모든 절차 진행을 김영걸 부총회장에게 위임하겠다. 죄송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