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뉴스 > 시사 [조간 신문 브리핑] 2009년 1월 9일 (금) 2009년 01월 09일 (금) 08:35:39 김용민 ad74@cry.or.kr ● “인터넷 경제 논객 ‘미네르바’를 체포했다”고 어제 검찰이 밝혔는데, 신문들 반응은 어떤가? <중앙일보>만 “검찰이 잡은 사람이 ‘미네르바’ 맞다” 이렇게 나오고 있다. 나머지 신문들은 기사마다 ‘검찰측 주장’이라고 토 달면서 만약 ‘미네르바’가 아닐 경우를 대비하는 눈치이다. <중앙일보>는 1면 헤드라인으로 “실체가 드러난 경제 대통령, 가짜에 놀아난 대한민국”이라는 문장을 걸었고, 3면에서는 “돌팔이 의사에게 당한 꼴”이라는 검찰의 평가를 크게 부각시켰다. ○ 오늘 <동아일보>가 주목됐지? <동아일보>의 자매지지? 월간 <신동아>가 지난해 12월호에 ‘미네르바’의 글을 받아서 실었다. 따라서 <신동아>는 적어도 이번에 잡힌 ‘미네르바’가 그 사람 맞는지 분별할 수 있다. 그런데 <신동아> 송문홍 편집장은 참 애매하게 말했다. “‘미네르바’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려면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이렇게 말한 것이다. 한편 <신동아>는 지난해 12월호에서 ‘미네르바’가 “증권사 경력이 있고, 외국생활 경험이 있는 것은 맞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금융회사 외국생활 경험 없다”는 검찰 발표와는 전혀 다르다. ● ‘미네르바’ 체포를 두고 여론이 두 갈래라고? 우선 “붙잡은 사람이 ‘미네르바’가 맞냐” 이것이다. 그동안 써온 글에서 드러낸, 경제 전반의 배경지식, 어휘력, 문장력 게다가 실용경제 지식. 이런 걸 감안하면 서른 살 백수의 글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설령 맞더라도 문제이다. “경제 관료들이 서른 살 백수보다도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인터넷에는 ‘백수가 만수보다 나은 거 맞냐’ 이런 반응도 있었다. 그리고 “이게 과연 체포할 일이냐”는 분석이다. 검찰은 지난 해 12월말 “정부가 달러매수를 금지한 공문을 보냈다”는 허위사실을 퍼뜨렸다며 문제 삼고 있는데, 정부가 그동안 환율 안정을 위해 개입한 사실을 세상이 다 아는데, ‘사실이 아니더라도 그렇게 생각할만한 정황’ 또 ‘공익을 해칠 의도가 없는 목적’이 분명한데도 체포한 것은 ‘비판 여론을 누르기 위한 의도 아니냐’ 이런 지적이다. 지금 인터넷에서는 “‘주가 5000까지 간다’, ‘7% 성장한다’라는 예측도 문제 삼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첫 비상경제대책회의가 열렸지? ‘지하벙커에 비상경제상황실을 설치하고 회의까지 진행하는 게 지나친 쇼맨십 아니냐’ ‘필요이상으로 위기감을 조성하는 게 아니냐’ 이런 지적에 대해 어제 청와대는 적극해명했다. "사무실이 굉장히 쾌적하고, 모든 주요 통신망이 총집결돼 있어 있는 공간을 활용하자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곳에 일한 적이 있는 한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지하라고 공기가 탁해 오래 일 못한다”라고 밝힌 바 있지? 한편 청와대는 당초 회의 참석자들이 점퍼를 입는 방안을 고려했으나 정치적인 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정장 차림으로 바꿨다고 한다. <국민일보>가 전한 소식이다. ● 김형오 국회의장이 <한국일보>와 인터뷰했다고? ‘친정인 한나라당이 만든 법안에 대해 왜 직권상정 하지 않았느냐’라고 물었다. “치열한 토론과정을 거치지 않아 직권상정의 정당성을 얻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형오 의장은 특히 “법안을 사사건건 직권상정 한다면 일당 독재국가가 되고 소수당은 존재 이유가 없어진다”고 했다고 한다. 한편 민주당의 본회의장 점거에 대해서 김형오 의장은 “소수당이 저항할 권리는 있지만 국민의 동의 범위 안에서 해야 한다”면서 “이번 폭력사태와 관련해 제기한 고소ㆍ고발은 어떤 경우에도 취하하거나 정치적으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고 한다. ● 경인운하와 관련한 기사들이 많지? 우선 <한겨레>부터 보겠다. 3월부터 삽을 다시 뜨겠다던 경인운하 사업. 이 경인운하 사업의 경제성이 부풀려졌다는 것이다. 경인운하를 하려면 굴포천이란 하천의 방수로를 확장해야 하는데, 굴포천 구간은 경인운하 전체 구간 18km 가운데 대부분을 차지하는 14.2km이다. 이곳 공사비를 빼서 예상 비용을 줄였다는 것이다. 이 공사비가 한 1590억 정도 되는데, 이걸 포함하면 어떻게 되느냐. 비용편익비율이 1밑으로 떨어진다. 1밑으로 떨어지면 경제성이 없는 것이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선 한 번도 만들지 않은 배가 여길 지나갈 거라며 물동량을 과다하게 계산한 것으로도 드러났다고 한다. ○ 2004년에 만든 경인운하 보고서도 부실 투성이라고? 2004년 정부는 경인운하의 경제성, 즉 비용 대비 경제적 효과 분석을 위해 네덜란드 연구기관에 의뢰했다. 그런데 이렇게 해서 만든 경인운하 보고서, 그런데 부실·조작 정황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네덜란드 연구기관과 나눈 대화 녹취록을 <서울신문>이 소개했는데, 물동량 같은 경제성을 분석할 때 절대 중요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게다가 국내 수출입 화주들이 운하를 이용할 생각이 있는지를 묻는 조사도 하지 않고도 했다고 한 것이란 얘기이다. ● 정부가 행정인턴제를 도입한다고 하는데, 이게 실효성이 별로라고? 특정 분야에서 지나치게 높은 기준을 요구해 일부 기관은 배정 인원조차 채우지 못하고 있다. 반면 기획재정부 같은 인기 있는 기관에는 지원자가 몰려 ‘인턴 뚫기가 바늘구멍’이어서 대졸 미취업자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게다가 현실성 없는 급여 수준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행정인턴은 주 40시간씩 10개월을 근무하며 월 98만8000 원을 받는다. 이를 일당으로 환산하면 3만8000 원으로 최저임금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이런 ‘질 낮은 고용’ 많이 해봐야, 청년층의 고용 위기감, 해소될까? <세계일보>가 전하고 있다. ● 서울교육청이 부패 방지책으로 내세운 학부모 감사청구제 도입을 슬그머니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국민일보>가 전한 소식이다. 서울교육청은 3년 연속 전국 16개 시·도교육청 중 청렴도 꼴찌를 기록한 곳이다. 그래서 죄송한 도입한 게 학부모 감사청구제이다. 법을 위반하거나 부패 행위를 한 학교가 있으면 일정 수 이상의 학부모가 시교육청에 감사를 청구할 수 있는 제도이다. 그런데 서울교육청은 “학부모 감사청구제를 도입할 근거 법령이 없고 다른 시·도교육청과도 협의하지 않아 단독으로 추진하기 어렵다”며 슬그머니 포기했다는 것이다. ● 은행들 얘기가 있지? 금융 당국은 현금 공급을 늘려도 시중에 돈이 돌지 않는 현상, 이른바 ‘돈맥 경화’ 현상을 풀기 위해 다음 달부터 은행들의 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0%만 넘으면 경영실태평가 때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 이건 당국의 정책 미스를 자인한 것이다. 왜냐. ‘돈맥 경화’가 심했던, 지난해 12월 초에, 당국은 한 입으로는 ‘돈 풀어라’ 이렇게 해놓고는, 같은 입으로 “BIS 비율을 올해 1월 말까지 12%로 높이지 않으면 재미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다보니 은행 위기를 막는다며 내린 조치에 중소기업, 가계가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동아일보> 기사이다. ● 건강한 사람만 받는 보험사들이 논란이 되고 있지? 진단 없이 전화 한 통으로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는 광고를 본 51살 회사원 조모 씨는 2주 전 A생명보험사의 종합보장 상품에 들었다고 한다. 첫 달 보험료 6만 6000원도 납입했다고 하고. 일주일 뒤 보험사의 간호사가 이 회사원을 찾아와 혈액을 채취해 갔다고 한다. 그런데 이틀 후 ‘고령, 지방간 의심,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 때문에 ‘계약승낙불가’라며 돈을 돌려주고 일방적으로 보험가입을 취소했다고 한다. 깜짝 놀란 회사원은 대형병원을 찾아 종합검진을 받았지만, 건강에 이상이 없었고 한다다. 생명보험사들이 실제로는 젊고 건강한 소비자만 선별해 가입시키고 있다는 의혹이다. <서울신문>이 보도했다. 김용민의 다른기사 보기   ⓒ 소리(http://www.cry.or.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